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존경하는 엘디르 박사에게.

 

먼저, 프로젝트 테아나에서의 연구를 통해 테라 과학의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당신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당신이 누구보다 테라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명의 과학자였던 자이자, 제네시스시커의 일원으로서 심각한 우려를 담아 이 서신을 보내는 바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 됩니다.

어디까지가 안전한지 계산할 수는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인간은 기어코 그 선을 넘기 마련이지요.

결국에는 결코 넘봐서는 안 될 이상을 넘보게 될 것입니다.

 

저 이카루스가 하늘을 날아갈 때, 망가진 것은 날개가 아니라 밀랍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테라의 과학이라는 날개가 아닌, 당신의 개인적인 욕망으로 이어 붙인 밀랍이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작은 오점은 밀랍처럼 녹아내릴 것이고, 그때 우리는 멸망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겠지요.

 

엘디르 박사.

제가 당신을 떠나기 전 '신의 힘을 다루면서 신이 아니라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었죠.

신의 힘을 다룬다고 신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신을 흉내 낼 뿐이죠.

 

테라의 힘은 결코 당신만의 날개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부디 당신의 오만으로 테라를 추락토록 하지 마십시오.

 

한때 그대의 벗이었던 제로가.

몬스터 스토리

만들어진 신 나벨

처음에는 인간과 다르지 않아 보였던 존재였다.

그러나 곧 그것은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인간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으나 한 사내가 침묵을 깨고 소리를 내질렀다.

 

"무릎을 꿇어라! 손을 모아라! 우리가 만들어낸 신이다!"

 

다른 자들도 그것이 만들어진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모두가 고개를 조아렸다.

3호라고 불린 그녀는 기후조절이라는 실로 경이로운 능력을 보였다.

그녀가 냉기를 불어넣으면 사막이 얼어붙었고 그녀가 열기를 뿜으면 바다가 일렁거렸다.

 

"보아라! 인간은 이렇게나 발달한 과학 문명으로도 다음 날의 날씨조차 예상하지 못하지만 신은 인간이 생각하는 범주를 벗어나여 당장의 기후조차 변화시켜 버릴 수 있으니."

 

"보아라! 영원히 멈추지 않을 힘을 쥐고 그 능력을 하늘 높이 보여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인공신의 모습이 보이느냐!"

 

사람들은 그 압도적인 모습을 그저 찬양하는 것 말고는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라고 하였던가.

그녀의 능력을 경외하며 연구를 시작했던 학자들은

어느새 본인이 신이라도 된 것인 양 오만해졌으며

그녀가 이 행성을 구원할 것이라 믿으며 칭송을 바치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녀를 두려워하며 심지어는 비난을 하고 저주를 붓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럼에도 그 권능을 거둘 생각이 없는 듯하였다.

발을 디딜 땅은 무너져 사라지고 잠잠하던 바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요동쳤다.

인간은 신이라는 이름을 방패로 세워 얼마나 많은 만행을 저질렀는가.

그들의 삶의 터전이 모두 무너져 내리고 나서야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으리라.

테아나 연구소장 엘디르

'이 힘은... 파고들수록 경이로워.'

 

새로운 연구를 위해 미지의 광물을 찾아 테라 내부를 탐사하던 도중 발견한 미지의 빛.

찬란하게 빛나는 껍데기 안에, 마찬가지로 빛나지만 어떠한 어두움이 잠재된 빛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어두운 빛을 본 순간, 본능적으로 느꼈다.

발견되어서는 안 될 아주 위험한 걸 발견해 버렸다는 것을.

다만 그것과 함께, 이 빛을 사용한다면 이때까지 해본 적 없는 엄청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예감했다.

그렇게, 나는 바로 연구에 착수했다.

 

어떤 성질을 띠고 있고, 어떠한 형태를 이룰 수 있는지.

어떠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 결과물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보이는지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무수한 연구 끝에 얻은 결과는 이 빛은 자연적으로는 생겨날 수도, 만들어질 수도 없다는 것과.

현재 테라의 기술로는, 그 어떠한 것도 이 힘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흥미롭군.'

 

현존하는 테라의 모든 기술을 동원해도 담아내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힘이라니.

이런 결과라면 지금의 방식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의 기술로 접근해야만 한다.

 

'...운명이라. 그런 건 믿지 않았는데.'

 

나는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떠올라 있었다.

마치 이제 준비가 되었다는 듯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것만 같았다.

 

'만들어진 신.'

 

테라의 기술로도 실현조차 어려워 이미 폐기되었던 프로젝트.

 

'인공신... 프로젝트.'

인공신 아니마

[테아나 연구소 기반 자료 - 코드네임 V2-SPI 데이터 분석, Mori(Ver.07) 내용 중 발췌]

 

그동안 클리멧 정보 요원들의 첩보 활동을 통해 확보된 인공신 기밀 자료들을 분석해 본 결과 인공신 2호가 모든 인공신들 중 유독 특별한 존재이며, 현재 클리멧이 가장 주목해야 할 존재하고 판단된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아래와 같이 서술한다.

