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담당자들이 전하는 제작노트 3
2022.11.22 00:00 45,336
모험가님, 안녕하세요.
던전앤파이터 스토리 담당자입니다.
1부에 이어서 2부에서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스토리 매거진의 마지막 편인 3부를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지난 2월에 보여드린 스토리 매거진처럼 저희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모험가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시작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셨고,
덕분에 2부에서는 예정된 분량을 넘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편이 될 3부에서는 '빼앗긴 땅, 이스핀즈'와 '기계 혁명', '폭룡왕 바칼', 그리고 '창신세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선 스토리 전체에서 '기계 혁명'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살피고,
그 주역들이 '7인의 마이스터'와 '이터널 플레임'에서 무엇을 이어 받았는지,
그리고 그동안 언급만 있었던 '진실'과 '바칼'이 준비해오고 하고자 했던 일들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스토리에 담아서 풀어내려고 했는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3부는 2부보다 다소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루해지지 않으시도록 최대한 유익하고 알차게 준비해 보려고 했습니다.
스토리 매거진의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빼앗긴 땅, 이스핀즈'와 '기계 혁명'의 연출을 담당해 주신 스토리 담당자 4호(이하 4호)와
마이스터의 실험실을 끝내고, 쉴 새도 없이 '기계 혁명' 스토리로 투입되어서 밤을 지새운 '스토리 담당자 3호(이하 3호)'가
스토리 매거진의 마지막까지 저와 함께해 주실 예정입니다.
그럼 스토리 매거진 3부를 시작하겠습니다.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토리 TMI』'의 마지막 편을 스토리 매거진 끝에 마련했습니다.
※ 이번에도 많은 질문을 주셨지만, 스토리 매거진의 분량으로 이번에도 모든 질문을 담지 못했습니다.
※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답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선정되지 못하신 모험가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 사전에 안내드린 것처럼 스포일러, 비속어,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 등은 선정이 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 본문에서 충분히 설명된 내용들도 선정에서 제외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3부. 진실에 닿은 순간
오늘 살펴볼 내용은 이번 스토리의 '결말'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스토리 구조적으로도 결말에 해당하며, 사건을 해결하고 목적을 이루어 귀환하는 종결로서의 결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 전체 스토리에서는 '절정'에 해당하는 구간이고, 오히려 새로운 전개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 역할에 걸맞은 가장 좋은 소재를 고르기도 했습니다.
바로 '폭룡왕 바칼'과 그의 마지막이자, 또 다른 시작인 '기계 혁명'이었죠.
'결말'과 '전환', 이 구간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과 잘 어울리는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전환을 위해서 충격적인 반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게 바로 '진실'이었습니다. 그동안 음모에 끌려오기만 했다면, 이제는 음모에 맞서 싸워야 할 때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모험가님은 미카엘라가 던진 의문을 듣고,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모험을 하셨고,
그 끝에서 모든 시련을 이겨내시고 마침내 이곳 '기계 혁명'의 한가운데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세계의 진실'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와 다르게 '확신'을 얻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의 액트명인 'The Next Journey'도, 진실을 여는 열쇠라는 뜻의 '차원 항해선, 바하이트'도
바로 이 진실을 가리킬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었고,
이 열쇠를 가진 모험가님이 진실로 향해 나아가시길 바라며 배치한 요소였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마지막 편에서 이 모든 걸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3호
시작부터 강렬하네요. 교과서에 실렸던 시였죠?
1호
네, 맞아요. '빼앗긴 땅, 이스핀즈'는 이 시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제목도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모티브로 삼았고요.
폭룡왕 바칼에게 수백 년을 지배 당하면서도 질기게 살아남아 극복하고 저항한 천계인들의 갈망과 닿아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 '나라 잃은 한'과 앞서 2부에서 설명했던 '꺼지지 않는 불꽃'을 연결 지어보려고 했습니다.
4호
하지만 스토리 포지션이 매우 불리했어요.
바로 앞이 마이스터의 실험실이었고, 공교롭게도 다음 스토리가 무려 '폭룡왕 바칼'이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시즌의 최고와 최고의 스토리 사이에 끼게 되었던 거죠.
게다가 이전 스토리에서 감동을 주었던 7인의 마이스터가 퇴장한 직후에, 완전히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했으니까요.
1호
실제로 7인의 마이스터의 최후에 대한 여운과 그들을 떠나보낸 상실감이 빼앗긴 땅, 이스핀즈의 시작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었죠.
3호
스토리 텐션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애매했었죠.
진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한 마이스터의 실험실 텐션을 그대로 가지고 가기에도 힘들었고,
억지로 가지고 간다고 해도 '절정-절정-절정'의 구조로, 오히려 감정 과잉이 되어 감흥이 식을 우려가 있었으니까요.
반대로 텐션을 억지로 내린다면 이전까지 이어지던 좋은 분위기와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요.
일종의 불안함이 있었던 것이죠.
1호
그래도 둘 중에 하나는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죠. 그리고 결국에는 텐션을 내리는 방향으로 결정했어요.
어차피 이전 스토리와 시대가 달라서 새로운 무대와 인물을 준비했어야 했고, 결국 처음부터 다시 설명했어야 하니까요.
물론 가장 좋은 건, 그들의 서사를 모두 보여주고 치밀하게 스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지만, 이건 '분량'에서 막혔어요.
4호
110레벨 만렙 확장에 해당하는 성자 전쟁부터 이터널 플레임 연구소까지 모두 합쳐서 130개가 넘었어요.
다섯 개의 주제를 가지고 있으니, 하나의 주제에 평균 26개 정도를 사용한 거죠.
이 분량이면 서사를 충분히 보여주기에 알맞았죠. 부족하지도 많지도 않은 최적의 분량이니까요.
1호
반대로 만렙 확장 이후의 콘텐츠인 마이스터의 실험실, 빼앗긴 땅, 이스핀즈, 기계 혁명 스토리는 평균 15개를 사용했어요.
소위 말하는 '레벨 업' 구간이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가 길어지면 지루해 하시는 경향이 컸기 때문에 많이 배정하지 않았던 것이죠.
실제로 새로 나오는 콘텐츠에 더 많이 기대를 하시고, 선행해야 하는 스토리를 빠르게 지나가시길 원하는 동향이 많기도 했고요.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업데이트 2개를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서 1부와 2부를 나누는 형식으로 제작하는 거였습니다.
4호
'이터널 플레임 연구소 - 마이스터의 실험실', '빼앗긴 땅, 이스핀즈 - 기계 혁명'처럼 말이죠?
