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geon & Fighter

GAME START (DirectX11 로 게임하기)

커뮤니티

토론

[공통] 솔직히 신화 라는 시스템 자체는 괜찮았다고 생각함

  • Sin-s 힐더
  • 2023.10.02 04:00 6,021

지금 보면 개발진이든 유저들이든 너무 '신화'에 대해서 터부시하는 게 보이는데, 신화라는 아이템 하나만 보면 그렇게까지 문제될 건 없었다고 생각함.


아이템 특성만 놓고 보면


'세트별로 강점을 극대화시켜주거나, 패널티를 완화시켜주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상위 등급 아이템'


이라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함.


거기에 더해서, (밸런스의 문제가 없다면) 533, 2333 등의 세트 중에서 상의/팔찌/귀걸이 세트 중 어느 것을 신화 세트로 채용하는 지에 따라 같은 세트여도 다른 특색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잘 만든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음.


같은 개트군이어도, 개악 신화/트라이앵클 신화/군마갈 신화 중 어떤 걸 쓰는가로 나뉠 수 있는 것처럼.

(물론 밸런스 상의 이유로 군마갈이 워너비 픽이었던 건 제쳐두고)


예를 들면 같은 출혈셋이어도

  상의 신화는 강점인 딜 고점을 좀 더 높여주고,

  팔찌 신화는 부족한 생존력을 보강해주고,

  귀걸이 신화는 패널티인 지연딜을 즉발로 완화시켜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같은 세팅이어도 다른 신화를 채용하는 식의 변주가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신화의 매력임.



물론 그렇다고 신화 장비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 건 아님.


지금도 득템에서 스릴이 부족하답시고 시즌7 당시의 신화 시스템을 부활시키자는 글 보면 욕부터 올라오는 편이니까 오히려 신화를 극혐하는 쪽에 가까움.


일단 그 시절을 겪어본 유저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신화에 문제가 한 두 가지 있던 게 아니었음.


신화를 모르는 던린이들을 위해 대표적인 문제만 적어보자면


1. 낮은 드랍률로 인한 기약 없는 파밍

2. 에픽과 상관없는 파밍 방식

3. 에픽/신화 간 밸런스


이 3가지가 신화를 최악의 시스템으로 만든 가장 큰 이유라는 걸 다들 인정할 거임.



1. 사실상 만악의 근원.

   이건 '윤명진 대표이사'도 인정했을 정도로 답이 없던 문제임.

   정가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오직 에픽/신화만 파밍하기 위해 가야하는 파밍던전이 무한정 돌 수 있는 곳이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드랍률이 높은 것도 아니었으니

   그냥 스펀저가 자신을 점지해주길 바래야만 하는 구조였음.

   물론 낮은 드랍률이 항상 문제가 되는 건 아님.

   심각할 정도로 낮은 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누구나 말한대로 '득템의 재미'같은 건 '파밍 난이도'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음.

   그러니 확률이 낮아서 문제가 된 것은 분명 맞지만, 그 덕분에 스릴만큼은 분명 대체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건 다들 동의할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면 운빨ㅈ망겜 소리를 듣긴 했겠지만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을 거임.


문제는 그 외에 두 번째 이유


2. 파밍 방식

    신화는 분명 에픽의 상위 등급 아이템이고, 그게 세트의 특색을 강화시켜주거나, 단점을 보완해주었지만,

    정작 그 신화를 얻는 과정이 에픽 파밍과 과정만 같을 뿐이지, 서로 연관이 있는 게 아니었음.

    지금도 출혈셋을 사용하는데 아칸용 종결 4유효 엔정상이 나온다던가, 아칸셋인데 종결 4유효 엔정반이 나온다던가 하면 종결을 먹었다는 기쁨보다 허탈함이 먼저 오는 경우가 있을거임.

   신화도 그거랑 똑같음.

   내가 지금 개트군을 쓰고 있는데, 나온 신화가 자침이네?

   이러면 신화를 먹어도 기쁜 것보다 세팅을 갈아엎어야 하는 게 더 걱정됨.

   그래도 지금은 특정 세팅용 커스텀 도배를 한 수준이 아니라면, 종결 커스텀에 맞춰서 세팅을 바꾼다던가, 아니면 그 세팅을 하고 있는 다른 캐릭터에 초월을 해준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음.

   커스텀만 제외하면 거기에 맞는 고정에픽을 얻는 건 굉장히 쉬우니까. 그냥 재료를 까든 뭘 하든 해서 에픽을 갈아 끼우면 됨. 단일/듀얼 속강인데 다른 속강용 종결이 나왔다면 골치가 아플 순 있겠지만, 그것도 어떻게든 돈으로 커버되는 영역임. 그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모속으로 맞추던가.


   근데 신화는 그 모든 방법이 불가능했다는 게 문제임.

   개트군인데 자침 신화가 나왔다. 그런데 내게 지금 자침용 에픽이 없다? 그럼 지금까지 해온 파밍 과정을 똑같이 해야됨.

   재료로 정가를 한다? 그딴 편의기능 따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게 시즌 7 당시의 에픽 파밍 시스템임.

   신화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지만, 에픽 자체의 파밍 난이도도 그렇게 쉬운 편은 아니었고, 특히 세트옵션이 붙어있는 특성 상 반드시 2~3세트가 풀로 있어야 했음. 지금처럼 세트 옵션이 없다면 대체재로 다른 에픽을 그냥저냥 채용할 수라도 있었겠지만 그것도 불가능했던 거임. 대체재를 쓴다고 해도 그것도 2~3세트가 있어야 하니, 당연히 그것도 구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음.

