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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저는 솔직히 디레지에도 천해천도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충분히 보입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던파가 가장 먼저 소통할 부분일까요? (2)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장 큰 문제가 눈에 뻔히 보이지 않습니까? 지금 던파 제작진과 유저들의 관계는 괜찮습니까?


 안녕하세요. 던파를 오래토록 라이트하게 즐겨온 한 유저입니다. 최근에 들어 오래 즐겨온 게임이 많이 아픈 것 같아서, 주제넘게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담아 한 마디 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최근 2번에 걸친 던파의 소통 방송이 던파 제작진의 의도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제작진이 파밍과 레이드를 향해 어떤 지향점을 갖고 그 지향점을 구현하고자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또 어째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는지도 대충 알 것 같습니다. 일단 파밍도 레이드도 정답이 있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가벼운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100제 시즌의 파밍 방식을 좋아하고(검은 연옥 제외), 그 이전 시즌의 파밍은 불호, 성장 시즌도 불호에 가깝습니다. 중천 시즌 역시 저와 결이 맞았기에 제작진이 저와 바라보는 곳이 비슷하다고 느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해당 시즌 파밍 구조는 성장 시즌에서의 단점을 극복하고 100제 시즌의 장점을 더 살리는 의도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천해천은 그럼에도 부족했던 중천시즌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나왔다고는 생각합니다.


 조금 더 풀어서 쓰자면, 저는 끝까지 도달하려면 아주 길어질 파밍 기간을 어떻게 하면 덜 지루해하고 덜 부담스러워할지를 제작진이 잘 고민하고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중천 시즌에서는 아마 더 포인트가 더 높아진 세트로 갈아타며(마치 파밍 중간 과정에서 꾸준히 세트를 바꾸던 100제 시즌처럼) 계속해서 신선함을 느끼라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이 파밍을 더 쉽게 만들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항아리와 결과적으로 상충하거나(심지어 항아리 자체가 불쾌감도 줌) 세트 간 밸런싱 실패로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초에 이러한 설계 자체가 하나의 세트만 저격하고 싶은 사람 입장에선 반갑지 않을 수도 있긴 합니다.)


 소통 방송이나 분석 영상을 확인해봤을 때, 그 다음 시즌인 천해천은 중천이 지향했던 바는 유지하되 중천에서 나타난 문제를 극복해보려는 고민이 충분히 들어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물론 천해천도 서약이 사실상 세트라는 제약이 걸린 무기와 같다는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주된 의도와 그 의도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일관성 있게 확인은 된다는 것입니다. 


 레이드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디레지에 레이드도 그 설계 의도가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Tab키는 꾸준히 레이드에서 다양한 몬스터의 다양한 패턴 모두를 외워야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존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기조를 유지하거나 Tab키의 효과를 점점 더 크게 해준다는 것은 레이드의 진입장벽을 허물고하고 싶어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레지에는 특히나 더 그러한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기에 Tab키의 효과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레이드 클리어 시 크나큰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는 레이드 위주 RPG의 숙명과 충돌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Tab키 응용만 제대로 이해하면 다양한 패턴을 세세히 알 필요는 없게 하겠다는 지향점과 그럼에도 최신 레이드는 엔드 콘텐츠로서 큰 어려움(주로 복잡한 패턴, 빡딜 구간)을 극복했다는 성취감을 제공해야한다는 지향점이 제대로 융화되었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저 둘이 잘못 융화되어 컷은 더럽게 높은데 그 컷을 맞추는 노력에 비해 공략은 비교적 단순해서(Tab키 위주이기에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재미가 적은, 그러한 레이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역시 어쨌든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까운 시도였지만, 의도와 노력 자체는 일관적으로 확인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다수 유저들은 어째서 완화라는 근본적인 방향성, 어찌 보면 유저 친화적인 방향성을 알아주지 않고, 알더라도 반가워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 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당장 유저들의 반응만 보면 답이 있습니다. 유저들은 천해천이 계시 팔이 시즌 2라고 비판합니다. 유저들은 공략은 단순하지만 컷이 높은 디레지에 레이드를 두고 더 대충 만들고도 내 돈을 더 많이 빨아가려고 한다고 비판합니다. 이처럼 애초에 유저들은 제작진의 의도를 헤아릴 만큼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제작진이 자신들을 ATM쯤으로 취급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완화가 유저 배려가 아니라 다른 상품 팔아먹으려는 포석으로서 해석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역시도 오래된 행보, 역사로 인한 결과입니다. 유저들은 오랫동안 던파 제작진이 벌인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경험하며, 그들이 언제든 자신들을 배신할 수 있다는 의심을 길러 왔습니다. 약믿, 리셋, 소통 부재, 궁댕이맨, 파업 등으로 유저들은 배신감을 느껴왔고, 그렇게 쌓인 배신감은 이미 개발진의 의도를 곡해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글에서 꾸준히 이야기 해왔는데, 우리는 누군가의 행보를 지켜보며 그 의도를 점점 더 선명하게 추측하곤 합니다. 지금까지 던파의 사건 사고를 봐온 유저들은 던파가 유저에 관해서 무신경하거나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고 추측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던파는 그로 인한 불만이 터질 때마다 디렉터, 시즌-파밍방식, 레이드를 바꿔오며 대처해왔습니다. 그러나 작년의 파업을 겪으며 유저들은 그 문제의 실체가 전체 직원들의 태도와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즉 디렉터, 파밍, 레이드가 개선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즉 단순히 재밌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느낀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소비자 따위는 알바가 아니라는 직원들이 모여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서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이 상처는 직원들의 태도 변화를 눈으로서 확인하고 약속받지 않는 이상 회복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유저들의 목소리는 못된 소비자의 막무가내 갑질이 아닌, 지난 상처로 인한 호소라는 것입니다. 던파라는 세계이자 공간에서 그 세계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공급받는 사람들이 똑바로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그 공간과 공간의 제공자를 향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 방식 중 하나가 소통입니다. 이번 소통이 실패한 이유는 뻔합니다. 제작진은 소통을 제품을 설명하는 수단으로서 이해했기 때문이고, 유저는 소통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깨닫고 유저의 눈높이에서 진짜 소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제넘게, 어찌 보면 누구나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뻔한 이야기를 했는데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까지 이 자리에 모여 시간을 써가며 비난, 비판이라도 하는 사람들은 사실 배신당한 아픔과 그럼에도 기대하는 마음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아직은 애증의 단계인 사람으로서 결국 던파와 화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옆 동네 버섯 게임도 결국 화해의 과정을 잘만 걷고 있지 않습니까... 그 긴 시간을 버티고 남아 있는 사람들을 매정히도 배신하지는 말라는 간절한 의도를 담아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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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115
  • 몰입해
  • 진(眞) 검귀 힐더 아라드상류층

    모험단Lv.42 하고해

일부 아바타는 게임과 다르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