3호
네, 맞습니다. 그럼 더 많은 분량을 챙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에서도 차이는 있었어요.
'이터널 플레임 연구소 - 마이스터의 실험실'은 각각 26개/15개로 꽤 분량을 챙길 수 있었지만
'빼앗긴 땅, 이스핀즈 - 기계 혁명'은 각각 15개/15개로 많은 걸 풀기에는 부족한 분량이었던 거죠.
1호
그래서 더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결정을 했었어도 많이 아쉬웠고요.
그래도 결정을 했으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이곳에서 텐션을 내리는 대신에 추진력을 얻어서 다음 스토리에서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보자라고 결심한 거죠.
어차피 이번 시즌 스토리를 길게 보고 있었고, '기계 혁명'에서 모든 걸 쏟아부으려고 계획하기도 했으니까요.
3호
하지만 상황이 나쁘지 않았어요.
바로 새롭게 시도한 '레기온'이라는 콘텐츠 덕분이었죠.
4호
'이거다!' 싶었습니다.
오로지 전장과 보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콘텐츠 방식 덕분에
보스 몬스터나 맵, 심지어는 여러 장치들에 설정과 스토리가 너무 잘 녹아들어 가 있었으니까요.
덕분에 이 시도에 맞추어 우리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1호
가장 먼저 스토리의 무대를 기존과 다르게 잡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스토리는 주요 정보를 모으고 NPC와 상호 작용하는 무대인 '마을'과 직접적으로 전투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무대인 '던전'으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이번에는 무대를 집중되어 있는 '하나의 던전'으로 잡은 거였죠. 레기온에 맞게요.
앞선 과정을 최대한 압축하여 표현하고 전투에서 강하게 인상을 주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를 통해서 강력하고 무자비한 네 명의 용인과 대립하는 기계 혁명의 주역들을 소개하려고 했죠.
치열한 전장으로 나아가서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개성도 드러내게 하고요.
그렇게 인물 소개와 함께 시대 설명을 한 번에 하려고 했습니다.
기계 혁명 스토리가 시작되면, '바칼'을 설명하기에도 모자라서, 다른 걸 설명할 분량이 없을 거기도 했으니까요.
4호
우선은 이 방향에 맞추어서 보스 하나와의 전투에 집중해서 세밀한 연출을 그려보려고 했습니다.
이걸 위해서 처음으로 전투 중간에 연출을 섞는 시도를 해보기도 했고요.
전투가 끝나고 시나리오 연출이 등장해도 전투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고
그 사이에 자연스럽게 대화와 다양한 연출을 섞고,
그 와중에도 모험가님이 손 놓고 있는 일이 없도록 플레이 요소도 포함 시키려고 했던 것이죠.
1초 단위로 대사와 연출을 조절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용하려고 하기도 했고요.
1호
시작과 동시에 큰 전쟁을 치르고 나서 비로소 이야기가 시작되는 구조가 된 것이죠.
새로운 방식과 필요한 이야기 위주로 빠르게 전개 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의도한 대로 바칼이 있는 장소로 향하기 전에 인물과 시대를 설명할 수 있었죠.
하지만 부작용이 있었어요.
3호
너무 급전개처럼 되어버린 것이죠.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의문을 표하시기도 했고요.
스토리의 서사가 단순하고 분량이 적게 느껴졌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죄송하면서 아쉬운 순간이었어요.
모험가님께서 의견과 함께 보내주신 아쉬움은 저희도 공감하고 있었으니까요.
4호
그래도 다행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좋아해 주셨다는 거였습니다.
저희가 했던 걱정이 깔끔하게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이건 콘텐츠의 덕도 있었죠?
1호
맞습니다. 콘텐츠가 너무 재미있게 잘 나온 덕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전투 브리핑을 해주는 보이스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인물들이 더욱 빠르게 안착할 수도 있었고요.
3호
더러운 도마뱀 놈이 저기 있군...! 저놈이 이트레녹이다! 모두 전투준비!
1호
쓰면서도 이 정도로 좋아해 주실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성우님이 너무 잘해주셨죠. 하하하...
3호
1호 님이 대사는 잘 쓰시는 편이시죠.
'거.슬.리.니.까.'라던가, '어떤 누구의 선물!'이라던가...
1호
...
4호
여유는 어디 가고 구겨진 표정이신가, 1호 나으리? 하하하!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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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이트레녹 이야기가 나와서 떠올랐는데, 아쉬운 부분이 또 있었죠?
4호
네 명의 용인에 대한 이야기였죠.
진룡 이트레녹, 화룡 애쉬코어, 금룡 느마우그, 흑룡 네이저...
과거에 업데이트되었던 이계 던전 중 하나였던 '바칼의 성'에서 처음 등장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죠.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토리에서 그 매력을 모두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주셨죠.
1호
저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앞에서도 설명드렸던 것처럼 이곳에서는 기계 혁명의 주역들이 더 돋보여야 했으니까요.
네 명의 용인이 폭룡왕 바칼에게 향하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면,
기계 혁명의 주역들은 모험가님과 동행하며 유대와 친근함을 쌓으며,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였습니다.
3호
이거 완전...
1호
네, 2부에서 설명드렸던 '테네브'와 함께한 여정과 닮아있죠.
테네브와 7인의 마이스터, 그리고 천계의 선조들의 의지를 이어받아 이 자리에 서서
그들이 열망하던 숙원을 기계 혁명을 통해서 완수한 인물들입니다.
3호
같은 여정을 같은 방식으로 겪었지만, 결과가 달랐다... 이군요.
1호
700년 전의 천계에서 만난 이들과 모험가님은 암묵적인 약속을 했다고 생각해 봤어요.
그들의 의지를 이어 받은 후손의 여정을 끝까지 곁에서 지켜보겠다는 약속을 말이죠..
바로 이들이 그 후손들이었고, 모험가님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함께 끝을 향해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4호
물론, 네 명의 용인들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기계 혁명이 시작되는 장소에서 주역들을 소개하자,
그리고 모험가님과 동행 시켜서, 테네브 이상의 동질감과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하자였습니다.
이미 마이스터의 실험실 스토리에서 검증된 방식이었기 때문에 확신도 있었고요.
1호
이걸로 꺼지지 않는 불꽃에게 이어받은 의지와 '나라 잃은 한'을 더욱 짙게 느끼시길 바랐고요.
다음에 이어질 스토리에서 더 큰 추진력을 얻게 하기 위해선 이런 내용들이 가려지지 않고 돋보이길 원한 거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주베닐이 이터널 플레임의 소속으로 나온 것도 이 설계의 연장선이고,
이 스토리의 목적이면서, 천계인의 한, 그리고 염원을 담아서 '빼앗긴 땅, 이스핀즈'라 이름 붙이기도 했고요.
