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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회합

스토리

 

 

마계 회합(The Evildom Gathering)


론의 서신
친애하는 케이트.
 
최근 센트럴파크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더군.
우리는 오래전에 커다란 폭풍을 보내기 위해서 많은 약속을 했었고, 지금까지 이를 지키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쓰고 있었지.
그것이야말로 이 세계를 안정시키고 균형을 맞추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근래에 그대가 머무는 센트럴파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네.
처음에는 잡음이라 생각했던 것이 점점 거세지더니 이 세계의 균형을 무너트릴 정도로 커다란 폭풍이 몰아쳤다고 하더군.
폭풍은 많은 이야기를 실어 날렸다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그대가 거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네.
 
좋든 싫든 이런 이야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지.
이미 많은 세력이 이를 핑계로 움직이려고 하고 있기도 하네.
과거에 있었던 회합 이후로 경직된 세력을 재편하고 싶어 하는 속셈일 게야.
다시 한번 이 세계에 커다란 폭풍이 불어올 조짐이 보이는 것이지.
 
더 큰 혼란이 일어나기 전에 회합을 제안하려고 하네.
과거에 회합에 참가했던 자들과 새롭게 힘을 보탤 수 있는 자들을 모을 것이야.
새롭게 일어난 커다란 폭풍을 잠재우고 새롭게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자리가 되겠지.
 
그대를 책망할 생각은 없네. 그리고 그대가 거둔 아이들을 문책할 생각도 없네.
하지만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대와 할렘을 헤집어 놓은 그 아이의 해명이 없어서 되겠나?
 
자네도 그 아이와 함께 서클메이지를 이끄는 자로서 참가해주면 좋겠군.
가급적이면 이스트 할렘에 묶여 있는 야수들이 뛰쳐나오기 전에 말이야.
그럼 기쁜 마음으로 스타디움에서 기다리고 있겠네.
 
- 경애하는 마음을 담아, 공허의 론.

 

 

칙사 워크맨(Workman, the envoy) [카쉬파]

그분은 신이다. 구원자이며, 신앙이다.
세상을 구원할 신으로서 신세를 열 것이라.
 
나는 그분의 사도로서, 내리는 말씀을 전하노니.
이는 진리요. 모두 그분의 뜻대로 이다.
 
허나 그분께서 능히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으되 찬양하는 이가 없고,
어둠 속을 떠돌되 임하여 뜻을 이룰 곳이 없노라 하니.
우리가 스스로 그분을 영광되게 할 것과 거하고 안식할 곳을 새로이 만들자 하니.
 
그분이 행하고자 하면, 나로써 이루어질 것이요.
행하고자 함에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나로써 소멸할 것이다.
 
이 앞에 닥친 고난도, 고난을 몰고 온 폭풍조차도 막아내리라.
그분의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하게 할 것이니.
이곳에서 끝을 맺을 것이요. 이곳에 피를 흘리고 새로운 성지로 삼을 것이라.
 
모든 것이 끝나면 그분의 왼쪽에 서서 신세의 시작을 지켜보며 기록할지니.
앞으로의 긴 여정에 발맞추리라.
이로써 시작부터 이제까지 모든 것이 기억되게 하리라.
그리고 이 모두를 기록해 신세가 도래하는 날에 성서로써 전할 것이로다.
 
'검은 눈'을 위하여.

 

 

침묵의 세르게이(Wordless Sergey) [카쉬파]

스승의 말이 옳았다.
그분을 따르고 나는 '구원받았다.'
배고픔에서 벗어났고, 하나뿐인 누이를 죽인 원수의 가죽을 벗길 수 있었다.
저속한 놈들을 찢어 버리고, 그 위에 죽은 동료의 비석을 세울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스승에게 전해 받은 '그분의 말씀'대로다.
 
말 그대로 진리요.
말 그대로 구원이로다.
 
이 내가 받은 것을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니,
고통은 고통으로써 덜어 줄 것이고, 슬픔은 슬픔으로써 거둘 것이다.
모두가 어둠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타락하고 있음에,
이를 도울 것은 앞서 구원받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 큰 것을 필요로 하는 '그분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혀의 뿌리까지 뽑혀나가는 고통을 받았지만 괜찮았다.
이 모든 것은 진리로 가기 위한 고행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거대한 힘을 얻었으니.
말 그대로 거대한 깨달음과 구원을 얻게 되었으니!
 
여태껏 그랬던 것처럼 스승이 밟은 길을 따라 밟을 것이다.
'그분의 말씀'으로 빚은 스승의 성서에 따라갈 것이다.
그 앞에 고난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정신해방자 케파도나(Kepadonia, the soul liberator) [카쉬파]
또 하나의 마을을 찾아냈다. 
우리가 올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어설프게 무장하고 옹기종기 모여든다.
겨우 저따위 걸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니, 웃기지도 않는군.
모두가 움직일 필요는 없다. 가끔은 혼자서 노는 것도 좋겠지.
 
