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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7 Act 12. 검은 연옥 & 산개하는 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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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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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옥 :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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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옥
검은 연옥 : 스토리
일러스트
시놉시스
모든 것이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멈춰버린 이곳에서 그분의 숨결이 아직도 느껴지는구나.
오랜 시간 많은 것을 바라본 적들의 신념은 볼품없이 바닥나
그저 거짓된 잔의 밑바닥을 간신히 적시고 있겠지만
오랜 시간 하나만을 바라본 우리의 신념은 가득 차올라
마침내 진실한 잔을 넘치게 할 마지막 한 방울만을 남겨두었지.
적들의 흩어진 신념은 이 땅에서 그분의 흔적을 다 지우기엔 부족했으니
곧 우리에게 절망할 것이고
우리의 희미했던 흔적이 마침내 숨길 수 없는 흉터가 되어 드러나
곧 적들에게 파멸을 선사할 것이니
비로소 마주할 아득한 공포 앞에서 마침내 혼돈을 떠올릴 때
우리의 신은 너희들의 눈앞에 다시 강림할 것이다.
후후후...
드디어 그분을 다시 볼 날이 다가오겠구나.
이제 떨어뜨릴 이 작은 한 방울이 검은 대지에 스며들 때
모든 것이 멈췄던 바로 이곳에서... 다시 모든 것이 시작될 것이다.
인물
순혈자 티모르
어둠이 깃든 로스 체스트 외곽.
아무도 없던 공간이 잠시 일렁이더니, 누군가의 인기척이 새어 나왔다.
주변과 동화된 것처럼 눈에 띄지 않던 검은 로브의 인물.
고개를 흔들어 후드 아래로 풀어 헤친 긴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그는 어둠 속에서 나지막이 웃고 있었다.
"드디어..."
그는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쁨과 슬픔, 고통과 외로움, 분노와 앞으로 있을 복수에 대한 기대감.
그는 프리스트들의 추적을 피하며 계획을 준비하던 일들을 떠올렸다.
고귀한 순혈의 피에 걸맞은 자들을 찾아 온 대륙을 가로지르고,
목숨을 걸고 맹혈의 피를 몸 안에서 들끓게 만들 자들을 포섭하던,
지루한 인내와 길고 긴 준비의 시간들.
그리고 다가올 혼돈의 때.
로브 아래로 꽉 쥔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더 이상 정체를 감추지 않고 빛 아래를 활보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리라.
"오소서. 혼돈의 주인이시여."
순식간에 감정들을 갈무리하고 후드를 눌러쓴 그의 얼굴에 차가운 살의가 피었다.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아무도 없던 것처럼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스산한 바람이 황량한 대지를 어루만지며 지나가고 있었다.
절망의 티아매트
절망이시여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고치의 어둠 속에서 그는 셀 수도 없는 시간 동안 자신의 뿔이 부러지던 장면을 되새겼다.
그때의 패배감과 치욕, 모멸, 수치스러운 감정들은 그가 스스로의 힘을 숨기고
다시 돌아올 복수의 날을 기다리며 고치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저의 미천한 힘으로
검은 성전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절망들.
고치들이 만들어낸 요람은 혼돈처럼 포근하게 그의 몸을 감쌌고,
억겁의 시간 동안 복수심이 무뎌지지 않게 그를 지탱해주었다.
감히 미약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마침내 찾아온 그 날.
힘겹게 헐떡이는 추종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는 자신을 품고 있던 고치를 갈랐다.
익숙한 적들의 모습과 기억 속의 대지가 그를 맞아주었다.
"너희들은... 그렇군. 크하하핫!"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원수의 후손을 바라보며
그는 또 다른 절망을 만들기 위해 힘주어 창을 고쳐잡았다.
파멸의 베리아스
기분 나쁜 빛과 함께 주변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느꼈던 무언가이다.
혼돈조차 느껴지지 않는 어둠은 분노에 찬 나의 목소리를 집어삼켰고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끄는 나의 칼부림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곳에는 시간조차 느껴지지 않는 오로지 검은 공간만 존재할 뿐이었다.
눈을 뜬 것인지 감은 것인지도 모른 채로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내가 살아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이 들 때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눈을 떴다.
참았던 숨을 내뱉듯 깊은숨을 토해내고 땅을 움켜쥐었다.
손끝에서 바스러지는 흙을 느꼈고, 그 감각은 손끝을 시작으로 온몸으로 퍼졌다.
기억은 불완전하게 이어져 있었고 본능적으로 오래된 기억을 더듬었다.
그 억겁의 시간이 마치 한순간인 것만 같군.
그녀의 말대로 정말 오랜 기다림이었고, 또한 결국에는 그녀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오랫동안 움츠렸던 몸을 펴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굳은 몸을 움직이자, 지난 공허와 기다림은 온데간데없고, 황량한 나무만이 고개를 조아릴 뿐이다.
