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ID 로그인 던파ID 로그인
전체메뉴보기 GAME START
마이페이지 쿠폰 입력 던파ON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스토리

  • 아이리스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시원한 공기가 온몸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었다.

    살아있다는 감각, 그런 것이 느껴졌다. 다만 인형일 뿐일지라도.

     

    '저를 구해주신 건가요? 어째서 죄 많은 저를...'

     

    아이리스의 머릿속을 헤집던 힐더의 검은 안개가 세리아에 의해 사라졌던 순간,

    무겁게 내려앉았던 죄책감, 그 감각을 아이리스는 잊지 않았다.

    그녀가 간신히 숨 쉴 수 있는 것은 가슴속에 따스하게 움튼 목소리 덕분이었다.

     

    '계속 살아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저희와 함께해주세요.'

     

    '당신에겐 해야 할 일이 있소. 당신으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해야 하오.'

     

    세리아와 시란, 그리고 모험가의 도움으로 아이리스는 다시 일어섰다.

    새롭게 자리 잡은 그녀의 사명, 아이리스는 더 이상, 조종당하는 인형이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이리스 님, 여서 뭐 하십니까?"

     

    아이리스가 고개를 돌리자,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시란의 모습이 보였다.

     

    "바칼의 말 때문에 마음이 억수로 심란하신갑네예."

     

    바칼이 말한 힐더에 관한 새로운 진실,

    그 진실이 아이리스에게 얼마나 거대하게 다가왔을지 짐작하는 듯 시란이 말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미 믿고 있던 진실이 거짓이라는 것을 깨달은 적이 있으니까요."

     

    시란은 아이리스의 눈동자에 생기가 도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이미 강해져 있었다. 오히려 걱정해야 할 쪽은...

     

    "모험가, 그노마도 지금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 하던데예."

     

    아이리스는 의외의 말을 들은 듯, 시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는 모험가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 괜찮을 겁니다. 모험가님은 분명..."

     

    아이리스는 말끝을 흐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시란도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미소 지었다.

     

    "미쉘 님이 부르시는 것 같은데, 이제 가보시지예."

     

    시란을 따라 걷던 아이리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리스는 순간 어떤 마력을 느낀 듯했다.

    기계혁명의 차원에 휘말려 들어갔을 때, 느꼈던 마력, 설마 아직 이곳에 무언가가...

     

    "와 그러십니까?"

     

    시란의 말과 함께 마력의 기척은 사라졌다.

     

    "아, 아닙니다. 어서 가시지요."

     

    아이리스는 스쳐 지나가는 감각일 뿐이라 여기며 단념하고 걸음을 옮겼다.

  • 모험가님 안녕하세요.
    던전앤파이터 스토리 담당자 1호입니다.
     
    올해 2월, 스토리 매거진으로 첫인사를 드리고,
    이어서 3월 업데이트에서 새로운 시즌의 첫 스토리를 선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모험가님과 많은 이야기 나누며 함께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많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모험가님께서는 함께 울고, 웃으면서 진심으로 즐겨 주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내일은 모험가님께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스토리를 선보여 드리려 합니다.
    올해의 마지막을 앞두고 전해 드리는 이 스토리를 통해서 지금까지 보여드린 이야기가 잘 맺어지고,
    이어지는 새로운 전개를 기대하시고, 기쁘게 맞이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이를 통해서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시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이번 이야기도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들도 즐거워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모험가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 작가가 된 이후로 가장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이 행복을 주신 것에 시나리오기획팀 모두를 대표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드리는 상투적인 말일 수 있지만,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시나리오기획팀 일동 드림.

