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 왜 악연 출시는 던파 유저들을 떠나게 했는가?....txt (28)
악연은 시즌 후반부의 흉흉한 민심을 반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해야 할 레이드는
켜켜이 쌓인 피로와 분노의 쓰레기 더미 위에 던져진 담배꽁초마냥
고약한 악취를 풍기며 시즌의 마지막 장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디레지에와의 악연을 끊는 레이드가 아니라, 박종민 디렉터와의 악연을 끊게 만드는 레이드.
던전앤파이터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유저로서
유저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를 정리하여
향후 던전앤파이터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시작점: 지나치게 높은 스펙 요구치
게임사가 제시하는 악연 권장 명성은 81799.
태거시 3조율 13강 / 3태초 8에픽 11고유 / 올 10증 / 흑아 3부위 / 3잠식 / 1억 골드가 넘는 마법부여 제외 최종 마법부여를 다 했을 때에야 겨우 달성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악연 1주차 기준 무기 3조율은 행운의 영역이니,
11증 이상의 시즌 스펙업이 완료된 캐릭터들이나 일반적으로 달성하는 명성.
물론 이렇게 높게 잡힌 권장 명성이 아무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유저들의 대다수는 명성컷으로 구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던담컷으로 구인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던담컷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1주차 가장 일반적인 공대의 던담컷은 400 / 680 이었고,
380 / 660 정도가 볼 수 있는 가장 낮은 스펙의 공팟이었으며
그보다 낮은 스펙의 공대는 숙련자들을 따로 모아 진행하는 방송이나 고정팟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직업들은, 어떤 세트들은, 위의 조건들을 다 만족하고도 던담컷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만약 악연이 낮은 스펙 요구치로 출시되었다면
진행 방식 변경을 제외한 패턴 추가가 단 하나 뿐이고 지나친 기존 리소스 재활용인데 몇개월동안 개발한게 이게 전부냐
if 스토리라고 홍보했으면서 정작 그 스토리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 있냐
신규 패턴도 아니고 헤딩 때나 보다가 이제 스펙업해서 볼 일 없던 기존 패턴들을 더 스펙업해서 보러 가라는게 플레이 감성이 맞냐 등
컨텐츠 자체의 짜임새에 대한 불만과 개발 역량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을지언정
지금과 같은 분노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즌을 거쳐오며 쌓인 피로감과 납득할 수 없는 불만사항들이 사라지진 않았겠지만
지금처럼 악연이 기폭제로 그 불만사항들을 성토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왜 이렇게나 높은 스펙컷으로 악연을 출시했나를 유추해보면
유저들이 성장을 멈추는 것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이 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래서 이제 뭐함?"으로 이탈되는 유저들을 막기 위해서도, 게임사의 매출을 위해서도
RPG 게임에서 성장 동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고
바로 직전 시즌 성장 동기를 잃고 주차한 유저들이 어떤 문제를 만드는지 경험한 던전앤파이터가 이 부분에 강박적인 집착을 가지는 것을 공감하진 못하여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언제나 그렇듯 모든 문제를 한 번에 다 해결해주는 딸기맛 감기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종 컨텐츠의 높은 스펙컷과 거기에서 밖에 얻을 수 없는 보상들은 분명 강력한 성장 동기입니다.
그로 인해 실제로 플래티넘 크리쳐와 흑아 변환서, 마법부여 등
스펙업 아이템들의 가격은 악연 출시 이후로 급등했습니다.
플래티넘 크리쳐 가격 8700ㅋㅋㅋㅋ 칠흑 흑아 1억 2000만골ㅋㅋㅋㅋㅋㅋ 억까들 컷!!!!
깔깔깔 악연 대성공~~~~@@@@
망겜충분탕접숭족 꺼지쇼 갓종민 1승 추가욧~~~!!!! 같은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성장 동기가 강력한 만큼
그 성장 과정에서 유저들이 겪는 스트레스 역시 과중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장 위에 적은 스펙업 요소들 가격의 폭등은 유저들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인 부담의 폭증입니다.
이는 디렉터가 재화 수급 던전의 가치를 박살내며 말했던
이제는 누구나 아는 조리돌림의 대상이 된 발언,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시즌"이라는 기조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입니다.
인게임 재화 수급의 방법은 없애고
정작 게임사는 1월에 봉자 이벤트로 인게임 골드를 어마어마하게 생산해놓고서는
골고라이언, 플래티넘 크리쳐가 추가된 갱신으로
게임사가 골드를 생산하고 게임사가 필수에 가까운 주요 스펙업 수단을 판매하는 상황
재화 수급 방법은 적고, 이미 헬 파밍이 거진 완료된 시점에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담을 져야하는 유저들은 생각합니다.