놈들의 안으로 뛰어 들어가 사정없이 찢고 부순다.
예고 없는 공격에 당황한 놈들은 우두머리를 불러들인다.
단숨에 달려가 우두머리의 숨통을 끊어 놓는다.
붉은 액체가 흘러내려 몸을 씻어낸다.
 
'피에 굶주린 귀신의 재림'
 
우두머리의 끔찍한 죽음을 본 놈들은 공포에 빠져 전의를 잃어버린다. 
다음은 쉽다. 살육이다.
죽음의 공포에 굴복한 놈들에게 차례로 안식을 준다.
고통에 찬 비명이 하늘을 메우고, 바닥을 적신다.
 
두 손으로 만들어낸 광경에 잠시 취해있노라면,
뒤따라 들어온 부하들이 살아남은 놈들을 모아 앞에 무릎 꿇린다.
공포, 불안, 체념. 눈 하나하나에 박혀있는 감정! 
보고 있으면 온몸을 타고 오르는 희열을 주체할 수가 없다.
 
참을 수 없어. 당장 맛보고 싶어.
어서 나를 바라봐.
너희는 나를 원하게 될 거야. 그리고 모든 것을 바치겠지.
영혼과 피 모두를. 나를 위해.

 

 

니우, 더 체이서 (Niu, the Chaser) [수호자들]
모두 내 탓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이의 손을 잡아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위험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들어주지 못했다.
분명히 그 아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을 텐데 외면했다.
그 결과 괴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그 아이의 손을 잡아 줄 것이다.
앞을 막아서는 것이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
살아남기 위해 처음 창을 들었던 그때처럼.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힘에 눈을 뜬 그때처럼.
이제는 모두가 아닌, 이 아이 하나를 위해서 일어설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미안해, 파이. 이제 내가 지켜줄게.

 

 

서모너 룸(Ruhm, the summoner) [서클메이지]
검은 구름이 세상을 덮고, 많은 이들이 희생당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서클메이지에 몸을 담았으나.
아직도 길은 멀고, 빛은 보이지 않고 있지요.
 
수많은 동료가 지쳐서 떠나갔습니다.
어떤 이는 새로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떠나갔으며,
어떤 이는 힘겨운 길 위에서 좌절하여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은 모두 같았습니다.
지금은 숨겨져 있지만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순간이 왔을 때,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버리지 않고 남겨 놓은 선의가 다시 자라날 것입니다.
 
누구는 미련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또 다른 누구는 손가락질하며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믿고 있으며, 그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그러니 위대한 전사 바르카여, 친우로서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어주시오.

 

 

전사 바르카(Barca, the Warrior) [서클메이지]
바르카는 타고난 전사다.
강인한 육체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투 감각은 그를 항상 승리로 이끌었다.
그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 적들의 사기는 떨어졌고, 아군의 기세는 드높아졌다.
전사들은 전투에 나설 때마다 바르카와 같은 강인한 육체와 불굴의 정신이 자신에게 깃들기를 바라며, 그의 이름을 부르짖기도 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강함. 하지만 그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항상 자신을 능가하는 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었으며, 그때를 대비해서 단련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만큼 그의 육체와 정신은 더욱더 단단해져 갔다.
 
여느 때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단련을 하던 바르카에게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세계가 아닌 공간을 초월해 이계에서 전해져 온 목소리.
꾸밈없는 순수한 열정이 담긴 목소리는 바르카의 마음을 움직였다.
목소리의 부름에 응한 바르카가 마주한 것은 피와 전투로 가득 찬 마계였다.
하루도 쉴 날이 없이 비명이 끊이지 않았고, 이계에서 올라탄 존재들이 활개 치는 곳!
자신이 믿었던 것이 맞았다. 더 강한 적은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부른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을 전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바르카는 오랜만에 피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자신을 부른 자의 손을 맞잡았다.
 
그의 이름은 서모너 '룸'.
이제부터 함께 피의 전장을 헤쳐나갈 둘도 없는 친우였다.

