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던 밤이었다.
로그아웃 창을 멍하니 바라보던 내게, 알 수 없는 귓속말 하나가 도착했다.
“여기야. 이 도시에 진짜 길드는.”
나는 피식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이름이었다. ‘범죄도시’라니. 길드 이름 치고는 너무 위험했고,
너무 당당했다.
그래서 더 끌렸다.
그곳에 들어가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명성 52,000 이상.
성인. (만 20세 이상)
그리고, 소통.
카카오톡, 디스코드, 어디든 좋다.
“말이 통하는 사람만 오라”는 말이었다.
게임을 잘하든 못하든,
오래 했든 처음이든,
중요한 건 같이 웃고, 같이 뛰는 마음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했다.
던파를 좋아하는 건 기본,
심지어 던파에 진심이었고
결투장을 연습장 삼아 매일같이 싸우는 괴짜들도 있었다.
길드 공대?
매주 주말, ‘일정은 길드원과 함께 정한다’는 유연함.
레이드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그들은 말했다.
“던전은 팀플이다. 같이 깨야 재미있지.”
그리고,
이상하게 서로의 닉네임을 기억하고,
말끝마다 농담을 던지는 그 분위기 속에선,
어느새 나도 웃고 있었다.
이곳에도 규칙은 있다.
이중 길드? 안 받아.
미접? 2주 이상은 연락이라도 줘야 한다.
예의 없는 사람? 박제 안 당한 게 다행이지.
여기는 무서운 도시가 아니다.
다만, 기본을 지키는 사람들이 만든 따뜻한 공간일 뿐이다.
그들이 말했다.
“너무 특별하지 않아도 돼.
이상하고, 던파가 좋고,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한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해.”
그렇게 나는
범죄도시라는 이름의 길드에 입성했다.
지금은 누가 내게 묻는다.
“좋은 길드는 어떻게 찾아요?”
나는 대답한다.
“시끄럽고 웃긴 사람들 사이에서,
로그아웃하기 아쉬운 곳.
그게 범죄도시야.”
0https://open.kakao.com/o/g7V8WZUg 으로 문의하기.
그게 너의 도시 입성 첫걸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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