3호
이런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콘텐츠의 영향도 매우 컸습니다.
네 명의 용인의 개성을 너무 멋지게 잘 표현해 주신 덕분이었죠.
덕분에 더 과감하게 해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도 해볼 수 있었고요.
모험가님에게 아쉬움을 드렸지만, 그랬기에 모든 여력을 담아 '기계 혁명'스토리를 완성하려고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4호
그래도 크게 좋아해 주신 것도 있었죠?
1호
아, 그거 말이죠? 이리네 연설.
3호
맞아요. 반응 너무 좋았어요. 첫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4호 님이 적극적으로 의견 주시고 진행해 주셔서 넣었던 장면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4호
하하하
1호
좋았지만 조금 오그라든다는 반응도 있었고요.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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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그래도 좋은 시도였어요.
하이라이트가 되는 '그 녹음'을 위한 준비도 되었고요.
2)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향하다.
2-1) 마침내, 개전.
1호
새롭게 도착한 왜곡된 차원에서 기계 혁명의 주역들도 만났고, 네 명의 용인과 전투를 벌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바칼이 머무는 궁을 바라보면서 모여드는 폭룡왕의 군세를 목격하기도 했죠.
바로 기계 혁명의 시작입니다.
3호
'진짜 역사 공부를 시켜주지'라는 대사와 함께 처음으로 바칼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죠.
4호
'빼앗긴 땅, 이스핀즈'의 엔딩 시네마틱 영상이었지만, 여기서부터 긴장감을 주고 싶었어요.
드디어 목표에 도착했다... 아니, '바칼'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었던 거죠.
직접 눈으로 보는 것도 보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뱃속에서 올라오는 전율 같은 걸 드리고 싶었고요.
그래서 '진짜 역사 공부를 시켜주지'라는 대사를 넣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으니까요.
1호
정말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역사 선생님', '역사 공부하러 왔다'라고 지금까지도 이야기하실 정도니까요.
이 대사가 등장했던 과거 콘텐츠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바칼의 상징 같은 대사였기에, 바칼 그 자체를 떠올리시기도 했습니다.
짧은 대사지만 효과는 엄청났죠.
3호
기계 혁명 스토리를 시작하기 전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어요.
덕분에 초반부터 분위기를 몰아가기가 수월했어요.
그리고 가장 먼저 '건화문'을 되찾는 것으로 막을 올렸어요.
건화문은 천계의 가장 큰 상징 중에 하나에요. 과거에도 현재에서도 말이죠.
클릭하면 그림을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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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천계에 황궁이 세워졌을 때에 처음 만들어졌지만,
바칼이 천계를 지배하고 긴 시간 압제를 했을 때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고,
해방을 하고 난 뒤에도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죠.
1호
이런 건화문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건화문', 하늘 건(乾), 될 화(化)... '하늘이 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쓰러지지 않는 '하늘' 그 자체.
쓰러지지 않고 수백 년을 저항하며 극복하고 이겨내 온 천계와 천계인 그 자체였죠.
4호
그래서 건화문 탈환이라는 사건을 연출에서 크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탈환-현판 복구'의 빌드 업을 완성하는 장면을 어떻게 해야 잘 보여줄까도 많이 고민했었고요.
고민을 시작한 때가 와이드 모드 적용 전이여서 현판이 걸릴 위치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게 정말로 힘들었거든요.
와이드 모드가 적용되면서 허무할 정도로 쉽게 해결되어 버렸지만 말이죠...
3호
이 장면을 위해서 전조 웹스토리도 썼었어요.
6호 님이 쓰신 '철의 무게'였죠.
이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연출이 더 살 수 있었어요.
물론, 스토리를 못 보신 모험가님을 위해서 이해가 가실 수 있게 설명을 준비했지만,
이 스토리를 보고 오셨다면, 이 장면을 더 의미 있게 보실 거라고 여겼으니까요.
잠시 나온 6호
재미있게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이스 드라마 녹음까지 있어서 급한 일정이긴 했지만,
건화문의 서사를 더 극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서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의도한 내용이 그대로 전달되어서 정말 다행이었죠.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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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6호
그럼 전 다시 차원 회랑으로...
3호
네, 설명 감사합니다. 차원 회랑으로 돌아가시는 길 조심하시고요.
어쨌든, 이런 상징성이 있는 건화문을 가장 먼저 되찾아서 '다시 천계가 일어섰다'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스토리적으로는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고, 폭룡왕의 군세와 싸우기 위한 다짐으로 표현했고,
모험가님이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됨을 느끼시도록 한 거죠. 말 그대로 '개전'을 보여드린 겁니다.
4호
이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전투 장면들을 쏟아부을 수 있었어요.
앞선 스토리였던 '빼앗긴 땅, 이스핀즈'에서 '기-승'을 보여주었다면,
이 장면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전'... 즉, 절정으로 솟아오르게 했어야 하니까요.
1호
추진력을 얻으려고 했던 구간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여기에서 시작해서 바칼에 도달하기 직전까지의 전 구간을 절정으로 보고 텐션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려고 했죠.
그리고 결과는...
4호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3호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좋아해 주셨어요.
무엇보다 의도를 알아차리고 마음껏 즐거워해 주셨죠.
2-2) 용제출진, 드래곤나이트
1호
기계 혁명 스토리에서 다양하고 많은 전투를 보여주었어요.
가장 대표적으로 바칼이 창조한 세 마리의 용과 전투하는 장면이 있었죠.
3호
스토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전투였어요.
목표 자체가 세 마리의 용을 처치하고 폭룡왕의 정전으로 가야 한다였으니까요.
그래서 바칼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이 세 마리의 용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전투를 풀어 나갔죠.
4호
연출도 세 마리 용을 중심으로 제작했었습니다.
하지만 한 군데 연출이 오버 스펙이 되었죠.
바로 '광룡 히스마' vs '진:드래곤나이트'였습니다.
3호
공용 스토리 루트에서는 '냉룡 스카사'와 '사룡 스피라찌'가 배정되어 있었어요.
두 용에 따라오는 네임들까지 있어서 분량이 매우 많았었죠.
하지만 드래곤나이트 스토리 루트는 '광룡 히스마'만 사용했기 때문에,
공용 스토리 루트에 비해서 소재가 부족해 보일 우려가 있었던 거죠.
4호
맞습니다. 하지만 7호 님의 노력으로 이 부분이 상쇄되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드래곤나이트와 에클레어, 광룡 히스마, 그리고 무기상 오스카의 연출을 끌어올렸습니다.