    스토리 담당자 2호, "더 좋은 스토리로 찾아뵙겠습니다."
    스토리 담당자 3호, "함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주신 모험가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4호, "더욱 좋은 스토리와 연출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5호, "니알리는 사랑이고, 모험가님들은 신입니다."
    스토리 담당자 6호, "다양한 스토리를 함께 나눌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스토리 담당자 7호, "오... 항상 좋은 이야기로 보답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8호, "재미있게 스토리를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스토리 담당자 9호,  "스토리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런 모험가님들을 제가 더 사랑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10호, "오랫동안 던파를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11호, "모험가님들과 함께여서 즐거운 한 해였습니다. 더욱 연단되는 11호가 되겠습니다."
    스토리 담당자 12호, "앞으로도 즐거운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몬스터

태초의 공포, 모로스
 
답답하다. 분하고 억울하다.
 
눈을 떴을 때, 니콜라스는 자신의 마음속에 맺힌 원한에 사로잡혀있었다.
이성 없이 분노와 울분만 가득한 상태. 죽여버리고 싶다.
삶에 대한 혐오감이 목 끝까지 차올라 당장이라도 뱉어내고 싶었다.
 
밟아버려, 찢어버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짓이겨버려.
 
끔찍한 생각들을 떠올릴 때마다, 니콜라스는 심장 전체가 뜨겁게 타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어느새, 니콜라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키킥, 건방진 놈이 들어왔군.
 
순간 퍼진 심장을 한 번에 움켜쥐는 듯 묵직한 소리.
동시에, 니콜라스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검은색 액체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느끼고 피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에 원념이 뭉쳐진 듯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검은색 액체들이 즐비해 있었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언제 이런 것들이? 잠깐 이곳은...
 
니콜라스는 그제야 정신이 든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붉게 물들어 있는 저택 내부, 바닥엔 온통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검은 액체들 뿐.
그 불쾌한 존재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며 니콜라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다리와 무릎을 타고, 온몸을 삼키듯이...
니콜라스는 두려움,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마침내 온몸이 삼켜졌을 때, 니콜라스는 꿈속에 잠기는 듯,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봤다.
 
거미왕국의 왕, 킹 바분의 죽음. 남겨진 두 왕위 계승권자인 자신과 여동생 안젤리나.
아버지 죽음에 대한 여동생의 오해. 
상황이 마음처럼 마음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상황.
마지막에 남은 건 모두 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
 
같잖은 복수심이군. 하지만 이곳 잠들지 못하는 죄악의 지옥에 퍽 어울리는 마음가짐이야.
 
눈을 뜬 니콜라스 앞에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존재가 있었다. 
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 아주 깊은 무의식 속에 들어있는 듯한,
마치 태초의 공포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공포가,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니콜라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이 존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문의 주인, 카론
 
왕이시여.
칼날이여.
 
백귀의 왕이시여.
시련으로 연단된 칼날이여.
 
당신께서 봉한 혼백이 구천을 가득 채웠으니,
그대의 귀기에 내 기꺼이 현세에 강림하였으니,
 
어찌 그대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어찌 그대의 자격이 부족하다 말할 수 있겠는가.
 
허나 왕이시여.
허나 칼날이여.
 
당신께서 과연 운명의 중심에 설 자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이로써 그대의 업보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니.
 
당신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못할 겁니다.
그대의 죽음은 결코 순탄치 못할 것이다.
 
그대, 백귀의 왕이여.
그대, 연단된 칼날이여.
 
나는 그날의 약조를 지켜 그대에게 힘을 내주었으니,
나는 이날의 약조로 그대를 왕으로 받들 것이니,
 
이제 스스로 칼자루를 쥐고 칼날의 주인임을 증명하라.
이제 스스로 검을 쥐고 왕의 자격을 증명하라.
 
이것이 문의 주인, 카론의 시련이 될 것이다.

어비스의 근원
 
"오늘은 인연이 많은 날인가 보군."
 
마계의 어느 곳,  늙은 마법사는 자신을 이곳까지 끌어당긴 그것을 향해 말을 건넸다.
 
"그래, 그대를 무엇이라 부르면 되겠나?"
 
