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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란 1장 - 3

던파 메인 스토리를 각색한 팬픽입니다. 글 쪽 지식도 없고 자기만족용인지라 많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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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워진 풍경, 신비로운 분위기. 다시 머크우드에 들어온 모험가였다. 타우 비스트를 해치운 방향으로 이동하던 모험가는 갑자기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보다가 한곳에 고정되는 시선. 그의 고개와 시선이 멈춘 곳은 한 팡고른 나무의 하단이었다. 나무쪽으로 다가가며 누군가를 부르는 모험가. 

 “꼬맹이.”

 나무 하단 팡고리트에서 부름에 의한 반응이 샜다.

 “히익!”

 팡고리트 앞에 도착한 모험가가 몸을 숙여 안쪽을 들여다보자 구석에 숨어있던 토비와 위아래로 눈이 마주쳤다.

 “아, 안녕하세요! 그냥 구경 온거에요.”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며 변명해보는 토비. 그런 토비는 몰랐지만 이미 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모험가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너 그락카락이 어디인지 알고 있냐?”

 “그, 그락카락이요?”

 그락카락을 질문 받은 토비가 긴장한 채 답변했다.

 “어 샤우타님의 영역이란 거 말곤 몰라요 그곳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요 샤우타님은 타우들의 왕이세요. 엄청 무섭게 생겼어요.”

 이미 알고 있던 정보를 열심히 늘어놓는 토비에게 다른 질문을 꺼내는 모험가.

 “그래? 그럼 혹시 지도 같은 건 없어?”

 무난한 대화가 이어지자 긴장이 풀렸는지 토비는 팡고리트에서 나와 다음 질문에 답변했다.

 “숲의 지도요? 그건 키놀님이 선더랜드로 가져갔어요. 아, 키놀님은 100년마다 한 번씩 태어난다는 전설의 알비노 고블린인데요. 번개도 쏘시고 힘도 세시고 엄청 무서워요.”

 “뭐?”

 사실 토비에게 큰 기대가 없던 모험가의 귀에 갑자기 굉장한 증언이 들려왔다. 그렇지만 모험가는 다른 감정들보다 황당함을 먼저 느껴야만 했다.

 ‘근데 이놈은 이런 걸 알려줘도 되는 건가?’

 토비가 서로에게 너무 중요한 내용을 너무 시원하게 까발리자 모험가는 오히려 어이가 없었다. 정황상 지도는 고블린들이 굳이 엘븐 가드를 습격해 가면서 갈취해간 전리품이었을 텐데 그 행방을 너무 쉽게 알게 되었다. 그것도 고블린의 입으로 술술 나왔다. 마을에서 그렇게 고뇌했던 라이너스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지만 어쨌든 호재인 상황. 모험가는 생각을 정리했다.

 “저기.”

 생각하던 중에 토비가 쭈뼛쭈뼛 말을 걸어왔다.

 “지도는 어른들도 키놀 님에게 협박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훔쳐온 거예요.”

 토비가 모험가에게 다른 고블린들을 변호해왔다. 엘븐 가드가 습격당한 일을 알고 있었던 모양. 지도의 행방도 알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타우 비스트를 마주친 모험가의 대처를 떠올린 건지 다른 고블린에 대한 처사가 쉬이 예측된 듯 보였다. 그런 와중에 키놀이 주동자임을 확실히 하는 모습. 생각을 마친 모험가는 토비에게 제안했다.

 “그럼 선더랜드로 데려다 줘. 지도 받고 키놀이란 놈 모가지도 따줄테니까.”

 “저 정말요?”

 키놀을 죽인다는 모험가의 제안에 거부감도 없이 너무 시원하게 받아든 토비는 금방 선더랜드를 향해 안내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모험가는 키놀이라는 놈이 어떻게 살았을지 알만하다고 생각하면서 토비의 안내를 따랐다.

 머크우드를 지나 선더랜드에 들어선 둘. 얼마 안 돼서 모험가의 눈에 본격적인 고블린 부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시를 피해 관찰해보니 오래된 오크통, 물통, 상자 등 생활의 흔적들이 보였는데 만듦새나 방식 같은 것들이 세심한 게 고블린들이 직접 만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원래 있었거나 약탈한 물품으로 보였다.