개발 마지막에는 볼륨을 모두 채우고도 돋보일 정도였고요.
지나가던 7호
오...
1호
시로코 레이드 스토리 이후부터 가능하다면 '캐릭터 전용 스토리 루트'를 제작하고 있었어요.
각 캐릭터의 특징이나 개성을 더욱 살려주기 위해서였죠.
그들이 가진 매력적인 스토리들을 보여주고 모험가님이 더욱 애정을 가지시도록 하고 싶었으니까요.
스토리에서 표현되는 캐릭터의 멋짐을 보고 뿌듯해하시길 바란 것도 있었고요.
4호
이번 기계 혁명 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처음에 전용 스토리 루트로 논의된 캐릭터도 천계와 연관이 있는 거너 남/여, 총검사가 있었고,
거룡을 상대한다는 설정의 드래고니안 랜서, 사룡 스피라찌와 악연이 있는 도적 등등 상당히 많은 수가 물망에 올랐습니다.
그중에서 선택된 것이 바로 '드래곤나이트'였죠.
3호
드래곤나이트는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플레인:아라드'가 아니라 '플레인:드래고니아'의 존재에요.
이미 다른 플레인에서 바칼을 만나고 왔다는 설정 덕분에
과거에 있는 폭룡왕 바칼이나 그의 수하들과 설정적으로 엮어주기 수월했죠.
그러면서도 새로운 설정을 덧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어 주더라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소재였습니다.
1호
무엇보다 지금이 아니면 드래곤나이트의 전용 무대를 꾸며줄 기회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거죠.
이런 선택에 의아해하시는 모험가님도 계셨지만, 많은 분들이 납득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3호
전용 스토리 루트에서는 공용 스토리 루트에서 다루지 못하는
'하나의 인물에 집중된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상당히 큰 이점이죠.
1호
던전앤파이터는 이름처럼 '던전'과 '파이터'가 중요합니다.
'던전'은 무대이고 '파이터'는 이 무대 위에서 모험하는 모험가님이 선택한 캐릭터입니다.
'전용 스토리 루트'는 이 '파이터'를 더 심도 있게 다루어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주는 장치이죠.
단독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과거를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 말이죠.
이번 드래곤나이트 전용 스토리 루트에서도 이점을 많이 반영하려고 했습니다.
3호
7호 님이 연출을 정말로 잘 만들어주신 덕분에 최대치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진각성 스킬을 사용하는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 많이 놀라기도 했고요.
4호
저도 놀랐습니다. 저렇게까지 표현하실 줄은...
3호
당연히 시나리오 기획팀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고,
내부 테스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다시 지나가던 7호
오...감사감사
1호
전용 스토리 루트를 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업무량이 2배로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처음 시도할 때도, '가능한 일정일까?'를 가장 먼저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다양한 재미를 생각했고,
무엇보다 모험가님이 '이 캐릭터를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마음을 가지시길 바랐습니다.
그렇게 시로코 레이드 스토리에서 첫 시도를 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전용 스토리 루트를 선보여 드리게 되었고,
이번 드래곤나이트 전용 스토리 루트에서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정말로 기뻤습니다.
4호
물론 다른 캐릭터들도 이런 성장과 깨우침의 과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어떤 캐릭터는 전용 스토리 루트로, 또 다른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다루면서 그들만의 스토리를 다루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놓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호
전용 대사도 꼭 챙겨 넣을 예정이고요.
3호
그것도 무조건 해야죠.
2-3) 다시 하늘이 되다, 기계 혁명.
1호
이제 바칼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전에 언급해야 할 사건이 하나 있었죠?
3호
네, 맞습니다. 바로 이번 주제 '기계 혁명'입니다.
4호
천계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바칼의 압제에서 벗어난 것으로 기록된 역사적인 사건이죠.
이번 스토리의 결말이자,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구간이기도 하고,
천계뿐만이 아니라 던전앤파이터 안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3호
스토리에서는 '이터널 플레임 연구소'부터 '기계 혁명'까지를 다 합쳐서 통칭 '기계 혁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700년 전 천게에서 바칼에게 대항했던 7인의 마이스터와 이터널 플레임도 기계 혁명 안에 들어 있다고 보고 있고요.
즉, 테네브, 젠느, 쿠리오, 오드뤼즈, 볼간, 라티, 그리고 스타크에서부터
이리네, 주베닐, 오스카, 로자, 플로까지 모두 기계 혁명의 주역인 것이죠.
1호
모두가 주역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이어짐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혼자서 모든 걸 책임지려 희생한 테네브는 주베닐과 닮아있었고, 오스카의 목숨 건 희생은 볼간의 마지막에 닿도록 했죠.
희생을 냉철하게 받아들이고 후세를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 로자는
어쩌면 쿠리오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플로의 분노는 스타크와 닮아 있었어요. 죽어간 동료를 위한 울분에서 나오는 분노였죠.
자신이 아끼는 모든 이들을 잃고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던 사라의 슬픔은 오드뤼즈와 닮아 있었고요.
그리고 이리네는 이 모든 걸 잊지 않고 기억하려 했습니다.
4호
바로 이 이어짐이 기계 혁명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천계라는 세계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있었던 주제라고 생각해요.
천계의 선조들이 7인의 마이스터에게, 7인의 마이스터는 그 후손에게,
그리고 그 후손은 기계 혁명의 주역들에게 이어준 거죠.
3호
맞습니다. 오래전부터 천계에 녹아있던 이 키워드를 꺼내보고 싶었어요.
'이터널 플레임'이라는 이름도, '불의 숨이 멎을 것이다'라는 구호도 모두 여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담지 못한 이야기는 '게이볼그'에 태워서 기계 혁명의 시대로 보내기도 했고요.
미래에서 온 그들의 후손이자 같은 천계인인 '미쉘 쿠리오'를 통해서 말입니다.
4호
그래서 게이볼그가 바칼하고 맞서는 장면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볼그와 게이볼그에 탑승한 주베닐.
200년의 시간을 넘어서 하나가 된 두 존재가 이어짐을 통해 이 모든 걸 등에 짊어지고 폭군의 앞에 당당하게 맞선 것이죠.
실제로 이 장면을 구성하는데 정말로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3호
1호 님이 '신화적인 연출!'이라고 외치며 달려가던 기억이 납니다.
바칼 레이드 담당 기획자님을 설득하고, 이어서 아트 담당자님을 설득하셨죠.
1호
설득은 쉬웠어요. 사실 설득이라고 할만한 것도 아니었죠.
