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잔해로 뒤덮인 거리.
녹아내리는 독기와 부서져 형체를 잃은 건물들.
이내 곳곳은 이전의 활기가 사라졌고, 적막만이 감돌았다.
카메린은 광장 한편에 서서 이내를 돌아봤다.
선착장을 오가는 비공정, 북적이는 사람들, 도시의 생기와 활력.
이내를 채웠던 모든 것들이 오래전 일이 된 것만 같았다.
이내를 지키겠다는 일념.
카메린은 그 마음 하나로 달려왔다.
그 끝이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멀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멈출 순 없었다.
땅지기로서 가졌던 책임에서 시작했지만, 이젠 그조차 넘어서는 마음이 자리했다.
이내를 지켜낸다는 것은 이내라는 도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몇 번의 해가 뜨고 지는 동안, 카메린의 마음은 하루하루 더 굳건해졌다.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파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선착장 주변으로 엄청난 독기가 몰려오고 있었다.
타는 듯한 노을이 독기와 함께 서서히 내려앉았다.
붉게 물든 하늘은 독기와 엉켜 도시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불그스름한 태양이 내린 빛이 도시 한편을 비출 뿐이었다.
카메린은 희미한 빛을 보며 결심했다.
날이 밝아오기 전, 어둠이 지워지고 이내에 빛이 내릴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이곳을 지켜낼 거란 걸.
카메린은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표정으로 이내를 눈에 담았다.
몬스터 스토리
구속의 공작 유리스

이상한 감각이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다시 둘이 하나가 된다.
어느새 하나는 넷이 되고, 그 이상으로 나누어지길 반복한다.
다시금 정신이 돌아왔다고 느꼈을 때, 나는 그날의 환영을 보았다.
-
"어찌하여 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가."
삼 일이 지나도록 수많은 검을 날린 끝에, 나는 검을 치켜들고 물었다.
이미 수천 번을 베었지만, 눈앞의 존재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대답에도, 난 검을 내리지 않았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아니. 모든 존재는 죽음으로서 변한다."
"나는 변하지 않기에, 결코 죽지 못한다."
"그럴 리 없다. 모든 것들은 그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을 터.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더러운 별에 군림하면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쓰레기들조차 사라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신이 아니고서야. 그럴 수는..."
찰나의 깨달음에 나의 검 끝이 조금 내려앉았다.
삼 일간 단 한 번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검의 예기가 사라졌다.
불가능을 가진 존재가 여섯 개의 눈을 빛내며 으르렁거렸다.
"네가 생각하는 신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인가?
강철조차 베어내는 검은, 고작 흙 바닥을 베어내지 못하고 볼품없게 떨어졌다.
"그렇다면 너는..."
그 무한함을 지닌 불가해(不可解)는 으르렁거리듯 나의 정신에 지진을 일으켰다.
"신을 죽이고자 한 것인가?"
-
흐릿했던 의식이 이내 하나로 뭉치며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디레지에.
내가 모시는 이의 이름이자, 영원불멸의 나의 신.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진 존재.
그분께 나의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나 또한 영원불멸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 눈을 뜬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분명하다.
"그저 그분의 뜻에 따를 뿐."
광포의 마흐나발

두려움을 마주한 눈 빛에서 공포가 아른거린다.
공포 속에서 그들은, 당장 이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지만 그것을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위선(僞善)
나는 그것이 위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선의는 언제나 그들의 기준에 들어맞는 눈앞의 것에만 작용한다.
누구도 없는 곳에서 그들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진다.
"제발 나는 죽이지 마! 살려줘... 제발..."
자신이 살기 위해서 이미 죽어나간 인간의 죽음은 모른 체한다.
"숨어있는 곳을 말해줄 테니, 제발 살려주십시오!"
자신이 살기 위해서 한 마을의 목숨을 내놓는다.
"미안해. 하지만, 이 방법 밖에 없어."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인간의 목숨을 포기한다.
그래. 그것이 너희의 본질이다.
그런 본질을 타고났기에 우리들을 그 어두운 구렁텅이에 몰아 놓고,
환란이라 칭한 것이 아닌가?
"내 손을 잡아라. 블루호크의 해적들이여."
"그 입 닥쳐."
그런데 왜 너희들은 다른가?
"흐음. 이해가 안 되는군. 지금 인귀를 구한 건가?"
"그래. 필요한 것은 모두 확인했으니까."
어째서 너희는 눈앞의 자신을 희생하고, 다른 것을 포용하는가?
너희들이 이미 그럴 수 있는 존재라면, 어째서.
우리를 구원하지 않고 외면했는가?
너희들은... 위선자여야 한다.
아주 작은 희망도 품을 수 없는, 완벽한 위선자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행동이 정의가 될 수 있다.
선별자 룬디어