 ‘벙커도 있네.’

 경계용이나 수비용으로 보이는 벙커도 눈에 띄었다. 나름 부락의 수비까지 생각한 모양새들을 본 모험가는 머크우드 때처럼 모두 피해 가기는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그때 토비가 꾀를 냈다.

 “어른들하고 안 만나려면 이리로 가야되요. 이쪽은 비명초가 되게 많고 번개가 자주 쳐서 어른들은 거의 안 오거든요.”

 “호오. 꽤 하네.”

 “네?”

 모험가의 의중을 깨닫지 못해 되묻는 토비에 모험가는 대답 대신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 모습을 본 토비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 길 안내에 나섰다.

 뒤따라가던 모험가는 속으로 앞에서 길 안내 중인 꼬마 고블린을 재평가했다. 토비의 꾀 자체에 감탄한 것이 아닌 꾀를 낸 이유에서 비롯된 감탄이었다. 모험가가 키놀을 죽여준다고는 했지만 가는 길에 다른 고블린들과 마주치게 되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조금의 피라도 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 자체를 차단하고자 머리를 굴린 토비가 낸 제안이었다. 모험가는 토비를 보며 고블린답지 않은 성격이라 생각했다.. 

 어느새 비명초 군락지에 다다르자 토비가 모험가에게 경고했다.

 “비명초는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잘못 건드리면 가시가 나와서 위험해요.”

 “네 앞가림이나 잘해. 안내는 다하고 죽어야지.”

 “네??”

 피식, 토비의 참견을 일축하고 따라가는 모험가. 확실히 모험가에게는 불필요한 염려였다.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비명초는 모를 수 없는 기본 지식이었다.

 사람 허리만치 올라오는 식물, 비명초. 꼭대기에 달린 꽃을 건드리면 땅에서 가시가 올라와 건드린 대상을 해친다. 이때 가시가 올라올 때 조악한 비명소리가 나는데, 이 때문에 비명초라고 불린다는 말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지금 모험가와 토비가 지나갈 생각인 군락지는 자리한 곳이 그란플로리스인 만큼 퍼진 범위와 크기가 확실히 남달랐다. 이는 어려서 몸집이 작은 토비나 경험 많은 모험가에게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몸을 숨기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쾅’

 오히려 모험가에게 신경 쓰이던 것은 이처럼 간헐적으로 주변에 내려치는 번개였다. 보이는 것만 간헐적이지 소리로만 따지면 다른 곳을 포함해 끊임없이 내려치고 있었다. 키놀의 의도인지 부작용인지는 몰라도 토비가 말했던 알비노 고블린의 능력을 증거하는 현상이었다.

 군락지를 빠져나올 때 쯤 토비가 말했다.

 “이제 곧 키놀님의 거처일 거예요.”

 토비의 말대로면 군락지 주변에 거처를 만든 모양이었다. 이것을 키놀의 꾀로 예상한 모험가는 조금 유쾌해졌다. 키놀의 능력을 생각하면 비명초 군락 정도는 본인의 방해가 되지 않을 터, 반면에 키놀의 적들에게는 자연적인 방어벽으로 작용되어왔을 것이다. 나름의 지략이었겠으나 이번에는 모험가와 토비에 의해 역으로 키놀이 허를 찔리는 모양새가 그려지게 되었다.

 군락지를 빠져나오고 나서 멀리 내다보는 모험가. 시야를 가리는 장해물들 사이로 금방 하얀색 피부의 고블린인 키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숲에서는 유별난 색인 만큼 눈에 쉽게 띄었다. 그런데 키놀의 거처를 조금 더 관찰해본 모험가는 이상을 감지했다.

 “네 말대로 키놀은 있는데⋯ 근데 루가루가 있는데?”