이만큼 스펙업해서 갈 가치가 있는 컨텐츠에요?
악연은 기존 디레지에 레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들이 대부분 개선된 채로 출시되었습니다.
추세에 맞지 않게 한판 한판의 흐름이 너무 길다
→ 성공, 실패와 상관 없이 15분 내외의 플레이 타임
탭의 능력이 너무 과도해 유저가 무엇을 한다는 효능감이 적다
→ 갯수를 제한하여 전략적 사용 유도
패턴을 안하는 것이 공략인 레이드, 패턴을 수행하면 그로기를 얻는다는 보상 체계는 어디에 갔는가?
→ 강제로 진입하자마자 패턴 시작하게 만듦
특정 캐리 파티만 활약하고, 나머지는 밖에서 똥 치우는 접대 레이드냐?
→ 모든 파티가 활약해야 페이즈 클리어(1페이즈), 모두 최종 보스에 모여서 교전(4페이즈)
이러한 부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허나 반대로 말하자면, 악연은 기존 디레지에 레이드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 외에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전투 경험을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레이드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런 악연이 현금 몇만원, 몇십만원 어치의 스펙업을 하며 도전할 가치가 있는 컨텐츠인가요?
당연히 개인마다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에게 흔쾌히 그렇다고 추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개발자 코멘트는 악연을
[도전적인 난이도를 선호하시는 모험가님께서 선택적으로 플레이하는 컨텐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유저들에게 일반적으로 중천 시즌의 결산으로 제공된다고 인식되는
천해천 종결 마법부여 보주가 그 인질로 잡혀있습니다.
그렇기에 상당히 많은 유저들은 띠거움을 감수하고 스펙업 요소를 찾아보기 시작하는데
여기에서 쌓여올려진 불만에 대한 진짜 불씨가 등장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어떤 직업들은, 어떤 세트들은, 위의 조건들을 다 만족하고도 던담컷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어라? 왜?
2. 발화점: 지나치게 높은 스펙 요구치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 불공정
어떤 직업들은, 어떤 세트들은, 위의 조건들을 다 만족하고도 던담컷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떤 직업들은, 어떤 세트들은
그러한 조건들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악연컷을 무난히 넘기고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왜 쟤는 이거밖에 안해도 악연을 가고, 나는 이렇게나 했는데 악연을 못가요?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은 불공정함에 분노해왔습니다.
그런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더더욱 불공정함에 분노합니다.
모든 캐릭터와 아이템 세트의 성능이 동일해야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대부분은 보편적으로 [기준을 가진 차이가 캐릭터의 개성이 되어야한다]에 납득할 수 있습니다.
조작이 어렵거나 유틸이 상대적으로 구린 캐릭터는 강하고
조작이 편하고 유틸이 좋은 캐릭터는 약해야 한다처럼요.
랜덤 파밍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꽝인 세트가 있어야만
1등 세트가 빛난다는 것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작이 어려운 캐릭터는 얼마만큼 강해야하나요?
얼마만큼 꽝인 세트와 1등 세트의 차이가 커야 하나요? 에는
우리는 각각 개별적인 수치 안에서만 납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게임 구직의 기준이 되는 던담컷에서 1등 직업과 꼴등 직업의 격차는 약 33%입니다.
악연이
내 직업이(세트가) 구리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몇만원 몇십만원 돈을 더 들여서 즐길만한 컨텐츠인가요?
불씨가 던져집니다.
이미 헬 파밍과 융합석 파밍이 끝난 캐릭터가
1%의 데미지 상승을 위해 써야하는 골드는 최소 몇 골드일까요?
제 1군 캐릭터를 기준으로 가성비 마법부여 확인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0.1%당 580만 골드가 최소값입니다.
태초 소울+1200만 골드+요기의 잔흔 4000개+경매장에서 변환서를 구매해
목걸이를 흑아로 업그레이드하면 2.61%입니다.
변환서가 저렴한 세트라면 흑아가 가성비겠군요!
아, 물론 그런 세트들은 흑아를 올려도 악연에 가지 못 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말입니다.
제 본캐는 이미 올 12증에 흑아를 한 상태라
1% 스펙업을 위해서는 1억 9천만 골드 이상의 유리스, 디레지에 등 마법부여를 발라야 합니다.
물론 그럴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세트를 황금향에서 칠흑의 정화로 바꾸면 4.77%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이 [기준을 가진 차이가 개성이다]에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각자의 마음 안에 다른 숫자가 적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33%는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장애는 개성이 아닙니다.
현재의 하위권 캐릭터와 하위권 세트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가 이만큼 약해야한다를 장애가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나요?
