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한 믿음으로 오로지 인간의 죄업에 대해 용서를 구하던 프리스트는, 스스로 모든 죄를 짊어져 인간이 구원받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 기도가 닿았던 것일까, 그녀는 '성흔'이라 불리는 흔적을 내려 받았으며, 이 성흔은 악마를 끌어 내는 힘과 끌어올려진 악마를 처단할 힘 모두를 부여했다.
그녀가 성흔을 통해 발현하는 힘은 인간이 태초에 지녔다는 7가지 죄악을 닮아 있으며, 이에 맞서는 적대자들은 이 힘을 신의 저주라 부르며 기피했다.
그녀가 나타나는 곳에는 인간 세상에서 암약하던 악마들이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악마들은 그녀의 손에 의해 사지가 찢겨 본래 있어야 할 무저갱으로 떨어진다.
인간들은 이 일련의 과정을 '미스트리스 현상' 이라 불렀다. 곧 그녀 자신 또한 유혹하는 자 '미스트리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본래는 그녀 또한 레미디아 카테드랄에 의해 구원받은 아이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아이들 중 일부가 검은 교단에 의해 몸에 지니고 있었던 어떤 낙인은 교단 내부에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지만, 종국에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로 귀결되었다.
원죄를 나타낸다는 그 낙인이 정확히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따라서 잊혀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현재의 그녀 자신 또한 그를 중요치 여기지 않는다.
그녀는 기도했으며 그 기도로 인해 내려받은 성흔이 과거에 새겨진 낙인과 어떠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느낄 뿐이다.
오랜 방랑으로 발 끝의 감각은 점점 무뎌진 반면, 어디로 향해야 하는 지는 더욱 명확히 보이는 것 같았다.
악마는 인간의 죄업을 부추긴다. 그리고 그녀는 그 죄업을 거둬들인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순례길이지만 이 또한 그녀는 개의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