 

 

이키 더 비키(Ikki, The Vikki) [고대 도서관]
"휘~호~ 휘후리호~"
"노래 부르지 말고 집중해. 제대로 점검했는지 내가 확인할 거야."
"아이, 알았다니까! 잔소리할 거면 저리 가 있어, 람!"
암튼, 목소리 큰 거로는 고대 도서관 1등입니다. 떵떵거리는 만큼 일도 완벽히 처리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가열로 안에 쏙 들어가고도 남는 저 작은 몸뚱이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번 회합에선 절대 실수하면 안 돼."
"이번 기계는 진짜 제대로라니까. 볼래? 이름하여 MK-ll!"
"MK-ll?"
"응! 저번 회합에 썼던 MK-l을 새롭게 개조한 거야. 멋있지?"
"MK가 무슨 뜻인진 알아?"
이키의 붉은 눈동자가 금방 흔들리며 허공을 훑습니다. 참 알기 쉬운 녀석이에요.
MK의 숨은 뜻 같은 거,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이키 녀석이 깊게 고민해서 지은 이름일 리도 없죠. 
"…너 좀 조용히 해!"
전 아무 말 안 했습니다.
"뜻 같은 게 뭐가 중요해? 멋지기만 하면 됐지. 필요하면 가져다 붙이면 돼. MK는… 그러니까… 어어…"
"내가 지어줄까?"
"내가 지을 거거든? 너 자꾸 그렇게 까불면…"
벌떡 일어난 이키가 쿵쿵대며 다가옵니다. 손에 공구를 들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피하는 게 상책이겠네요.
"개구리로 만들어 버린다!"
개구리가 되는 것은 꽤나 괴로운 일입니다만, 지금의 저는 개구리가 되어서라도 회합장에 쫓아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디 이번 회합에서는 저 큰 기계를 꺼낼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길, 부디 고대 도서관의 모두가 다치는 일 없이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스밀라(Smila) [세컨드 팩트]
기억하라! 소환의 길을 걷는 아이들아!
부름에 응하지 않는 미물에 너의 자비를 베풀지 말고,
생의 기쁨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희생을 서슴지 말거라.
 
휘둘러라! 지배의 고리를 가진 아이들아!
너 외의 생을 가여워 말고, 너 외의 화를 두려워 말며
너 외의 죄를 용서치 말고, 너 외의 벌을 용납치 말거라.
 
일어서라! 정령의 혼을 씹어 삼킨 아이들아!
이제 다가오는 회합의 날,
굶주린 너희를 위한 만찬이 준비되었으니
어린 정령의 목을 물어 너희의 목을 축여주마.
 
비명을 토하거라! 고통에 울부짖거라!
오직 죽음으로 네 쓸모를 다 하거라!
위선자의 더러운 심장에 손톱을 박아 넣는 아이에게
다시, 세컨드 팩트가 약속한 절대적인 힘이 찾아갈지어다!

 

 

돌아온 레이진(Returning Laygin) [테라코타]
그날, 모두가 잠든 밤.
테라코타의 수장, 아이리스의 방에서는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깨끗하게 손질된 마레리트는 델라리온의 빛을 머금고 있었고, 보랏빛 천이 깔린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찻잔이 놓여 있었다. 
찻잔 속에 띄운 꽃잎의 천천히 피어날 무렵, 방을 비추는 촛불을 흔들며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아이리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방문자를 불러들였다. 태연하게 모습을 드러낸 방문자는 짙은 녹색의 로브를 두른 앳된 모습의 레이진이었다.
"당신이 좋아하는 차를 준비해 두었답니다."
"…아니요. 여기에서 말씀드리죠."
자리를 권하며 웃음 짓던 테라코타 수장의 표정이 아주 묘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레이진은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테라코타를 잠시 떠나야겠어요."
"그것이 당신의 결정인가요?"
레이진은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시선을 받은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이진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미 답을 받았기 때문이다.
레이진은 쓸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작별이 끝났다. 말없이 보내 줌은 그녀의 마지막 배웅일 것이라. 
"…끝내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군요."
"당신은… 더는 아이리스 님이 아니시니까요."
아이리스는 대꾸하지 않았다. 이것이 레이진이 기억하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홀린 듯 그때 그 장소를 찾은 레이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은 비어있었다. 보랏빛 천이 깔린 테이블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초는 녹은 채로 촛대에 눌어붙어 있었다.
이제 그녀는 없다. 아니, 그때에도 없었다.
'애초에 그 무엇도 아니었지.'
답을 찾기 위해 초월을 이루려고 했다. 무한하게 이어지는 초월의 세계에서 진리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찾아낸 것은 지독하게 차가운 현실이었다.
'누구를 위한 테라코타란 말인가?'
또다시 도래한 회합.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에서 같은 상황을 맞이한 나는 어찌해야 하는 걸까?
어쩌면 그녀도 자신과 같이 어떠한 답도 찾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저도 그녀처럼 무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요. 그것이 당신의 계획이라면."
듣는 이는 없지만, 누가 듣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중얼거린 레이진은 허공을 잠시 노려보고는 자리를 떠난다.
그때, 이 자리에 있었던 그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