- 복수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요수화'는 축복과 저주 그 사이 어디쯤이다.
요기를 다루는 데 익숙해진 육체가 더욱 강한 힘을 뿜어낼수록
과도한 요기에 짓눌리는 정신은 이성을 잃는 등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땅을 향해 구부정하게 굽힌 허리가 꼿꼿하게 펴지고
네 다리로 지탱하는 무게중심이 두 발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느껴질 때면,
지면을 박차는 앞발은 그들에게 엄청난 속도감과 위력을 선사한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그들은 요수화가 됐을 때의 기억을 모두 잃는 것이 아니다.
평소의 눈높이와는 전혀 다른, 지면에 더 가까운 시야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힘과 요기는 꿈속의 일처럼 흐릿하게 남지만
그 순간에 불쾌한 감정만큼은 무덤까지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가슴 속에 선명히 남는다.
인간의 신체로는 구현하기 힘든 동작과 동작의 틈.
밤의 자경단과 요수의 경계를 넘나들며 잦아지는 섬망 속에서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던 그들은 방향 잃은 분노와 빈번하게 마주친다.
새비지(Savage).
증오하는 존재와 동일시되는 끔찍한 감각이 그들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선계 어디서든 에테리얼 보우와 요수의 힘을 사용해 짐승처럼 날뛰는 이들을 본다면,
그들의 사나운 분노가 노리는 목표가 당신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