 거처에서 발견된 키놀은 고블린이 아닌 루가루들과 모여있었다. 루가루 역시 고블린처럼 아라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 종족이기에 존재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지만 이 그림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 역시 기본 상식으로 보통의 경우에는 고블린과 루가루는 피식자와 포식자의 관계로 앙숙이었다. 하지만 모험가의 눈에 비친 키놀과 루가루는 싸우기는 커녕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고, 그런 그들 사이에서 싸움으로 번질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

 모험가의 말을 들은 토비가 반문했다.

 “루가루요?”

 되묻는 토비의 얼굴이 공포의 색으로 물들었다.

 “펜릴님이 왔나 봐요! 루가루들은 고블린도 잡아먹지만 키놀님과 펜릴님은 친하거든요. 원래 다른 숲에 사는데 지금 키놀님을 보러 왔나 봐요. 모험가님, 어떡하죠?”

 토비의 말을 들은 모험가는 키놀과 대화하는 보라색 루가루에 눈이 갔다. 키놀처럼 혼자 색이 특이하고 가만 보니 가면의 무늬도 다른 루가루들과 다른 것이 이 놈이 펜릴인 듯 보였다. 토비의 심각한 반응으로 말미암아 펜릴 역시 키놀처럼 고블린 사이에 악명이 자자할 테니 키놀과 친구래도 납득이 되는 모험가였다.

 ‘원래 끼리끼리 노는 거지.’

 격정적인 토비에 비해 생각을 마쳐도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이었던 모험가는 그저 구속구를 조금 매만질 뿐이었다.

 “방해나 마. 슬슬 적응이 되긴 하네.”

 구속구에서 손을 떼고 주저없이 행동을 개시한 모험가는 바로 옆에 있던 돌탑 꼭대기의 돌멩이 하나를 주워들어 그대로 멀리 있는 비명초에 던져버렸다. 돌에 맞자 비명을 지르는 비명초. 키놀 쪽에서 반응이 왔다.

 “누구냐!”

 ‘쾅!’

 키놀의 목소리와 동시에 번개가 내려쳤다.

 ‘파스스

 번개가 내려친 자리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비명초만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키아악!”

 이어서 들려오는 루가루의 비명. 그들의 시선이 비명초에 쏠린 사이 다른 방향에서 루가루들의 단말마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비명초 위로 번개가 내려침과 동시에 루가루 무리의 옆을 파고들며 시작된 기습. 루가루 무리의 수를 빠르게 줄이며 나아가고 있는 모험가였다.

 그제야 멀리서 모험가의 기습을 눈치챈 키놀이 꼬나쥔 고블린 소검을 허공에 휘둘렀다. 곧장 모험가에게 꽂히는 번개. 키놀의 행동과 동시에 모험가의 움직임이 기묘하게 빨라지더니 모험가는 놀랍게도 키놀의 번개를 회피해냈다. 그 모습을 본 키놀은 인상을 찡그린 채 계속해서 번개를 내리쳐봤으나 우연이 아니라는 듯 내려치는 족족 번개는 모험가를 빗나갔다. 언뜻 맞는 듯 흐르듯이 번개 사이를 파고들어가는 모험가의 모습은 귀신을 연상시켰다. 그런 움직임에 맞춰 춤추는 검은 흐른 궤적에 묘한 어둠을 뿌렸고 마주친 루가루들은 차례대로 안식에 잠겨갔다.

 몰아친 번개에도 멀쩡한 모험가에게 약이 바짝 오른 키놀이 외쳤다.

 “이런 쓸모없는 놈들! 죽어라 인간!”

 키놀의 소검이 춤을 추더니 모험가를 향해 번개 세례를 쏟아졌다. 루가루들의 안전 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폭거. 모험가를 중심으로 쏟아진 번개들에 맞아 감전 되어 쓰러지는 루가루들이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졌다.

 그러나 한바탕의 난리가 끝난 뒤 스파크를 튀기는 루가루들 사이에 혼자 멀쩡한 모험가의 모습은 오히려 키놀과 펜릴이 당황시켰다. 어깨의 검을 기댄 모험가가 그 사이 주변을 둘러봤을 때, 전장에 서있는 이들은 셋이 전부였다.