칠흑빛의 거대한 구체 형태의 그것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을 뿜어냈다.
이제껏 마주해보지 못한 악한 기운이 늙은 마법사의 주위를 휘감아들어왔다.
이내 공간을 찢을 듯한 파열음이 모인 것이 목소리가 되어 주변을 울렸다.
 
무한한 힘, 어비스. 그 자체인 것이 바로 나다.
 
"근방을 떠도는 미물들이 뿜는 기운의 원인이 그대였군."
 
어리석은 놈, 원하는 것은 감추었으나 비어버린 자신까지는 감추지 못했구나.
 
곧 검은 구체로부터 흘러나온 검은 기운이 빠른 속도로 늙은 마법사의 주변을 휘감았다.
이내 주변은 대지와 하늘의 경계도 가늠되지 않는 무한한 칠흑의 공간으로 일변하였다.
늙은 마법사는 옷자락을 가다듬었다.
앞섶을 모아 쥔 주름진 손이 미세하게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뒤집어쓴 커다란 로브 틈새로 떨어진 하얗게 세버린 머리카락이 검은 풍경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가?
질문을 던진 구체는 자신을 감싼 검은 껍질을 벗어내며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모했다.
 
입이 찢겨 표정을 알 수 없게 된 괴물의 모습으로 읊조렸다.
누구든 홀려낼 세치 혀인가?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버린 사내의 모습으로 속삭였다.
가려진 것을 찾아낼 눈인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을 가진 소년의 모습으로 소리쳤다.
절대 마르지 않는 힘인가?
 
내 힘을 받아들여라, 그리고 나를 인도해라.
텅 비어버린 네놈의 그릇을 나의 힘으로 가득 채워라.
 
늙은 마법사는 온몸을 감싸며 스며드는 악한 기운을 떨쳐내고 상대를 바라봤다.
 
"보통 어리석은 자가 아니고서야 대가 없는 강함을 믿지는 않을 테지. 그리고..."
"비어버린 것은 이미 다른 것으로 채웠다네."
 
이리도 쉬운 길을 거부하다니 이놈이고 저놈이고 잔꾀나 부리고 있는 모양새구나.
그렇다면 널 채운 것은 무엇인가?
 
"지금은 작고 무딘 칼날에 대한 믿음일세."
 
고작 그따위 것을 믿고 스스로를 팔아 진실을 가렸는가?
어리석구나, 너는 그 작은 칼날이 나와 그녀에게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글쎄... 처음은 무딘 쇳덩이에 불과하겠지, 허나 벼려지고 갈려나가며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것이 칼의 진가가 아니겠는가."
"많은 인연과 만나고 부딪힐걸세, 나란히 서기도 하고 맞서 싸우기도 하겠지, 그런 인연들이 칼날을 단련시킬 모루가 될 걸세."
"그래, 지금 우리의 만남도 언젠가 칼날에게 닿을지도 모를 일이지."
 
넌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의 힘을 취하지 않은 오늘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선택은 틀리지 않을 걸세."
 
의연한 표정의 늙은 마법사를 뒤로 한 채 칠흑빛의 구체는 사라졌다.
자신을 압박하던 검은 기운이 사라지자 차올랐던 숨이 터져 나왔다.
 
"놓아주었군..."
 
곧 늙은 마법사도 짧은 빛의 점멸과 함께 사라졌다.
둘의 대화로 소란해진 대지에는 잠시의 적막이 찾아왔으나, 이내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들이 칠흑빛의 대지를 물들여갔다.

이슬을 감춘 자
 
어느 공간.
늙은 자와 젊은 자, 그리고 어린 자 세 명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그 세 명은 나이 차이만큼이나 모습이 달랐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서로 닮은 듯했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이내 젊은 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하하. 이거 색다른 경험인데? 내가 나와 대면하다니."
 
그 말에 늙은 자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게 말일세. 기억으로 구현한 나와의 대화라니, 이건 나로서도 낯설고 신비롭군."
"내가 해놓고 내가 낯설면 어쩌자는 거야? 이상해."
 