설명만 듣고도, '그거 해야죠!? 왜 이제 왔어요?'라는 반응이셨으니까요.
다들 마음이 통해있었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호
정말 놀라울 정도의 결과물이었어요.
이렇게 만들어 주셨는데, 대충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최대한 멋지게, 조금이라도 더 감동적으로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호
4호 님이 가장 먼저 한 일이 올해 남은 애니메이션 제작 예산을 확인하는 거였죠?
4호
네 맞습니다. 여기에 전부 쏟아부을 생각이었거든요.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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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아쉽게도 전부 쓸 수 없었지만, 다음 시나리오에서 쓸 분량을 제외하고 모두 끌어올 수 있었죠.
정말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3호
애니메이션은 당연히 임팩트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쓰는 게 맞죠.
짧게 여러 장면 쓰는 것보다, 가장 돋보이게... 그래야 효과도 좋고요.
1호
그래서 초기에 세웠던 영상 제작 계획이 전부 바뀌었던 거군요?
4호
네, 그렇죠. 1호 님의 계획이 모두 사라져서 안타깝지만...
1호 님을 제외한 모두가 납득했으니까요.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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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덕분에 이 장면을 제대로 살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예산 투입이 결정되자마자 콘티를 구상했습니다.
바칼이 날아오르고, 황궁 위에 착지하고, 그리고 미쉘이 나타나서 게이볼그를 외치고...
3호
차원을 열고 나온 게이볼그 펀치가 바칼에게 한방 먹이는 장면이 이어졌죠.
천계의 모두가 염원했던 통쾌한 장면을 만들어 보려고 한 거죠.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서...
게이볼그가 차원을 열고 나타나 바칼과 마주 보는 장면까지 이어지게 했습니다.
4호
정말로 힘든 건 다음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마지막 장면을 도트 연출의 첫 장면과 이어지도록 해야 했으니까요.
애니메이션에서 바로 도트로 변화하면서 장면이 이어지게 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어서 쿠리오와 오드뤼즈의 녹음을 틀어주기도 했어야 했고, BGM도 맞추어야 했고요.
어느 타이밍에서 어떤 사운드가 나와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죠.
3호
의미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만은 걸 보여주어야 했죠.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재료가 많기도 했었고요.
최종적으로는 '애니메이션 → 쿠리오/오드뤼즈 음성 → 도트 연출 시작 (BGM 스타트)'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4호
여담으로 '쿠리오/오드뤼즈 음성'구간이 자칫 애니메이션과 도트 연출 사이의 맥을 끊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이볼그 머리 부분의 조명이 깜박이는 연출을 녹음기 재생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죠.
간단한 장치였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연출이었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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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이 연출을 통해서 마이스터의 실험실 스토리 마지막에 느꼈던 감정이 이어지길 바랐어요.
그리고 '이어짐'을 통해서 얻은 감정이 더욱더 절정으로 오르길 바랐고요.
1호
이 밖에도 '이어짐'이라는 키워드는 여러 곳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건화문의 현판이 다시 걸리기까지의 서사도 여기에 해당하고,
나사우 산림의 친구들이 다시 고쳐져서 전장에 서는 묘사도 마찬가지고요.
3호
이 이어짐 덕분에 이터널 플레임 연구소에서 시작된 스토리가 기계 혁명에 이르러서 꽃을 피우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천계인들에게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닌, 자신들을 위한 선택을 보상으로 줄 수 있었고요.
1호
그 보상이 바로 해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보상을 '해방' 시네마틱 영상을 통해서, 모험가님과 나누고 싶었고요.
4호
이 영상에는 슬픈 전설이 있죠.
3호
이 자리를 빌려 사운드 팀과 영상 팀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에서 이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힘내주셨죠.
덕분에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죠.
1호
혼자서 잘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죠.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같은 마음으로 달렸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기계 혁명처럼 말이죠.
4호
이게 '이.어.짐'?
1호
...제가 말해놓고도 부끄러우니 여기까지 하시죠...
3호
2-4) 폭룡왕 바칼
1호
이제 그분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간이군요.
4호
드디어 나오는군요. 오래 기다렸습니다.
모험가님도 많이 기다리셨을 겁니다.
3호
이번 시즌은 이 분을 만나기 위해서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도 하고요.
포*스 선정 이번 시즌 최고의 역사 1타 강사이자 천계를 지배한 폭군, 그리고...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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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아, 네...
피로도 낭비 없이 바로 설명하겠습니다.
바로 '폭룡왕 바칼'입니다.
1호
그렇죠. 바칼'님'이시죠.
특별한 용, 천계의 지배자, 아홉 번째 사도, 모든 용의 아버지, 폭룡왕.
모두 바칼을 지칭하는 수식어들입니다.
3호
그만큼 많은 역할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죠. 세계관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어마어마하고요.
그뿐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모험가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기도 합니다.
이 소재를 사용하는데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정말로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바칼의 스토리를 제 손으로 쓸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었습니다.
1호
바칼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하지만 쉽게 결론이 났어요. 명확했으니까요.
3호
이미 잘 알려진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자신을 죽일지도 모르는 칼날을 왕좌에 앉아서 기다리는 여유, 세 마리의 용을 무찌른 비장의 무기들을 박살 내는 피지컬,
마침내 마주한 게이볼그를 주저하지 않고 쓰러트리는 위용까지, '폭룡왕 바칼'이라는 인물 그 자체를 아낌없이 보여주려 했습니다.
1호
바칼에게는 말을 돌려서 의미를 꼬거나, 음모를 꾸미고 남을 이용하는 행위는 전부 불필요했습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어 놓고, 몰아치는 시련을 맨몸으로 받아치려는 상남자셨죠.
4호
바칼 자체를 표현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래야지 이 스토리가 최고의 정점을 찍을 수 있을 테니까요.
우선 세 마리의 용을 쓰러트리고 폭룡왕의 정전의 바로 앞을 섰을 때를 시작으로 봤습니다.
여기부터 긴장감이 돌아야 왕좌에 앉은 바칼을 만나는 순간에 긴장이 폭발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죠.
연출이 들어가기에는 짧은 구간이었지만 이런 감정을 품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1호
이 부분은 쉽게 달성했습니다. 바칼이라는 인물이 가진 '포스'가 있으니까요.
이전부터 긴 서사를 쌓아왔고,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게 표현되어 왔어요.
게다가 군더더기 없는 설정과 스토리까지 뒷받침되고 있었으니,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있던 거죠.
마치, 화면 너머로만 보던 슈퍼스타를 직접 만난 것처럼 말이죠.
