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로리안의 고객센터 이야기
2018.12.18 15:00 47,774
커뮤니티 모니터링 하던 GM.jpg
그래.
40대 아저씨는 아니지만 나는 뼛속부터 던저씨인 입사 3년차 던파GM 로리안이다.
나를 부를땐 "로리 아님".. 아니, "로리안님"이라고 하면 된다.
제목만 보고 여자 GM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실망한 사람 많겠지?
나도 내가 여자GM이 아니라서 실망했으니까. (응?)
GM 로리안
날씨가 추워서인지,
이제 며칠만 지나면 서른 살이 돼서인지,
입사 3년차 슬럼프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달 갑작스레 매거진에 고객센터에 관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제안서를 올렸다.
안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바로 승인이 났다.
팀장님 숙취 덕분인 것 같다.
피로 회복하시라고 비약 한 사발 드렸다.
피로도 비약을 먹으면 피로도가 더 쌓이는 이유는 뭘까?
흠흠...
아무튼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고객센터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오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허락된 분량이 길지 않기 때문에 대표적인 몇 가지 오해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이 노잼이라 별 반응이 없더라도 나는 전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팀장님, 제발 글자 그대로 읽지 말고 글에 숨은 의미를 읽어주세요.
다리털 수북한 40대 아저씨가 여자인 척 답변한다!?
그래..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맞다. 다만 40대는 아니다, 로리도 아니다.
나 또한 ‘로리안’이란 이름으로 18세의 철부지 아가씨인척 손발이 오그라들게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여자이고 싶어서, 관심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NPC_로리안’에 대한 유저들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고
이를 통해 생각과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로리안’이라는 GM명을 선택한 이유는 그냥 예뻐서다.
실제 GM들의 성비는 남자:여자 비율이 6:4 정도인데,
모든 운영자가 나처럼 ‘컨셉질’ 하는 남자는 아니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끔 1:1 문의로 ‘세리아재’를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하던데
이 사진으로 하나로 모든 오해가 풀리기를… (더는 말하지 않겠..)
#주간회의 #남녀 #같은사람 #다른인물 #세리아가 #세리아재를 #만났을때
운영자는 게임을 하지 않거나 겜알못이다!?
가끔 “운영자도 게임을 합니까?”라는 문의가 접수된다.
이는 실제로 운영자가 게임을 하고 있냐고 묻는 말이 아니라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다'라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데,
13년 동안 서비스된 장수 게임이다 보니 막연하게 플레이만 해선
게임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나도 먹고살기 위해
정말 오랜시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실제 GM 로리안의 일과.jpg
그렇다고 내가 여자친구가 없어서 일주일 내내 숙명의 의지 2000개를 모으며
바쁘게 사는 건 아니니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간절하다.
부디 내년에는 나도 여자친구가 생겼으면….좋겠다.
※ 로리안의 이상형 : 키 작고 나보다 던파를 잘하는 여자
우리는 게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게임 이해도 테스트를 하는데
화면을 통해 공개된 문제는 ‘정답률 90%’에 달했던 문제이니
관심 있는 모험가라면 댓글로 정답을 맞춰보길 바란다.
실제 출제되었던 문제
고객센터의 답변은 모두 매크로 답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실제 답변을 할 때 매크로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면.. 내가봐도 매크로 같아 보이는 답변이 있긴 하다.
동일한 유형의 문의들은 답변 가이드에 맞추어 비슷하게 답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가끔은 문장을 만드는데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OTL..)
여러분도 똑같은 질문을 모두 다른 문장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해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것이다.
hoxy... 손크로 라고 들어 봤나 모르겠다.
이게 대체 무슨 단어인지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정상이다.
고객센터에서 손으로 매크로처럼 빠르게 키보드로 타이핑해서
답변하는 행위를 신조어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 만큼 매크로를 쓰지 않고 직접 답변하고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우리는 모험가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을 그려서 답변해 주거나
직접 펜을 들고 ‘손편지’를 쓰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진짜다..)
물론 모든 답변을 그렇게 할 순 없지만 모험가들과 소통해 보려고
고민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을 본 누군가 1:1문의를 접수하게 된다면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답변에 대한 만족도를 남겨주면 좋겠다.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편집자 주: 로리안님은 마미손 짤을 원했지만 던파는 저작권을 준수합니다)
* * * * *
이상, GM 로리안의 고객센터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모험가분들이 궁금해 할 수도, 궁금해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매거진을 통해 전해드리게 되었는데요,
답변을 통해 비춰지는 GM들의 모습이 약간은 부족하고 어설프게 느껴질때도 있겠지만
모험가 여러분과 같은 생각을 하고 발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센터에 전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솔직하고 따끔하게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최선을 다하는 고객센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