그리고 검은 복장을 한 자들 여럿이 다가왔다. 이들은 분명 그녀의... 하지만 이상하군.
"파멸의 베리아스이시여... 마침내 돌아오셨군요."
그들 중 하나가 고개를 조아리며 나의 검을 올려바쳤다.
나는 곧바로 그 검을 쥐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것을 찾고 있었다.
"나를 기다려야 할 순혈자는 어디에 있는가?"
나의 말에 그들의 눈동자에서 흔들림이 보였다.
순혈자 데스페로
타는 듯한 작열통이 살가죽을 짓뭉개놓았다.
성수라는 이름의 기름이, 정화라는 이름의 불꽃이 온몸을 뒤덮길 수백 번.
그저 넝마처럼 매달려 있을 뿐은 몸은 뜻대로 움직일 리 만무했다.
웃음이 나온다.
허황으로 점철된 계시에 매달리며 불꽃을 휘둘러대는 광신도들에게서 애처로움마저 느껴진다.
너희들의 그 간지러운 불로 나에게 절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살려달라 발버둥 치고 차라리 죽여달라 애원하길 기대했는가.
그분께서 내게 내린 '절망'은, 그분께서 바라보는 '혼돈'은 이보다 훨씬 짙고 깊은 것이었다.
찰나의 순간, 눈앞의 아지랑이처럼 비틀린 공간에서 그녀가 걸어 나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문을 지키던 간수들이 픽하고 쓰러졌다.
아아... 드디어...
문이 부서지고,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가 눈앞에서 멈춰 섰다.
몸을 구속하고 있던 사슬들이 철렁거리며 끊어졌다.
매달려 있던 몸은 힘없이 주저앉으며 무릎을 꿇었다.
"저들에게 다시 절망을 안겨줄 시간입니다. 데스페로."
아아... 혼돈이시여, 절망이시여! 이날만을 기다려왔나이다!
어리석은 광신도들아.
이제 너희에게 절망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피를 마신 반야
움켜쥔 주먹에서 가루가 되어버린 바위가 흘러내렸다.
발을 구르자 대지가 갈라지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것이 파멸의 힘.
허나... 아직 한참 부족하다.
이 정도의 힘으로는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武)의 성취 따위를 이루고자 함도,
번뇌와 절제를 집어던지고 수라의 길로 들어서고자 함도 아니다.
인간의 구원, 극락정토!
그것이 내가 바라는 단 하나의 사명이자, 존재의 이유일지니.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비난쯤은 얼마든지 들어주겠다.
마침내 혼돈이 다시 이 땅에 내릴 때, 비로소 나의 사명이 완성되리라.
어리석은 중생들을 이 손으로 모두 구원해내리라.
늘어진 어둠, 제트
"허억... 허억..."
쫓기는 자의 본능이었을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사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어둠에 삼켜진 달은 희미한 빛무리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었고
희미한 빛은 병사의 뒤를 바짝 쫓으며 이를 드러내고 있는 위장자들의 모습을 간간이 비춰주었다.
함께 도망치기 시작한 동료들의 발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지금 병사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황자의 안위나 살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느려진 자신의 발걸음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음에도,
위장자들이 자신을 일부러 잡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
저 멀리 먼저 탈출한 선발대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병사는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자신의 뒤를 쫓던 위장자들의 소음이 어느새 멈춰있었다.
그는 뻣뻣하게 굳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한 줄기 빛도 담겨있지 않는 거대한 어둠이었다.
있는 힘껏 도망치던 그를 우습다는 듯이 내려다보며 빛무리 아래 늘어져 있는 어둠.
어둠은 가늠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모양이 변한 주먹을 들어 올렸고
병사에게 작별 인사를 하듯 그의 투구를 내리찍었다.
길 위의 벤타
신의 불길이라고 불리는 이단심문소의 성화(聖火) 속에서
가족들은 재가 되었고 뼛조각조차 남기지 못한 채 바람에 떠밀려 흩어졌다.
삶의 의미를 잃은 남자는 고향을 떠났고, 정처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길 위를 떠돌았다.
몇 날 며칠을 굶어도 배가 고픈지 몰랐고, 마시지 않아도 목이 마른 줄 몰랐다.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망가지 두 발이 움직이지 않아 쓰러졌을 때, 그의 눈에 후드를 눌러쓴 한 사람이 다가왔다.
식도를 타고 내려간 것은 검고도 뜨거운 피.
맹혈자의 기운은 가장 아픈 기억을 들추어, 그의 몸을 잿더미조차 남지 않게 불태웠다.
망가진 육신을 벗어던진 남자는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며 누구도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도록 모습을 숨겼다.
시간이 흐르자, 검은 교단 내에서는 한 가지 소문이 무성해졌다.