4호
여기에 지금 상황에 맞게 살을 조금 더 붙여서 마무리했습니다.
바칼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드리고,
우리가 닿으려고 했던 목표가 진짜로 바로 앞에 있음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어서 기습적으로 하이라이트를 밀어 넣었습니다. 바로 바칼이 잔을 깨트리는 장면이었죠.
그리고 이다음부터는 바칼만의 시간이었습니다. 완벽한 쇼 타임이 되어야 했죠.
1호
아, 이게 그 '이지 두...'
4호
아닙니다. 그 춤 내려놓으시고요.
아무리 좋아하는 밈(meme)이라고 해도 여기에서 이러시면...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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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먼저 말도 안 되는 괴력으로 모험가님을 복도로 던져버리고, 소환된 TNB를 맨손으로 부수게 했죠.
이어서 성 밖으로 모험가님을 던져버리고, 용으로 변하여 따라가서 전투를 펼치게 하기도 했고요.
그 과정에서 하늘로 날아올라서 투하되고 있는 대바칼 병기인 이터널 플레임을 격추하기도 합니다.
3호
세 마리의 용을 쓰러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병기를 단숨에 부수고,
모험가님을 압도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죠.
'바칼이 이렇게 강합니다!'와 '레이드에 나오면 더 무섭겠죠!?'를 어필하려고 했죠.
4호
전투에서도 강함을 체험하게 해드리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죠.
특히, 명성치가 천상계에 닿으신 모험가님들은 시나리오 던전에서 바칼의 강함을 느끼기 힘드셨을 겁니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죠. 최후의 최후까지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했었는데...
3호
억지로 맞추면 오히려 불합리한 밸런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1호
이런 모든 것에서 '폭룡왕'을 표현하려고 했었습니다.
바칼을 위한, 바칼에 의한, 바칼의 스토리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으니까요.
기존 스토리를 존중하는 만큼, 새로운 방향의 이야기를 더 잘 표현하고 싶기도 했었고요.
무엇보다 바칼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잘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말입니다.
2-5) 진실을 찾는 여정, 그리고 다시 한번 창신세기
3호
이제 마지막 주제만 남았습니다.
진실, 그리고 창신세기죠.
1호
모험가님은 지난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사도를 만나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정보를 들어오셨죠.
이렇게 모은 정보로 많은 추론을 하시고 앞으로를 예측하시기도 하셨습니다.
1부에서도 언급 드린 것처럼 이런 정보를 통해서 추론하실 수 있게 군데군데 창신세기를 심어 두었죠.
2호
제가 기억하기로는 창신세기의 구절 말고도 여러 가지 페이크를 심어 놓기도 했습니다.
바로 사르포자의 성서가 그것이죠.
4호
아니, 갑자기 2호 님이?
2호
페이크를 심은 이유는 창신세기 4장을 쉽게 유추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의 창신세기는 예언서로 인식되고 있었고, 사도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다고 여겨져 왔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정도는 이 내용을 따라가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비칠 우려가 다분했죠.
1호
당시에는 2호 님과 둘이서 거의 대부분의 스토리를 만들었었죠.
그때, 이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2호
결론은 한번의 페이크를 주어서 혼란을 일으키자였어요.
1호 님의 강력한 주장이었죠.
그리고 요청에 따라서 '사르포자' 버전의 성서를 썼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1호 님이 웹 스토리를 쓰셨죠.
바로 마계대전의 웹 스토리인 '새로운 세계의 신'입니다.
3호
저도 본 적이 있어요.
창신세기의 구절을 그대로 쓰기도 하고, 교묘하게 바꾸기도 했죠.
2호
네, 맞습니다.
특히, '영광되게 할 것과 거하고 안식할 곳을 새로이 만들자 하니,
창조는 곧 소멸이거니와 오직 소멸로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으리니. 그들 중 열둘을 선택하리라.'
이 구절을 만드는데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이미 공개된 창신세기 4장의 내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 긴 내용을 이 문장 안에 축약하면서도 마치 사르포자가 선택된 것처럼 착각되도록 꾸몄어야 했으니까요.
4호
와, 1호 님...
저도 실제 창신세기 4장의 전문을 보기 전까지 이 내용이 창신세기의 일부인 줄 알았어요.
진짜 저 시절부터 악귀였군요.
2호
이뿐만이 아닙니다.
100레벨 만렙 확장 때는 '검은 신전 스토리' 구간을 이용해서,
시나리오 퀘스트를 플레이하면서 가짜 성서 구절을 내보내 혼동을 주려고 하기도 했었죠.
3호
이건 저도 아는 내용이네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1호 님은 정말...
1호
그래도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고,
매 시즌마다 창신세기가 직접 등장하지 않더라도 '예언'이라는 주제로 분위기를 몰아갈 수도 있었고요.
비슷하게 '그림시커의 성서'를 통해 100레벨 만렙 확장 시기를 장식하기도 했죠.
2호
심연의 오큘러스 시나리오 퀘스트에서 그림시커의 성서를 뒤집어서 진실을 보여준 것도 1호 님이었죠.
이건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헤블론의 예언소를 떠올릴 수도 있었던 거였고요.
1호
거짓과 진실을 잘 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것도 스토리의 연속성을 이용하는 일종의 퍼즐이었죠.
서로 상충되는 여러 정보 속에서 퍼즐을 푸시면서 다양하게 추측하시고, 진짜 답에 가까워지시길 바랐어요.
그리고 이번에 진실이라는 답을 찾는 여정에서 확인하시길 바랐던 거고요.
4호
이번에 진실을 알려주려고 한 이유도 있었을까요?
1호
스토리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였으니까요.
1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언제까지고 '기-승-전-힐더'의 전개를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바칼과 창신세기를 꺼내 들었던 거죠. 반드시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의지였습니다.
3호
하지만 그전에 하나 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죠.
바로 스토리의 주인공인 모험가가 너무 수동적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문제였습니다.
4호
모험가님이 가장 많이 주시는 의견 중 하나였죠.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요.
3호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함께 상쇄 시키려 했어요.
그래서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진실을 알아내도록 하려 했고, 그렇게 표현하려고 했죠.
하지만 이번 스토리의 마지막에서 바칼이 이야기한 진실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로 끝맺음하게 했습니다.
아마 이걸 지켜보신 모험가님은 답답하다고 여기셨을 겁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시원하게 이야기하는데, 그걸 못 믿는다고?'라고 말입니다.
1호
끝맺음 직전에 한번 신중하게 고민해 봤었습니다.