"그 마법은 앞으로 금지하겠다. 룬디어."
늙은 마법사의 말에 룬디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흐응? 베르길리아가 새로운 마법을 들고 왔을 때는 그런 소리를 하지 않으시더니?"
늙은 마법사는 그 한껏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이미 익숙한 듯, 그녀에게 굳이 예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마법은 오행의 근본 자체를 부정하고 있구나. 어디에서 배운 것이냐? 하늘탑은 아닐 테고."
늙은 마법사의 지적에 룬디어는 잠깐 움츠러드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확신하는 듯한 그 말투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반박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룬디어가 방금 사용한 마법은 이미 오래되어 정체된 하늘탑의 고리타분한 마법의 기본 틀을 뒤흔들 수 있었다.
하지만 룬디어는 그렇기에, 새로운 시대를 열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발전은 위험을 동반해야 해요. 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면, 우리는 어떤 발전도 할 수 없잖아요?"
"극단적인 힘은, 효율적이지만 위험하다. 균형을 잃은 천칭의 말로는 너도 잘 알지 않느냐."
"균형을 잃은 천칭의 말로... 누가 본 적이나 있나요?"
"본적이 없어도 알 수 있지. 불균형은 결국 작은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저처럼 말이죠."
늙은 마법사의 눈에 잠깐 슬픔이 깃들었다.
하지만, 찰나의 시간이 지나 마법사의 눈은 다시 냉철하게 바뀌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
"아뇨. 이 마법처럼, 저도 배척당하는 거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이들 때문에 제가 선택받지 못한 것이죠."
"네가 선택받지 못한 건 그런 이유가 아니다."
"그렇겠죠. 베르길리아. 그 어린 것이 대신 선택된 것은 결국 모두를 위해서니까요."
룬디어의 눈빛에 이제 숨기지 않는 적의가 물들었다.
"당신들은 겁쟁이에요. 변화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이 바뀌는 것이 두려운 것이죠."
"......"
"기존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아요. 더 뛰어난 것이 힘을 가지고, 기준이 되어야만 발전할 수 있어요. 열등한 방식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해요."
"아니, 그건 옳지 않다."
"글쎄요. 당신에게 힘이 없고, 지금 하늘탑의 기준이 되지 못했다면, 누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까요?"
룬디어는 몸을 돌렸다. 뒤에는 어린 소녀가 두려움에 찬 눈빛을 한 채 굳어 있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들었구나. 하지만 이젠 상관이 없었다.
룬디어는 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는 듯 앞으로 나아갔다.
어린 소녀는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룬디어가 조금 더 빨랐다.
"조용히 해. 베르길리아."
"......"
룬디어는 몸을 돌려 늙은 마법사를 돌아보았다.
"저는 하늘탑을 떠나겠어요. 제 마법의 진가를 모르는 곳에서 시간을 더 낭비하기 싫군요."
"그럼 어디로 가겠다는 것이냐?"
"저를 선택해준 곳이죠."
"하지만 그곳은..."
"이제 당신과는 상관없잖아요?"
녹색의 빛이 일렁이더니, 룬디어의 인영이 사라졌다.
늙은 마법사와 베르길리아는 슬픈 표정으로 룬디어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거꾸로 쓰인 별자리, 역성문의 흔적이 흐릿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역병을 담은 눈, 옴마

공간을 가득 메운 비릿한 피 냄새.
뜯겨진 채 바닥을 나뒹구는 어떤 이들의 팔다리.
절명의 길.
그 이름이 붙여질 만큼 처절한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이 끊긴 잔혹하고도 서늘한 이 길에 누군가 천천히 들어섰다.
옴마는 널려 있는 달 사냥꾼들의 시체를 바라봤다.
"...한심한 인간들."
떨어져 나간 살점들과 흥건한 피, 환란의 땅에서부터 숱하게 봐왔던 요괴들의 시체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분명 달랐다.
약한 이는 도태되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던 요괴들의 세상에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인간들은 달랐다.
그들은 서로를 겨누지 않았고, 때론 질 걸 알면서도 끝까지 달려들었다.
옴마는 라르고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인간들에겐 이상한 신념 같은 게 있단 말.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본능보다도 더 중요한 게 인간들에겐 있는 걸까.
그때 어디선가 기척이 느껴졌고, 옴마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했다.
한쪽 팔이 뜯겨 나간 성치 않은 몸으로 동료를 부축한 채 걸음을 옮기는 달사냥꾼이 있었다.
옴마는 그런 그의 앞에 다가갔다.
달사냥꾼은 옴마를 마주하고 뒷걸음질쳤다.
동료가 생을 붙들길 바라던 간절한 두 눈은 공포와 두려움에 잠식되어 떨리기 시작했다.
옴마는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
"...난 너희가 정말 싫어. 특히 날 보는 그 눈빛은 더."
옴마는 손쉽게 달사냥꾼과 그의 동료를 쓰러뜨렸다.
고통스러워하다 숨이 멎어가는 그들을 바라보던 옴마는 생각에 잠겼다.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 눈.
마치 자신들을 죽일 거라고 확신하는 그 눈을 보자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요동쳤다.
옴마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이름조차 붙이지 못했다.
다만 궁금해졌다.
인간들이 자신을, 그리고 요괴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그들이 굳게 믿는 신념과 지키려는 것들에 요괴들은 철저히 배제된 이유가.
언제부터 그랬던 것일까.
옴마는 미처 눈을 감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이의 눈을 바라봤다.
그 속에 비친 자신의 표정이 낯설게 느껴질 뿐이었다.
더 파이퍼