어린 자의 퉁명스런 말투에 젊은 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이상한 건가? 음... 아니야. 이런 상황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테니, 낯선 게 맞아."
 
그 말에 대답하지 않은 어린 자는 한동안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따라가자 보이는 것은 수많은 공간이 뒤엉켜 있는 공간이었다.
그 불안정한 차원의 끝자락은... 당장에도 누군가가 넘어올 것처럼 넘실거리고 있었다.
 
"흥. 그래서. 이제 뭘 할거라고?"
 
어린 자의 말에 젊은 자가 말했다.
 
"기다려야지."
"누굴?"
"그를."
"누가?"
 
젊은 자와 늙은 자가 서로 바라보고는 동시에 대답했다.
 
"네가."
"자네가."
"......"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어린 자는 이내 분한 듯 말했다.
 
"뭐야! 나만 이렇게 땅꼬마로 만들어 놓고서 가장 어려운 걸 하라는 거야?"
 
하지만 젊은 자는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당연하지 않아? 나와, 저 늙은 나는 다른 곳에서 할 일이 있으니까."
"으으...!"
"그러니 결국 이곳을 지킬 사람은 너밖에 없지. 응? 너라고 하니 이상하군. 너도 결국 난데 말이야."
"시끄러워! 처음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란 거는 알고 있었으니까!"
"하하. 역시 나군. 이미 다 알고 있었잖아?"
 
젊은 자의 말에 어린 남자가 달려 드려는 찰나, 늙은 자가 손을 들어 둘을 제지했다.
 
"모두 그만하게나. 이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네."
"......"
"......"
"그래, 나도 알아! 그러니까 이제 길을 만들고 그 녀석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잖아!"
"맞네. 아마... 쉽지 않을 게야."
 
늙은 자의 말에 어린 자가 괜히 발끈했다.
 
"쉽지 않아? 그건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설마 나야?"
"자네가 나니까 결국 나에게 하는 말이겠군."
"뭐야, 그럼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거야?"
"...그럴지도 모르겠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오롯이 다른 이들의 몫이니 말일세."
 
어린 자가 몸을 둥실 떠올렸다. 마법처럼 둥실 뜬 모습에도 다른 둘은 놀라지 않았다.
 
"흐응... 내 준비가 미덥지 못하단 거야?"
"준비는 완벽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하지만, 저 늙은 나는 걱정이 많아 보이는데?"
 
그 말에 늙은 자는 침묵하더니 이내 말했다.
 
"우리가 마주해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알지 않나?"
 
다른 둘이 동시에 대답했다.
 
"알지."
"알아."
 
잠시간의 침묵.
사실 그들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나였으니까.
 
내가 이렇게 소리를 내어 이야기하는 이유는 계획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는 핑계였지만,
사실은 거대한 힘 앞에 초라한 자신이 느낄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내가 말했다.
 
"톱니바퀴의 틀은... 이제야 완성되었네."
"이제 우리가 기다리는, 그 운명의 톱니바퀴를 끼우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 톱니바퀴가 어떤 운명을 향해 맞춰 돌아갈지..."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빛의 여인
 
“그분이야말로 태초의 빛
모든 우주의 진실된 주인,
만물의 근원이자… 위대한 의지”
 
여인은 수없이 되뇌었던 말을 다시금 곱씹었다.
온 세상이 혼탁한 기운에 물들어 태초의 빛을 잃어갈 때에도
근원을 알 수 없는 부정한 기운이 먹물처럼 번져갈 때에도
여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저버리지 않았다.
 
마침내, 여인은 기나긴 헤매임 끝에 오랜 숙원을 해결할 자그마한 실마리를 찾았다.
 
'염원한 바를 이루기 위해선 그자를 통해야 할지니...'
 
여인은 황금의 형상을 띈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서서히 날아올랐다.
지나간 자리마다 황금빛 물결이 새겨졌으며 온 천지가 찬란하게 빛났다.
 