'거대한 진실을 들었다고 선뜻 믿는다고?'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동안에도 믿음 때문에 휘둘려 왔는데, 여기에서도 의심 없이 바칼이 한 말을 모두 믿는다면?
모험가라는 캐릭터는 또 다른 의미로 휘둘리는 인물로 비추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3호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 모든 진실을 단번에 깨닫는 걸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앞으로 바칼이 던진 이 진실이 진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를 제대로 알아보면서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려고 합니다.
4호
'The Next Journey'가 여기서도 이어지는군요.
역시, 이.어.짐.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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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그런데 창신세기에 대해서 더 이야기는 안 하시나요?
더 깊게 이야기하시는 줄 알고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1호
더 깊은 이야기는 앞으로의 스토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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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자, 그럼 잘 돌아가시고요.
2호 님은 언젠가 다른 스토리 매거진에서 정식으로 뵙는 걸로.
번외) 왜곡은 어떻게 되는가?
1호
이번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재 중에 하나가 바로 왜곡된 차원이었죠.
이 안에서 과거의 역사를 모험하는 스토리가 시즌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3호
과거로 향하는 스토리를 쓸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었죠.
그래서 이번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반대로 이걸 쓰기 위해서 이유도 없이 과거로 가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1호
다녀온 다음에도 문제가 생겼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썼어도 그 뒤에 따라올 설정 오류와 충돌까지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사용한 설정이 '왜곡된 차원'이었습니다.
4호
왜곡된 차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허용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왜곡된 차원이니까?
처음에는 이 방향으로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빈약한 논리로 시작했네요.
1호
맞습니다. 빈약한 논리였죠. 실제로 그게 만능도 아니었고요.
모험가님이 의문을 가지시는 몇 가지 포인트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다음에 이어서 하고...
3호
우선은 왜곡된 차원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호
3호
왜곡된 차원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역사 개입에서 올 수 있는 오류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상상만 했던 장면의 재현' 때문이었죠.
1호
과거로 이동한 스토리의 주인공인 모험가의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어야 했고요.
주인공이 무대를 바꾸어 이동한다는 건, 바뀐 무대에서 활약해야 한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이번 무대가 '과거 천계'였던 것이죠.
하지만 나비 효과를 방지한다고 구경만 하는 건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특히, 체험을 전제로 하는 게임 스토리에서는 더욱더 말이죠.
4호
이계 던전 스토리를 기억하고 좋아해 주시는 모험가님의 기대에도 엇나가는 것이었죠.
3호
그래서 왜곡된 차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왜곡 시킨 김에 한발 더 나아가서 더욱 과감하게 모험가님이 좋아하실 만한 걸 모두 넣어보기로 한 거고요.
그렇게 세 마리의 용을 천계에 남기고, 게이볼그와 바칼이 마주하는 장면을 만들어낸 것이죠.
1호
물론 과거에 공개되었던 스토리를 그대로 복각한다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 그대로 나오면 재미있어하실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스토리의 큰 줄기를 해치지 않고, 더 풍성하게 살을 붙이려 노력했죠.
3호
세 마리의 용이 아라드로 가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 셋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면,
마지막으로 천계인의 힘만으로 만든 게이볼그가 바칼과 마주한다면...
이런 장면들이 모두 이 고민 안에서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1호
그래도 계속 걱정이 되었습니다.
모험가님이 의문을 가지시는 포인트들 때문이었죠.
4호
이미 사전에 논의를 했던 내용들이 그대로 우려로 돌아왔습니다.
세 마리의 용, 게이볼그 출연.
이 두 사건으로 생길 수 있는 세계관 파괴급 변수들이 많았으니까요.
아무리 왜곡된 차원이라도 말이죠. 게다가 이건 타임 로드들도...
1호
에헤이... 4호 님.
그 강 건너지 마오. 거기까지만.
4호
1호
현재는 많은 이야기를 드릴 수 없지만, 우려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이 왜곡이 해결되는 스토리를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죠.
이번 시즌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한 번에 보여드릴 분량도 아니기에
차곡차곡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3호
열심히 준비해서 모험가님께 선보이고,
다시 한번 자리를 마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4호
아니, 그러니까 타임 로드들이...
3호
쉿!
4호
3) 스토리 매거진을 마무리하며...
스토리 매거진을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 2월에 한차례 스토리 매거진을 전해 드리면서 많은 약속을 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전에 드린 약속은 잘 지켰는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이야기들이 잘못 해석되지는 않을지,
잘못된 단어 사용이나 표현으로 모험가님께 상처를 주지는 않을지, 재미는 있을지 등등이었죠.
하지만 반대로 비하인드를 궁금해하시는 모험가님께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음에 기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이번 시즌의 스토리가 남아있어서 이르지만, 처음부터 함께해 주신 모험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시즌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보내주신 많은 성원과 칭찬을 마음에 담고 새기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전해주신 날카로운 지적을 지표 삼아 더욱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의견을 경청하여 더 좋은, 그리고 더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감사합니다.
스토리 담당자 드림.
부록)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스토리 TMI』 마지막 편
빼앗긴 땅, 이스핀즈
TMI 1. 진룡 이트레녹의 수식어인 '진룡(眞龍)'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진룡(眞龍, True Dragon)'이 의도한 명칭이 맞습니다.
초기 이트레녹의 컨셉은 D&D의 상위용족인 True Dragon을 모티브로 합니다. 그리고 진룡을 제외한 금룡, 화룡, 흑룡도 이 설정을 기반으로 모티브가 잡혀있는 걸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금룡 느마우그는 메탈릭 드래곤(금속룡)으로 분류되는 골드 드래곤 (Gold Dragon)이 모티브이며, 화룡 애쉬코어는 크로매틱 드래곤(색채룡)으로 분류되는 레드 드래곤 (Red Dragon)이 모티브였습니다. 흑룡 네이저도 크로매틱 드래곤(색채룡)으로 분류되는 블랙 드래곤 (Black Dragon)이 모티브이고요.
진룡으로 표현되는 True Dragon은 상위용족 그 자체를 가리키지만, 이를 모티브로 삼았을 때는 '네 용인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여서 '진룡'으로 표기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초기 RPG 게임의 설정들이 많은 부분에서 D&D의 설정을 빌려오거나 모티브를 삼은 경우가 있었는데, 룡방신기 4인의 설정도 이걸 모티브로 삼았던 것이었죠.
해당 논란의 불을 지폈던, DFU의 표기였던 Green Dragon은 과거 설정집에서 표기되었던 것으로, 크로매틱 드래곤(색채룡)으로 분류되는 그린 드래곤 (Green Dragon)과 혼동되어 잘못 적용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번 '빼앗긴 땅, 이스핀즈'를 진행하면서 오류를 확인했고, 최초 설정에 맞추어 True Dragon으로 교체한 것이죠.