 모험가의 실력을 확인한 키놀의 눈이 진지해졌고 가면으로 표정을 가린 펜릴의 분위기도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둘에게 식은 눈의 모험가가 입을 열었다. 

 “하아 너네 겨우 이것 밖에 안되냐?”

 잠시 벙찌는 둘.

 “저, 저런 지져 죽일 놈!”

 “죽여주마. 키이익!”

 모험가의 진심 어린 실망을 조롱으로 받아들인 키놀과 펜릴이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린 모험가가 검을 다잡았다.

 “발끈하기는. 몸도 못 풀겠네.”

 길다란 손톱을 세운 펜릴이 먼저 돌진해왔다. 모험가가 눈앞에 펼쳐진 펜릴의 손톱을 손쉽게 옆으로 흘려내자 다음에는 소검을 든 키놀이 달려들었다.

 펜릴이라면 몰라도 괴력과 번개를 다루는 키놀의 소검은 모험가의 낡은 검으로 상대하기 버거웠기에 모험가는 그저 몸을 피하면서 회피했다. 한 차례, 두 차례 공격을 피하는 모험가에게 재차 소검을 휘두른 키놀. 공격 거리가 명백히 짧았다. 재빠르게 거리를 벌린 모험가가 있던 자리에 번개가 내리쳤다.

 “흥, 꽤나 눈치가 있는 놈이구나. 용건을 말해라!”

 거리가 벌어지자 질문하는 키놀에 모험가에게 대답했다.

 “같잖은 수를 쓰긴. 곧 뒤질 놈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모험가는 답을 주지 않았다. 괜히 어색하게 알려주었다가 혹시나 지도가 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흰둥이 너한테는 이제 시간이 없어. 왜냐면⋯.”

 그때 키놀의 대화에 유도된 모험가의 뒤에서 기습하는 펜릴. 손톱을 찔러 넣었다.

 “네 친구는 먼저 가기 직전이거든.”

 말을 이으며 순식간에 뒤돌아본 모험가는 검날을 세운 채 그대로 베어올렸다. 손톱과 함께 몸통이 베인 펜릴이 돌진하는 자세 그대로 쓰러졌다.

 “키 키익.”

 눈을 커다랗게 뜬 키놀에게 모험가가 조소했다.

 “너도 빨리 와. 늦지 않게 가야지.”

 “이 이런.”

 키놀이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죽어버려라! 이런 망할 놈!”

 공중에 뛰어오른 키놀이 번개의 힘과 분노를 머금은 소검을 내려찍어왔다. 

 ‘저건 받으면 부러지겠는데 카잔.’

 금방 생각을 마친 모험가는 키놀의 공격을 회피했다.

 ‘쿵!’

 키놀에게 내려찍히며 금이 가는 땅바닥.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주위을 뒤덮었다. 흙먼지 안에서 모험가의 감상이 들렸다.

 “진짜 능력 하나는 타고났네.”

 점차 옅어지는 흙먼지 틈새로 먼저 드러난건 멀쩡해 보이는 모험가의 형체였다. 흙먼지가 더욱 옅어지자 서서히 안의 광경이 드러났다. 키놀에 의해 움푹 파인 구덩이는 스파크가 피어올랐고 이어 그 중앙에서 붉은 쇠사슬에 묶여 있는 키놀이 드러났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키놀이 말을 흘렸다. 그런 키놀 곁으로 가까워진 모험가가 키놀의 허리춤에 끼워져 있던 지도를 빼냈다.

 “이건 내가 가져간다.”

 “네 이놈, 그 지도는 네 것이 아니다! 위대한 나의 대업을 위한 것이란 말이다!”

 “그럼 가져가든가.”

 모험가는 그런 키놀을 비웃으며 눈앞에 지도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온몸이 묶여 제압당한 키놀은 눈에 핏발이 선채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모험가의 뒤, 잔재한 흙먼지 속에서 아직 숨이 남은 펜릴이 방심한 모험가에게 회심의 일격을 찔러 넣었다.

 “펜릴!”

