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벨 고유 융합석 파밍의 랜덤성에 대한 제언 (2)
박종민 디렉터님께서는 "과거의 던파를 돌아보면서 좋은 것이 있다면 적절하게 가져와보겠다"는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던전앤파이터는, 과거의 좋은 것을 갖고 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번 나벨 고유 융합석 파밍 또한 그렇습니다. 나벨 고유 융합석은 기본적으로 "아스라한 융합석의 고유 유틸리티를 중천 시즌으로 이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많은 모험가들이 이용하는 시거목, 망각반의 효과를 한 데 합친 창조 목걸이가 그 예시입니다.
아스라한 융합석에서 누리던 대다수의 유틸리티들을 보존/소폭 강화하여 계승했으니 나벨 고유 융합석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높아야만 하고요.
하지만 높은 가치가 파밍의 불합리로 이어지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듭니다.
크게 세 가지의 반례를 들어, 나벨 고유 융합석 파밍의 랜덤성에 대해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예시 사진은 "베누스 레기온"의 "엘리브 비밀 상점" 입니다.
해당 상점에 한해, 모험가는 "부위가 고정되었지만 종류를 선택 가능한" 고유 융합석 상자를 파밍할 수 있습니다.
부위를 선택 가능하고 종류가 랜덤인 기존의 고유 융합석 항아리와는 구분되는, "엘리브 비밀 상점"의 가치를 드높이는 파밍 방식입니다.
이 또한 엘리브의 출현을 운에 극단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최소한 "내가 원하는 융합석의 종류를 선택 가능하다"라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모험가로 하여금 베누스 2단계 이상 난이도에 도전할 의욕을 고취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두 번째 예시 사진은 "하드 바칼 레이드"의 "왜곡된 차원의 큐브 -불의 숨결" 입니다.
해당 아이템을 통해, 모험가는 "폭룡왕의 단조"로 해금한 "불의 숨결" 옵션을 랜덤하게 변환할 수 있습니다.
큐브를 사용 시 80개의 옵션 중 1개가 랜덤하게 등장하고, 등장한 옵션으로 변경할지 여부를 모험가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큐브 사용 1회당 옵션 제외 횟수 1회가 주어졌는데요, 이는 모험가 스스로 "등장을 원하지 않는 옵션"을 금지할 수 있게 하여 가시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아무리 운이 없는 모험가라도 80개의 큐브를 사용하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가시적인 목표 말이죠.
그 과정에서 운이 조금이라도 좋다면 사용 갯수 80개에 도달하기 전에 파밍이 빠르게 끝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운의 의존도가 높지만, 가시적인 목표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나벨 고유 융합석 파밍의 랜덤성에 비해 나은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예시 사진은 "오즈마 레이드"의 "레미디아 크리소스 : 믿음의 성배" 입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모험가는 "두 개의 오즈마 융합석"을 합쳐서 "랜덤한 오즈마 융합석" 1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합성 시마다 25종의 융합석 중 원하지 않는 장비 6개씩을 제외할 수 있는 기회가 1번 주어지고,
이 기회를 총 4번 다 사용하면 원하는 융합석을 1개 확정 획득할 수 있는 구조였죠.
이 시스템을 이용해 받은 오즈마 융합석은 "옵션 수치가 최대치"라는 메리트 또한 존재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과정 중에 원하는 융합석을 획득할 수도 있고, 4회 합성 시 1회 확정 획득이라는 가시적인 목표 또한 공존했습니다.
세 가지의 예시를 통해 제가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모험가의 선택"입니다.
물론 랜덤 파밍의 이점, 순수 랜덤 상황에서 원하는 장비를 획득했을 때의 도파민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이는 "모험가가 능동적으로 선택한다는 주체성"을 다소 앗아가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작금의 던전앤파이터는 랜덤 의존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런 상황에, 나벨 고유 융합석의 파밍에 25%의 확률(원하는 종류의 악세서리 융합석을 획득할 확률) / 12.5%의 확률(원하는 종류의 특수장비 융합석을 획득할 확률)이 부과된 것은 다소 과하다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디렉터님이 랜덤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최소한의 보완책을 통해 모험가의 선택과 능동성을 어느 정도는 존중해주는 방향은 어떨까 제안드리고자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디렉터님께서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의 품질 향상과 지속적인 품질 관리에 관심을 쏟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더욱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어봅니다.
과거가 무조건 옳고,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던전앤파이터를 톺아보고, 나벨 고유 융합석 파밍의 랜덤성에 대해 한 번만 재고해주셨으면 합니다.
나벨 고유 융합석의 파밍의 랜덤성이 다소 짙다고 느껴지기에, 해당 사항에 대해 최소한의 보완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정량의 랜덤성은 분명 게임에 필요하겠지만,
모험가가 능동성을 갖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요소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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