추가로 '진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震龍'이 아니냐?'라는 물음도 주셨는데요. 진동을 일으키는 건, '땅을 울릴 정도로 강한 힘을 가졌다'라는 강함의 표현으로 네이밍이나 속성과는 무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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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2. 더러운 도마뱀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트레녹은 그의 튼튼한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전투를 선호합니다. 자부심이자 오만함의 근원이 바로 이 튼튼한 몸인 것이죠. 그는 이런 강인한 육체로 천계인들을 수도 없이 도륙합니다.
그중에는 주베닐의 부하들도 있었습니다. 이트레녹은 비겁하게 살아남아 의지를 이어가려고 했던 그들의 죽음을 보잘것없다고 비웃으며 모독합니다.
주베닐은 이 죽음을 비웃음 이트레녹을 용서할 수 없었죠. 그에게 그가 그렇게 비웃던 보잘것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몰아붙여 추하게 도망치는 순간을 만들었고, 자부심이자 오만함의 근원인 튼튼한 몸을 드래곤 슬레이어로 단숨에 뚫어 보잘것없는 최후를 만들어 버린 거죠. |
TMI 3. 네 명의 용인 중에서 화룡 애쉬코어가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 |
TMI 4. 왜곡된 역사에서는 모험가의 개입으로 이를 인지한 바칼이 네 명의 용인을 이스핀즈 각지로 보내서, 연합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 큰 곤란을 겪은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모험가의 개입으로 이를 해소하게 되죠. 하지만 원래 역사에서 네 명의 용인은 이스핀즈 각지로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합군은 계획대로 전투 준비를 마쳤고 기계 혁명을 일으키게 됩니다. |
기계 혁명
TMI 1. 사라 웨인은 기계 혁명에서야 제대로 스토리를 풀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서사를 이곳에서 보여주고 싶었고, 다른 인물에게 없는 가족이라는 부분을 강조해 보았습니다. 가족의 희생이라는 건 또 다른 범주의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이 때문에 사라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입이 많이 되었고, 다른 의미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잘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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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2. 7인의 마이스터의 역작인 '드락카니다'를 재활용 하는 것은 많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험가님과 많은 만남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런 드락카니다가 아군이 되었을 때의 든든함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라를 통해서 개연성을 확보하여, 기계 혁명 스토리에서 등장시켰죠.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다행히 재미있게 받아주셔서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
TMI 3. 이리네가 기도하는 대상은 바로 '천계인'들입니다. '최고 사제'라는 의미도 이런 천계인들을 자신의 신으로 생각하고 떠받들고자 하는 마음에 나온 것입니다. 그만큼 이리네에게 있어서 천계인들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
TMI 4. 주베닐은 원래 역사에서도 숨겨진 영웅이었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으려 했고, 실제로 남기지 않은 것도 동일합니다. 과정은 다르지만 그의 시작과 결말은 같았던 것이죠. |
TMI 5. 주베닐의 이름은 '아직 성숙하지 않다'라는 뜻의 단어인 쥬브나일(Juvenile)에서 따왔습니다. 그는 선조들의 선택을 원망하며 죄인처럼 숨어 지내던 자신을 미성숙하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주베닐', 즉, '애송이'라고 지칭하게 되죠. 주베닐의 생각의 변화는 기계 혁명 스토리 후반부 대사에서 드러납니다.
"…하지만 오늘 증명되었지. 그들은 결국 틀리지 않았고... 나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는 애송이일 뿐이었던 것이지." |
TMI 6. 원래 역사에서 주베닐은 테네브의 배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천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테네브의 배신에 대해서 숨겨진 역사에 대해서는 몰랐습니다. |
TMI 7. 무기상 오스카의 최후의 선택은 한시가 아까운 긴박한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만약,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더라도 오스카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
TMI 8. 로자는 작전 실패로 인해서 큰 희생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 작은 변수도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감정적인 언어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실수를 가장 경계했죠.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배제하고 필요한 말만 하는 성격으로 변해갔습니다. 계산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작전을 세우고, 필요한 사실만 전하기 위해서 무뚝뚝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작전으로 희생되는 이들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하는 인물입니다. |
폭룡왕 바칼과 피조물들
TMI 1. 광룡 히스마가 부순 건물은 바칼의 궁에서 착취 당하고 있던 천계인들이 유지 보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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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2. 광룡 히스마의 몬스터 스토리의 모티브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크게 울부짖는 그 안 보이는 드래곤이 맞습니다. |
TMI 3. 바칼의 피조물들 중에서는 세 마리의 용이 가장 격이 높습니다. 그다음은 네 명의 용인이죠. |
TMI 4. 바칼의 피조물들은 나는 순간부터 현재의 모습이었습니다. |
TMI 5. 에클레어를 비롯한 드래곤나이트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용족들은 바칼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고 있습니다. 모험가 캐릭터인 '진 : 드래곤나이트'의 경우는 자신이 머물던 세계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기에 그와 맞설 수 있게 된 것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칼을 존중하고, 그의 힘에 존경을 표합니다. |
그 밖의 이야기들
TMI 1. 실제 역사의 흐름은 왜곡된 역사와 다릅니다. 하지만 시련의 처절함은 같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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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2. '해방' 시네마틱 영상 마지막에 이리네가 새로운 나라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도록 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 직전에 끊어서 벅차오름을 주려는 연출 의도였습니다. 나라의 이름은 모두가 알고 계시는 '지벤'이 맞습니다. |
TMI 3. 차원 항해선, 바하이트의 모양은 '열쇠'를 모티브로 잡았습니다. 과거에 진실이 있고, 그 진실로 향하기 위해서는 바하이트를 타고 가야 했기에 '진실이 있는 과거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라고 의미를 두었던 것이죠. |
용의 전쟁부터 바칼의 유산까지 던파 잘 정리해서 알려주는 던.잘.알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던파 잘 알려 드릴게 - 폭룡왕 바칼편 감상하기
☞ [이벤트] 던.잘.알 - 폭룡왕 바칼 소감을 남겨주세요
지금까지 제작노트를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해 드린 내용들로 즐거운 시간 보내셨기를 바라며 언젠가 또 다른 제작노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 아트 담당자들이 전하는 제작노트 1: 폭룡왕 바칼부터 이리네까지
☞ 아트 담당자들이 전하는 제작노트 2: 히스마부터 플로까지
☞ 아트 담당자들이 전하는 제작노트 3: 스카사부터 오스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