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 서로의 끝이 되어버린 밤 -글쓴이 지음
피로 물든 들판 위에서
두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눈빛은 이미 짐승을 넘어
서로를 찢어야만 숨 쉴수 있는
야차가 되어 있었다.
살점이 부딪히고
숨이 갈라지고
의미 없는 승부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
나는 멀찍이 서서
그들의 이름을 떠올려 보려 했지만
이미 그 이름들은
칼날에 깎여 나간 지 오래였다.
누가이겨도
남는 것은 없을 텐데
누가 쓰러져도
끝나는 것은 아닐 텐데
왜 저리도 필사적으로
서로의 마지막을 원할까
바람이 묻는다.
이 싸움의 이유를
그러나 대답 대신
또 한 번
살이 찢어지는 소리만이
허공에 흩어진다.
아,참으로
가엾고도 헛된 일이다
죽을 때까지 싸워 얻는 것이
고작 서로의 죽음이라니
나는 끝내 눈을 감는다
이 비극을 더는
지켜볼 용기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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