빛조차 그를 비추지 못하며 잔학무도한 프리스트들이 불길을 일으키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나타난다는 길 위의 그림자. 벤타(Venta).
콜링 제이드
체스트 타운의 외곽, 사실상 오랜 기간 버려진 곳이나 다름없는 깊은 곳.
그곳은 본래 스산하다고 느껴지는 체스트 타운보다 더 어둡고 무거운 기운이 낮게 깔려있었다.
프리스트 교단이 알았다면 당장 몰려올 검은 교단의 숨겨진 본거지 중 하나는, 그동안 어떻게 눈에 띄지 않았는지를 설명해주듯
오염되고 버려진 땅을 잘 활용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검붉은 후드를 눌러쓴 맹혈자, 콜링 제이드가 턱을 괴고 고뇌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녀의 고민은 바로 앞에 놓인 두 개의 말이었고, 가치를 재는 듯 눈동자가 좌우로 움직였다.
이윽고 턱을 괸 손을 움직여 둘 중 하나의 말로 향했다.
"지옥 끝이라도 신을 쫓을 자..."
그녀는 검은색의 말을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 넘어뜨렸다.
그녀의 손길은 멈추지 않고 바로 옆에 쓰러져 있던 또 다른 말로 향했다.
그 말을 집어 든 콜링 제이드는 고민하듯 중얼거렸다.
"욕망의 끝에 검은 성흔을 쥔 자..."
그 순간 계시의 밤, 버려진 안식처에서 당한 굴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그분은 그를 인정해주었다.
그것은 그분의 계획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말이었기에 더 신경 쓸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녀가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오랜 시간 검은 교단의 제사장으로 헌신하며 얻은 감이 소란스럽게 위험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믿지 않아 반야."
탁-
검붉은 색의 말이 다소 감정이 실린 소리와 함께 똑바로 세워졌다.
치밀한 계획의 밖에서 행동하는 자, 신이 내린 계시를 감히 비트는 자...
그런 자를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내칠 수도 없다.
우매한 자신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신의 큰 뜻이 있으니 그를 포용한 것일 테니까.
"반야. 너의 욕망이 무엇이든, 그것은 결국 그분의 뜻 안에 있을 테니..."
결국, 그녀가 걱정할 것은 하나도 없다.
오닉스 블랙
아아... 좀 더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줘요.
절망에 가득 찬 당신의 비통이
파멸에 내몰린 당신의 비극이
공포에 몸서리치는 당신의 비명이
모두 어우러진 혼돈의 하모니가 될 거예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신대도 괜찮아요.
그저 저의 지휘에 몸을 맡기세요.
그리고 마음 가는 대로 목소리를 내면 된답니다.
그래요! 바로 그렇게!
좀 더 크게 울부짖으세요!
혼돈께서 최고의 찬가를 들으실 수 있도록!
지역
로스체스트 외곽
참혹했던 성전이 끝나고, 검은 대지는 미카엘라에 의해 오즈마와 함께 봉인되었다.
프리스트 교단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검은 대지 사라진 로스 체스트 지역을 정화하려 노력하였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로스 체스트의 외곽 지역에는 사악한 기운이 강하게 뿌리 내린 지역이 여전히 남았고,
대지에 깃든 죽음의 기운은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끊어지게 만들었다.
공포의 묘지
검은 교단에 점령당한 지역들은 점차 과거 검은 대지를 닮은 모습으로 변해갔다.
공포의 묘지는 암흑 3기사 중 아스타로스의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친 곳이다.
살아있는 자들은 이곳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등 뒤를 엄습하는 공포에 노출되며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숨 막히는 기운에 짓눌려 이성을 놓아버릴 것이다.
파멸의 낙원
숲을 이룬 가시나무들은 불청객들의 발길이 멋대로 낙원을 헤집는 것을 경계하듯 날을 세운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이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날카로운 가시뿐만이 아니다.
나무와 덩굴에 깃든 '파멸귀'들은 불청객들을 기습하며 그들의 발길을 돌려세운다.
게다가 낙원의 중앙에는 주인 잃은 대검이 변했다는 거목이 흉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데...
절망의 요람
위장자들의 시체로 만들어진 고치들과 검은 성전 당시에 쓰였던 무기들이 요람처럼 잠들어있는 곳.
주인의 손을 떠난 채 오랜 세월이 흘러 마땅히 녹슬었어야 할 무기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날카로움을 잃지 않고 있다.
때때로 고치들에서는 심장 박동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곤 하는데,
실제로 들려오는 소리인지 듣는 이를 현혹하는 환청인지는 좀처럼 구분하기 힘들다고 한다.
혼돈의 문
과거 검은 대지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분지에서는 이따금 불길한 빛이 새어 나온다.
많은 이들의 희생을 머금은 황무지에서는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피 냄새가 풍겨오고
어딘가로 통하는 문처럼 솟은 두 개의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진(眞) 스핏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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