여인은 상공의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봤다.
하늘과 맞닿을 만큼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사방이 안개에 뒤덮여 시야가 뿌옇게 변해왔지만, 여인은 단번에 직감할 수 있었다.
자신이 찾는 자가 그곳에 있다는 걸.
 
"저자로구나. 이 땅의 가장 지혜로운 마법사라 불리는 자가..."
 
여인은 이전보다 몸을 낮춰 낮게 이동했다. 
희뿌연 안개 사이로 꼿꼿이 서 있는 자가 시선 끝에 들어왔다.
여인은 자신의 염원이 끝내 현현하리란 예감이 들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지역

기억의 도서관
 
차원의 경계 어딘가 존재하는 도서관.
누군가의 강력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목적을 잃고 방황 중인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해 준비된 장소다.
거대한 천칭이 도서관의 중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별빛으로 쓰인 신비로운 책들이 부유한 채 그 주위를 메우고 있다.
현재 하나의 존재를 반겨주기 위해 예비된 사서만이 남아 도서관을 관리 중이다.

7계 - 기억의 도서관
 
차원의 경계에서 떠돌던 바하이트가 알 수 없는 마력을 따라 한 공간에 흘러 들어오게 된다.
공간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든 장소로 보였고, 그 안은 별자리로 수놓아진 책들로 가득 차있었다.

6계 - 잠들지 못하는 죄악의 지옥
 
명계에 속하지 못하고, 현세에도 속하지 못하는 죽지 못한 자들이 떠도는 곳 잠들지 못하는 죄악의 지옥.
태초의 공포이자 불경한 자, 모로스는 늙은 마법사가 말한 자를 기다리고 있다.
감히 살아있는 생명체가 자신이 다스리는 곳에 올 수 있을지 기대하며...

5계 - 명계
 
명계의 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모든 귀신이 머무르는 곳.
명계의 달이라 부르는 붉은 달 아래에 문의 주인이 묵묵히 서 있다.
긴 시간을 통과해 자신을 찾아올 누군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4계 - 마계
 
그대는 멸망한 세상을 본 적이 있는가?
풀 한 포기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진 땅. 웃음기 하나 찾아볼 수 없이 피폐해진 사람들.
그 중 가장 버티기 힘든 것은 향할 목적지를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일 테니.
세상의 끝에서 심연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3계 - 천계
 
불의 숨에 억압된 하늘은 원래부터 붉은 듯하였고
그렇게 만든 자는 모순적이게도 그 하늘이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제 죽음을 각오한 폭군은, 마침내 자신이 바라는 바를 모두 이루고 한 줌의 재로 돌아갔으나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이 남아 있었다.

2계 - 아라드
 
종말의 운명으로부터 '이슬'을 지키기 위해, 늙은 마법사는 많은 존재와 만났다.
누군가 탐하고, 누군가는 지키려 하는 '이슬'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마법사가 남긴 질문과 함께 펼쳐진 기억의 책 속에는 메마른 사막의 모래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1계 - 하늘 아래 첫 번째 세계
 
마침내 지켜야 할 이를 찾았다. 
그리고 반드시 지켜내기 위해, 아직 힘이 필요했다.
힘의 실마리를 찾아 향한 다음 책에 안개로 뒤덮여있는 신비로운 공간이 펼쳐져 있다.

0계 - 뒤집힌 멸망의 세계
 
단단하게 봉인되었던 책이 모습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목표를 손에 쥐었지만,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이 남아있었다.
공허하고, 모든 것이 뒤집힌 세계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퍼스트 서버 대비 변경사항
· 직업별 전용 대사
· 사령술사 캐릭터의 일부 대사가 컨셉에 맞춰 변경되었습니다.
· 기억의 도서관 중앙에 위치한 '천구의 오브젝트'를 통해서 던파 크로니클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 던파 크로니클 시즌 12에 일부 내용이 추가됩니다.
· 퀘스트 진행 중 니알리 대사 아이콘의 오류가 수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