 

인공신 2호, 아니마는 모든 물질의 구조를 원자 단위로 파악해 재배열할 수 있는 '재창조'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 능력으로 무언가를 단순히 만들어내거나 역으로 무언가를 왜곡하거나 소거하는 강력한 파괴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제어 불능으로 알려진 인공신들조차 집단행동을 유도할 정도로 높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최근 보고를 통해 기존 자료들을 클리멧 내부에서 재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재창조 능력은 물질뿐만이 아니라 형태가 없는 타인의 생각이나 무의식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새로운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를 통해 인공신 2호가 다른 인공신들과 달리 단순한 파괴 병기 이상으로 매우 사회적이고 지능적인 특별한 존재로 판단하였다.

 

또한 추가 연구를 통해 그동안 분석 불가였던 인공신 2호의 무질서한 행동 패턴이 '엘디르'라는 대상 앞에서 특정 패턴으로 수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는 '증오'라는 감정에 기반한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앞으로 이 둘의 관계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용할 수 있다면, 인공신 2호를 자극해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제어권까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클리멧이 인공신 2호를 확보하게 된다면, 현재 인공신으로 인한 혼란한 정세를 타개하고 테라의 모든 국가 중에서 월등한 무력과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모든 인류 정점에 선 유일한 국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과 분석 연구 자료는 정리 중이며, 추후 별도 문서로 첨부할 예정이다.

과학자 모리

국가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의 평등을 보장하고 차별을 억압하는 곳?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권을 지켜주는 곳?

공정과 평등, 평화와 정의를 이야기하는 곳?

적어도, 적어도 내게 있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내게 있어 국가란,

능력 없는 자들이 아닌, 능력 있는 자들을 위해 그 어떠한 희생이라도 낼 수 있는 곳.

그 누구보다 힘 있는 자들의 권리와 권력을 보존해주는 곳.

타국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열렬히 움직일 수 있는 곳.

이 모든 것을 행한 곳, 클리멧만이 내게 있어 단 하나뿐인 국가다.

 

하해와도 같은 은혜들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난, 지금이라도 그 은혜를 되갚고자 한다.

그 어떤 나라에도 지지 않고, 무시 당하지 않으며, 항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말이다.

 

아아, 클리멧이여.

내가 섬기는 유일한 국가여.

내가 있는 한, 영원토록 건재하리라.

최후의 테아나

[기록 제 0XX호, 테아나 - 012 - α 의 활동 개시 X일 차. 이상 행동에 관한 대화 기록 중 발췌]

 

"넌 누구지?"

 

"...테아나. 인공신을 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

 

"작전을 멈춘 이유를 말해."

 

"...죽은 부모를 부둥켜안고 신음하는 아이들과 무너진 건물들을 봤어요."

"내가 전투를 벌이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

 

(대화 전문을 열람하려면 더 높은 보안 등급이 필요합니다.)

 

[결과 : 테아나 - 012 - α 불필요한 자의식, 통제되지 않는 공감반응. '폐기' 결정]

[조치 : 테아나 - 012 - β 부터 감정 기관 재조정, 재난 구호 모듈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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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제 0XX호, 테아나 - 012 - β의 활동 개시 X일 차. 이상 행동에 관한 대화 기록 중 발췌]

 

"넌 누구지?"

 

"테아나, 인공신을 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전투를 멈춘 이유를 말해."

 

"전투 도중 깨진 창에 비친 내 모습을 봤어요."

"얼굴에 뒤집어쓴 피, 인공신들의 것만은 아니었어요."

"인공신의 존재가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고 하셨었죠."

"그럼 난 그들과 무엇이 다른 거죠? "

 

(대화 전문을 열람하려면 더 높은 보안 등급이 필요합니다.)

 

[결과 : 테아나 - 012 - β, 012 - α와 동일한 불필요한 감정의 발현. '폐기' 결정]

[조치 : 테아나 - 012 - γ부터 인격 잔재 청산 명령 실행. 감정선 폐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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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제 0XX호, 테아나 - 012 - γ의 활동 개시 1일 차. 출격 전 대화 기록 중 발췌]

 

"넌 누구지?"

 

"테아나, 테라를 파괴하는 인공신들을 멸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

"전투 과정의 희생은 당연한 것."

"행동 불능 상태인 인간에 대한 구호 불필요."

 

(대화 전문을 열람하려면 더 높은 보안 등급이 필요합니다.)

 

비고.

테아나 - 012 - γ 임무 투입 1일차.

현재 γ의 구조 및 이론 상 이전 모델들이 일으켰던 감정 발현 문제가 재현 될 가능성은 없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한 가지 가설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다.

프로토타입의 원형이 되는 피실험자의 태생적인 성향이 마치 유산처럼 이어지고 있을 경우...

이것이 생명수의 의지인지, 프리미티브 프레센시아의 의지인지는 판단 불가하다.

만약, 프레센시아의 의지 또는 힘이 전승이 가능한 것이라면...

 

(추가적인 정보를 열람하려면 더 높은 보안 등급이 필요합니다.)

주요 인물

어린 아젤리아

뛰어난 실력으로 어린 나이에 과학 연구소 테아나에 들어간 힐컬 출신의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