나의 소리는 언제나 다른 이들의 죽음을 쫓았고, 그들의 삶을 쫓아내었다.
그리고 이제는 언제나 나의 삶과 함께하던 음이 사라져간다.
지독한 업보가 게걸스럽게 나를 잡아먹는 것을 마지막으로.
분명 오랜 시간이 흘렀겠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뜬 것만 같이 느꼈다.
나의 몸은 더는 그때의 내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다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지금 이 순간 온전히 되살아났음을 느꼈다.
나는 미소를 숨기지 못한 채 조용히 독에 물든 피리를 입에 문다.
저릿한 고통이 입술을 타고 흘렀고, 그 고통은 피리를 따라 흩뿌려진다.
더러운 쥐들이 주변에 모여들고, 이내 나의 발밑에 층을 이뤄 거대한 탑을 쌓는다.
고고하게 올라선 나에게는 이제 단 하나의 의무만이 남아있다.
"아아... 위대하신 디레지에 님."
나의 소리는 다시금 저들의 죽음을 쫓는다.
그분을 찬송하는 선율은 그들의 얼굴에서 전율로 변한다.
이제 삶을 잃어버린 이들이 나의 곁으로 모여든다.
"제 목숨은 물론, 이 미천한 인간들의 목숨까지도 당신을 위해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짙은 흉터

아파! 아파! 아파!
그 빌어먹을 놈한테 당하고 몸에 새겨진 흉터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쓰리고 아팠는데...
그래도, 이제 마지막으로 아프고 나면, 더는 아프지 않겠지...
이제야 눈을 감고...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거야.
......
...뭐야.
왜 다시 눈을 뜬 거야!
왜 다시 고통스러운 거야!
"크아아악!"
나는 분명히 죽었어. 나는 드디어 고통에서 해방되었단 말이다!
왜! 나는 왜 죽는 것마저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냐!
찢어진 살갗이!
도려내진 피부가!
몸뚱이에 새겨진 망할 흉터에서 고통이 사라지지 않아!
"크아아악!"
또 저 쓰레기나 다름없는 것들을 집어삼키며 고통을 달래야 한다는 거냐?
나를 되살린 걸 네놈의 실수로 만들어주겠어!
네 놈이 흩뿌린 모든 힘을 먹어 치워서 강해질 거야!
그렇게 강해져서 영원히 새겨져 사라지지 않는 흉터를...
네놈 몸뚱이에도 새겨주마!
파고드는 스펀저

그는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차원의 틈 속에서, 끊임없이 찢기면서 탄생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느낀 감각에 특별한 느낌을 받지 않는 것처럼, 그는 그것이 고통이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
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먹고싶어!"
그에게 유일한 것은 그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싶어하는 식탐뿐이었다.
그 공간에 유일한 자기 자신을 삼켰지만, 그마저도 찢겨 나가 포만감을 느낄 수 없었다.
무한의 공간에서 영겁의 세월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을 때 차원의 경계가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새로운 본능이 생겼다.
"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
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나가고싶어!"
고통의 순간들이 켜켜이 쌓인 영겁의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차원의 경계가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영원과도 같았던 찰나의 시간, 작은 강줄기가 거대한 해류를 거스를 수 없듯이 차원의 틈 밖으로 솟구치는 분노의 파도에 휩쓸렸다.
"아..."
지독하다 못해 검게 물든 검은 질병의 분노 앞에서는 그의 고통과 영겁 시간 동안 쌓아 올린 욕망은 그저 작은 모래알에 불과했다.
주요 인물
학자 로라

아이보리 센텐스 소속의 학자.
로라는 미스트 관련 연구에 있어서 저명한 학자로 꼽히고 있다.
자신이 세운 가설은 어떻게든 증명하고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곤 한다.
하지만 중천에 여러 위기가 닥치며, 로라 또한 고민이 깊어졌다.
많은 이들이 이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모습을 보며 그녀 마음에도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로라는 이내를 위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이내를 구하고자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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