물론 던담이 아닌 [밸런스 패치의 기준이 되는 내부 지표]에서는 그 격차가 33%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악연 1주차에 던담컷에 질린 유저들이 명성 8.1 이상 공대를 모집해 클리어한 사례도 있듯
실제 캐릭터간 격차는 그정도로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저들이 내부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왜 플래티넘 크리쳐를 출시하며 오브젝트 데미지 밸런스는 다시 조절하지 않았나요? 유저들은 모릅니다.
내부 지표(뭘 참조하는지 모름)에서 오브젝트 세트들이 다 전장의 에이스였나요?
인게임에서 구인구직을 장비 시뮬레이터 데미지가 얼마 나오는지로 하는 파티를 본 적 있으신가요?
설혹 그런 파티가 있더라도 절대 들어가면 안됩니다.
다른 사람의 장비 시뮬을 확인할 방법은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한 화면 공유 말곤 없습니다.
낮은 컷으로 잠입하는 유저들이 무조건 있을겁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지적해온 문제이지만
인게임 명성은 캐릭터의 강함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해 구인 지표로 부적절합니다.
스증을 크게 올려주는 마법부여나 종결 BM, 무기 조율 등의 명성 상승은 지나치게 적고
아바타, 증폭 등의 명성 상승은 지나치게 높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인게임 구인구직은 던담에 기생하게 되었고 문제의 원인으로 게임사도 인지하고 있다
이게 유저들이 알 수 있는 정보의 끝입니다.
솔루션의 타임라인은 어디에 있나요?
정말 장비 시뮬레이터만으로 던담에 기생하는 구인구직 구조를 해결할 수 있나요?
그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인가요?
그렇지 않다면 유저가 느끼는 이 캐릭터 구인구직 난이도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사는 대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소통의 부재.
불씨가 더 커집니다.
게임사가 내부적으로 그 얼마나 캐릭터 밸런스를 황밸로 만들어둔들
유저가 그걸 체감하고 설득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캐릭터들의 실성능이 비슷하다고 생각되지도 않지만
파티 플레이가 핵심인 게임에서
구직 난이도가 천차만별인 것에 실성능은 비슷하니까~하고 넘어갈 유저가 얼마나 있을까요.
세트 밸런스에 대해서는 그나마
최근 이벤트로 태초 악세사리 선택권을 지급하고, 보이드 소울을 추가로 풀어 꼬운 상황을 줄이긴 했으나
악연 이전의 엔드 컨텐츠들에 대해서는 본인이 선택받은 세트를 기반으로
초월, 흑아 등으로 스펙업을 종결하는 것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설계해두고
악연에서는 막상 특정 직업의 경우
1티어 세트를 목표로 초월하지 않았을 때 구인컷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에 납득할 유저가 또 얼마나 있을까요?
아 지금이라도 흑아 풀고 칠흑 초월해야지(X)
쓰레기 게임 삭제할게요(O)
3. 도착점: 유저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지금 던전앤파이터가 겪고 있는 홍역에 대증처방은 간단합니다.
악연의 스펙 요구치를 낮추는 것.
여태 그랬듯 앞으로도 캐릭터와 세트의 무너진 밸런스에도 가장 약한 캐릭터가
지나치게 많은 투자 없이도 엔드 컨텐츠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으나 당장의 불만들을 사그라들게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물론 플래티넘 크리쳐 패키지를 더 팔아야 하는지 몰라도 2주차에는 그러한 조치가 있진 않았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든 불만을 없애는 마법 같은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폭발에는 랜덤 파밍 시즌에 대한 피로감이 배경에
불공정함에 대한 유저들 각각의 감수성이 장작으로 타오르고 있으나
결국 어떻게 조절하든 불공정함에 대한 민감성은 개인마다 다르고, 납득할 수 없는 유저들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적어도 20주년 된 IP에 대한 충성심이 배신당하고
증오를 가진 채 게임을 접지는 않도록
인게임에서 구인 구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전투력 척도를 개발하는 것 자체는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스증에 따른 반영 비율을 변경해 명성을 정상화하든 아예 새로운 지표를 만들든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아무 수치도, 내용도 적어두지 않은 그래프의 나열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캐릭터 밸런스를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유저들을 설득해주기 바랍니다.
천해천 라이브 최악의 시나리오는 박종민 디렉터가 내부 지표를 공개하며 우리 지표 상으로는 그리 불공정하지 않은데…하고 변명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악연의 여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방점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한 죄송함, 사과"가 아니라 이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게임사 자체에서 분석한 이유와 앞으로의 개선안을 어떻게 실현시킬지에 찍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거라는 희망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입니다.
이미 끝나버린 중천에 대해 이야기 할 내용은 이 글에 적은 것 말고도 엄청 많지만
부디 천해천이 중천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시즌이 되기를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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