   그 세팅을 쓰고 있는 부캐에게 넘겨준다? 시즌 막바지가 되기까지 신화는 초월이 아예 불가능했음.


   신화가 나왔다면 그 신화는 온전히 그 캐릭터만 사용해야했고, 거기에 맞는 파밍도 전부 다시해야됐던 거임.

   에픽을 파밍하는 중에 원래 쓰던 세팅의 신화가 나와준다면야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신화에 더해서 에픽까지 원하는 게 뜨기를 기도해야 됐음.

   잘 떠준다면 다행이지만, 끝의 1~2부위가 계속 뜨지 않는 '영고'가 흔했던 게 바로 그 시절임.

 

   그 당시 파밍에 있어서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유형이 2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내가 원하든 신화가 나오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신화는 있는데 정작 필요한 에픽이 모이지 않는 것이었음.

  신화와 에픽, 2가지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비로소 사용할 수가 있었음.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신화를 최악으로 인식되게 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3. 장비 간 밸런스

    지금처럼 원하는 세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커스텀 제외) 구조에서도 취향에 따라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게 시즌 7 당시처럼 에픽 파밍조차 운빨로 커버해야됐던 구조에서라면? 지금보다 훨씬 지옥일 수밖에 없음.

    심지어 모든 세트가 황밸인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얻었다면 얻은대로 그냥저냥 쓸만하기만 했어도 됐을텐데,

    '흐먼시아'니 '아베술집'이니 최악의 신화를 묶어서 부르는 말도 있었을 정도로 밸런스가 개판이었음.


    그럼 그 밸런스를 잡기 위해 패치가 적절히 진행이 되었나? 당연히 아님.


    지금도 유저들이 개발진보고 불통이니 소똥이니 하는데, 그 당시는 지금이 선녀를 넘어서 신으로 보일 정도로 소통이란 게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음.

    유저들이 밸런스에 대해서 얘기를 해도

    '레이드 나온 뒤에 자료 수집을 위해'

    '진각성이 아직 다 나오지 않았으니 전부 나온 뒤에 통합해서'

    같은 이유를 들면서 무려 1년 6개월 동안이나 유의미한 밸런스 패치가 없던 시절임.(물론 무넨이나 블랙미러같은 날먹을 막는 건 그 누구보다 빨랐다)

    

    단적으로 말해서 지금 시즌에, (취향은 논외로 치고)

  내가 쓰는 세팅이 구리다? 다른 세팅으로 갈아타면 됨


   근데 그 당시에

  내가 얻은 신화가 구리다? ㅇㅃㄴ

  내가 얻은 에픽이 구리다? ㅇㅃㄴ


    성능이 좋지 않은 신화를 얻었다면 그대로 쓰던가, 아니면 다른 좋은 신화를 얻을 때까지 다시 파밍을 했어야 됨.

    그렇다보니 신화를 얻었다고 끝이 아니고, 에픽을 파밍해야 했고,

    모든 파밍이 마무리됐다 해도 끝이 아니고, 더 좋은 신화/에픽을 위해 계속해서 파밍을 했어야 됨.(이건 커스텀이랑 비슷함)

    그리고 그걸 모든 캐릭터에 똑같이 했어야 됨.


    한 캐릭이 신화를 여러 개 먹었어도 다른 캐릭은 따로 신화를 파밍했어야 했고, 그 과정이 쉬워진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었음.



   아마 위 3가지 이유 중 하나라도 없었거나 덜했으면, 분명 이 정도로 욕을 먹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음.

  얻기가 좀 더 쉬웠다면 원하는 게 아니어도 다시 파밍을 하면 되고,

  내가 먹은 에픽과 관련있는 신화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면 에픽/신화 이중 파밍을 해야하지도 않았을거고,

  밸런스가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그다지 밸류가 좋지 못한 신화를 먹었어도 최고점을 노리는 유저가 아니라면 그냥저냥 조합해서 어떻게든 쓸 수 있었을 거임.




   그 당시에도 사람들이 많이 말을 했던 부분이 신화의 파밍 구조였음.


   지금 착용하고 있는 에픽에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신화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면?

   적어도 아예 사용하지 못할 신화를 먹어서 신화든 에픽이든 재파밍해야되는 상황은 방지할 수 있었을 거임.


   예를 들면, 에픽 세트 3~5종류를 전부 모은 경우 신화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한다던가

   아니면, 신화 완제가 뜨는 게 아니라 '신화 재료'가 드랍이 되고, 그걸 이용해서 에픽 부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던가.


  결국 초월이 가능하게 바꾸면서 드랍률을 조정하고 밸런스 패치를 하는 식으로 조정을 하기는 했지만.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분명 신화라는 건 매력적인 새로운 등급의 아이템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음.


  다만, 그것이 던파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방식으로 구현이 됐기에 지금까지도 욕을 먹고 있는 것일 뿐.


  그저 완전히 없애지 말고, 대신 보완을 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제대로 된 신화를 보고 싶다는 게 내 생각임.

0
!
  • Lv115
  • Sin-s
  • 진(眞) 미스트리스 힐더 새벽반

    모험단Lv.38 혼자하는사람들

일부 아바타는 게임과 다르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