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한 결투장 업데이트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사람이 기뻐했고 실제로 업데이트 후 결투장에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그러나 공정한 결투장 역시 유저간 Pain Point가 존재하며, 이 점들이 너무 아쉬워 글을 쓰게 되었다.
1) 공정한 결투장 이전까지의 상황
그간 결투장은 여러 시즌을 거쳐오며 많은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밸런스부터 사소한 버그, 핵 유저, 아이템 버그 악용 등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결투장 RP제도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악질 유저들도 있었다.
- 대리게임 어뷰징을 통한 고랭크 RP 박제하고 시즌 마감 보상만 챙기는 [대리]
- 일부러 연패를 반복하며 저랭크 유저 학살하며 경험치와 결투 보상을 챙기는 [패작]
시즌을 거쳐도 시스템은 나아지지 않았기에, 위 두 문제는 결투장의 생태계를 해쳐왔다.
일반 결투장 마지막 시즌 종전에는 프로게이머 출신도 대리 게임에까지 손을 댔으며,
매칭 판에는 온갖 대리와 강종(강제종료), 렉권이라는 더러운 수법까지 사용하며 막이 내려졌다.
심지어 시즌 중반에조차 1700~1800점대의 점수에는 동일 점수의 유저와 매칭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랭킹 박제가 심각했다.
과거 前공정한 결투장의 종료와 현재 공정한 결투장의 시작 전까지는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였다.
결투장은 하던 사람만 했으며, 낮은 점수대에서도 전부 부캐 아니면 대리여서 유입 유저는
한 대도 못때리고 박살이 난 채로 결투장을 접었다.
2) 공정한 결투장은 좀 낫나? 그러나..
공정한 결투장은 캐릭터의 모든 스펙을 가리지 않고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애초에 이전 시즌까지의 핵심 니즈가 '캐릭터 장비와 대미지가 공정한' 결투장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반겼다.
나 또한 캐릭터의 스펙이 고정되는 것은 매우 반가웠다.
아무리 RPG 게임이라지만, 잘 안키우는 부캐나 돈이 없는 사람은 항상 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부캐릭터가 많아서 모든 캐릭터에 투자를 해줄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본캐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부캐가 약했다.
따라서 부캐릭터의 실력도, 템도 좋지 않았기에 점수가 낮았다.
공정한 결투장에서의 Pain Point는 '캐릭터의 공정함'이 아닌 '시스템의 불공정함'이다.
1. 계정 통합 티어 시스템
계정 통합 티어는 말 그대로, 본캐릭터가 골드면 부캐릭터도 골드인 것이다.
부캐로 져도, 본캐로 져도 이 티어는 떨어진다.
나는 이 시스템이 업데이트 공지에 올라왔을 때 경악했다.
'대리'와 '패작'에 지금껏 골머리를 앓고 있던 결투장에서, 이제는 어뷰징을 권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태생부터 2가지 어뷰징 요소가 있다.
- 1.1 패배를 몰아줄 쓰래기 캐릭터를 만든 후, 이 캐릭터로 패배를 하면 티어는 떨어지고 본캐릭터 승률을 유지할 수 있다.
- 1.2 본캐로 티어를 높이고 어뷰징을 약속한 상대에게 부캐로 져줘서 티어 경험치를 몰아줄 수 있다.
어뷰징 뿐만 아니라 티어가 낮은 사람도, 높은 사람도 고통받는 문제점이 있다.
- 1.3 티어가 낮은 사람은 언제든지 '고티어 유저가 부캐로 떨어진 다음 본캐로 올릴 때' 희생양이 될 수 있다.
- 1.4 티어가 높은 사람은 아끼는 부캐를 돌릴 수가 없다. 부캐로 매칭을하고 게임을 돌리는 순간 연패가 확정이기 때문이다.
2. 숙련도 시스템 (경험치)
사실 숙련도 시스템은 '결투 경험치'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유지되던 시스템이다.
그러나 계정 통합 티어 시스템과 묶이면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 2.1 브론즈 티어에서의 결투 내용과 스트레스, 피로감 그리고 골드 티어에서의 결투 내용과 스트레스, 피로감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이게 왜 문제냐면, 브론즈에서 1승을 하는것과 골드에서 1승을 하는 것은 넘사벽임에도
브론즈 티어에서의 숙련도 경험치와, 골드 티어에서의 숙련도 경험치 획득량이 같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티어에 갈증을 느끼지 않는 순간이 언젠가 찾아오게 된다면, 모두가 부캐로 낮춰서 본캐로 올리는 저세상 세기말 콘텐츠가 될 것이 뻔하다.
3) 결국 박살난 문자단 감성
문자단이란, 결투 랭킹 상위권임을 증명하는 명패다.
일반 유저들은 갈색 은색 금색 딱지가 달려있을 때, 문자단은 '낭인' '달인' '명인' '대가' '지존'과 같은 문자단이 달렸었다.
문자단은 결투장을 경험해본 사냥 유저들도 인정할만큼 멋진 보상이자 칭호다.
문자단의 기능은 존재하지 않지만 누구나 달 수 없는, RPG게임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멋'과 '자랑거리'여야 한다.
그리고 지금껏 그래왔다.
이번 공정한 결투장은 [계정 통합 티어]와 [숙련도]로 인해 문자단의 의미가 크게 퇴색했다.
티어(실력)가 낮지만 판수(숙련도)가 많아서 문자단이 달리는 사람이 생길 가능성이 다분히 있기 때문이다.
예시)
1. 결투장 최상위 중에서도 천상계인 '무신' 문자단을 단 사람의 티어가 '브론즈4'인 경우
2. 결투장 최상위 중에서도 천상계인 '테라나이트1' 티어를 단 사람의 숙련도가 '5급'인 경우
우습지 않은가?
최고의 호칭을 브론즈4가 가져가고,
최고의 티어를 가진 사람은 5급따리라는게.
극단적인 예시지만 정말 이런 상황이 이미 숙련도 랭킹에서 벌어지고 있다.
숙련도 랭킹 최상위 유저들 중 티어가 높은 사람이 별로 없다.
문자단은 '경의의 대상'이자 결투장 유저들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놀림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티어는 숙련도 경험치를 많이 얻어야 한다.
저티어는 숙련도 경험치를 많이 뺏기고 적게 얻어야 한다.
고티어와 저티어의 결투 스트레스 차이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골드1따리인 나도 브론즈 현지인 상대로 양손가락 하나씩 써서 게임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4) 결론
공정한 결투장은 캐릭터가 공정한 게임이지, 시스템이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공결의 Pain Point는 결국 이전 시즌의 결투장에서 겪었던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시스템을 계속 다듬고 폴리싱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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