 환희에 찬 키놀의 목소리. 그러나 이 역시도 알고 있다는 듯한 모험가는 옆으로 몸을 틀어 손쉽게 회피해버렸다. 이에 허망하게 목표를 잃어버린 펜릴의 손톱은 모험가 대신 그와 마주보던 키놀의 옆구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끄악!”

 쓰러지며 정신을 잃어버린 펜릴과 고통에 비명을 지른 키놀이었다.

 모험가는 펜릴의 기습을 회피하는 그대로 구덩이에서 올라가 지도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원래는 다른 언어로 쓰여있었는지 모르는 글자들 위로 공용어가 덮여쓰여있었다.

 “이, 이.”

 그 와중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키놀. 미묘한 분위기가 모험가의 시선을 끌었다.

 “이, 이게 무슨?”

 펜릴의 손톱에 스친 키놀의 옆구리가 점점 보라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독?’

 키놀의 하얀색 피부는 옆구리의 독이 번져가는 경과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모험가가 입을 열었다.

 “와 한 놈은 번개, 한 놈은 독이야? 능력 타고나는 솜씨들은 진짜 예술이네.”

 번개의 능력을 타고난 고블린과 독을 타고난 루가루였다. 둘의 실력이 좋았다면 모험가도 위험했을 수 있는 유능한 능력들이었다.

 그 순간에도 계속해서 독에 중독되어가는 키놀 쪽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보라색이 번지는 옆구리와는 달리 새빨갛게 물드는 얼굴과 머리.

 “다​ 네 놈, 네 놈 때문이다. 다!”

 들려오는 키놀의 원망에 또 놀려주려던 모험가가 멈칫한다.

 “이 내가 이리 허망하게 간다니 대삼림의 왕인 내가 이런!”

 키놀의 억눌린 노성과 함께 몸에서 선명하게 튀기 시작하는 스파크. 키놀을 중심으로 주변의 대기가 떨려왔다. 좋지 않은 징조를 알아채자마자 모험가는 자리를 피했다.

 ‘쿠르르르르.’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싹 다 죽어라!!!”

 ‘───!!!’

 숲이 번쩍였다.

 키놀이 분노와 함께 내려친 거대하고 강렬한 섬광. 강력한 충격과 빛이 선더랜드의 지붕을 뚫고 바닥에 꽂혔다. 여태까지와는 비교도 안되는 키놀의 최후의 일격은 뇌신의 현신에 비견될 정도의 위력이었다. 이것이 키놀이 가진 능력의 잠재력이었다. 

 ‘콰르르르르.’

 아직도 울려대는 천둥 소리가 하늘로 뚫린 구멍을 통해 들려왔으나 잠시 청각이 마비된 모험가의 귀에는 걸리지 못했다. 소리에 못지 않았던 섬광으로부터 두 눈을 지키던 모험가의 팔이 내려갔다. 시야를 되찾은 모험가의 시야에 비춰진 것은 새까맣게 탔을 키놀과 펜릴의 흔적, 그리고 거대한 섬광이 남긴 발자국이었다. 지붕이 뚫린 선더랜드의 하늘을 통해 내려온 햇빛은 그들의 말로를 밝히고 있었다.

 자신의 힘에 의해 자멸해버린 키놀의 최후를 묵묵히 바라보던 모험가는 잠시간 사색에 잠겼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적에는 어느새 벌써 옆에 토비가 서있었다.

 “이 이제 키놀님이나 펜릴님의 부하들도 우리를 못 괴롭히겠죠?”

 키놀을 바라보던 모험가가 뱉은 말은 대답이 아니었다.

 “남 일 같지가 않네.”

 “네?”

 “가자 그락카락으로.”

 모험가의 손에 구겨진 지도가 작게 부시럭거렸다.




 - 





 루가루. 여러 종의 특징이 혼합되어 있는 야생 종족. 숲에서 발견된다.

 어느정도 지능이 있어 머리를 묶는 등의 행동을 한다. 가면을 쓰고 다니며 날카로운 이빨과 발처럼 쓰이는 손에 난 손톱으로 상대를 공격한다. 종족 내에서도 개체 차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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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110
  • 김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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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단Lv.39 음유시인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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