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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션워커(남) : Tick-Tock (틱톡) / 차원을 걷는 마법사

  • GeneralFM 디레지에
  • (등록 : 2024.10.13 19:22) 수정 : 2024.10.13 19:37 279

니알리, 당신 차례입니다. 네크로노미콘에 써있는 "지식"을 이행하세요. 


비록 한 순간의 변덕이라 할지라도 네크로노미콘에 써있는 지식은 "계약"이자 " 약속"이니, 이계(異界)를 벗어난 위험한 존재들을 처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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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가 멸망하기 이전부터 다른 차원의 세계에 대한 연구는 오랜 시간 동안 마법사들의 숙원 중 하나였으나 


차원 너머의 힘이나 다른 차원에 사는 존재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호 수단을 지니지 않아 수많은 마법사들이 탐구 도중 


육체와 정신을 해치거나 수많은 선대 마법사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다른 차원의 마법 대학에서 차원학을 전공하고 있는 라반 슈뤼즈베리 교수와 


알버트 N. 윌머스 교수를 운 좋게 만나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 두 교수는 마법사 학회에게 "도그마 디바이스"라는 도구와 그 설계도를 주고 아라드 세계를 여기 저기 탐구하고 있다고 전해지며 


그리고 육체와 정신을 해치면서까지 라반 슈뤼즈베리 교수와 알버트 N. 윌머스 교수가 사는 차원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모든 어비스의 힘을 사용한 마법사들이 


존재하고 있으니 바로 차원을 걷는 마법사, 디멘션워커라고 불리우는 마법사들이다. 그 마법사들은 이질적인 차원의 힘을 다루며, 


현세의 이치로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을 숭상한다고 전해지니, 그들과 마주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라. 어비스의 가호조차 쉽게 


삼키며 인간을 쉽게 보는 초월적인 혼돈의 존재들이 우리 전체를 아주 쉽게 파멸시킬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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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질적인 차원에서 사는 존재들은 자신만의 화신(아바타)가 있는 법이지." 


  그래서 진짜 그들의 실질적 존재를 아는 마법사는 매우 드물어." 


 - 알버트 N. 윌머스 교수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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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학회의 커리큘럼 중 가장 인기가 없는 시간이라고 한다면  역시 '그'의 강의다.


마법사 사회에서 터부시되는 '차원을 걷는 마법사'인 그는 그중에서도 또 특이한 사람이었다.


'현세'와 접촉을 등한시하고 오직 이계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모든 정성을 쏟는다는 통념과 달리, 


그는 짬짬이 발표도 하고 강의도 다녔다.


물론 처음에 말했듯이 그의 강의는 가장 난이도가 높아서 수강생이라곤 나를 비롯한 몇몇 괴짜들뿐이다.


그래도 우리를 싫어하는 것 같진 않다. 우리가 그렇듯이 말이다.


강의가 없고, 연구가 없을 때면 그는 학회 앞 카페의 한 자리를 차지하곤 카페에서 파는 물건은 아니라는 게 


확실한,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료를 마신다.


그 모습이 또 나름 그림이 되어 가던 길을 멈추곤 한참을 바라본 적도 있다.


간혹 눈이 마주칠 때면 살풋 웃어 보이는데, 그 웃음이 현세의 웃음은 아닌지라 사람을 멍하게 만들기엔 안성맞춤이다.


알 수 없는 소름이 돋는 웃음이라는 게 나름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이 세상의 웃음이 아니라고 하면 좀 과한 표현이려나?



추후, 그가 나름 이름난 모험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한층 더 호기심이 샘솟았다.


다만 호기심을 풀 기회는 없었다. 중요한 일을 이유로 당분간 강의를 그만둔다는 벽보를 본 뒤에야 그가 모험가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다행히 뒷모습이나마 배웅할 기회는 있었는데, 솔로라는 내 예상을 뒤엎고 은발의 소녀와 함께 걷고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녀 역시 어딘가 소름이 돋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보는 사람 불안하게 사이는 그닥 좋아 보이지 않았다.


소녀는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고 끊임없이 투덜거렸고, 교수님은 우리에겐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뾰루퉁한 얼굴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대꾸할 따름이었다.



뭐, 교수님과 그녀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건 남겨진 사람의 자유겠지만 


어쩌면 디멘션워커 중 매우 소수만이 부릴 수 있는 "기어다니는 혼돈의 아바타"일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러한 경우에는 이질적인 차원의 힘에 잡혀 광기에 휩싸인다고 하나 그럴 가능성은.....약간은.....있으려나? 



물론 언젠가 그가 돌아온다면 조금은 더 확실해지겠지.


그렇게 쓸데가 없어 보이는 추측을 하면서 나는 오늘도 차원학 강의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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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드는 참 좋은 곳이군. 


하지만 그에 비해서 마계는 무슨 이유인지 참 어둡군. 


마치.. 우리가 사는 세계의 차원을 보는 것 같군. 


- 차원학 마법사 라반 슈뤼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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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보라고 말해도 돼.


답답하고 어리석다고 말해도 괜찮아. 


말이 안 통하는 겁쟁이라고 놀려도 신경 쓰지 않아.


평범한 삶에 안주하고,하루하루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기쁘고 즐거우니까.



그러니 인정할 수 없고 인정하기 싫은거야. 


입에 담기도 두려운 존재들의 단순한 유희로,


"운명" 이란 그럴듯한 이유를 앞세운 광신의 제물로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진 모두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허무하게 끝을 맺는 


이 일그러져 버린 현실을 난 결코 인정할 수 없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나의 종착지가 지옥 밑바닥이든


 차원 저편의 부서진 하늘이든

 

차원 저펀에서의 끝없는 죽음이든 


덧없는 현실과 일그러진 진실 사이에서


나는 그저, 끝없이 걸어갈 뿐이야.


승천의 날까지.



-차원학 마법사 라반 슈뤼즈베리의 마지막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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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아바타는 일부분일 뿐. 


실제로는 여러 형태가 혼합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 요그 소토스의 네크로노미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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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의 기분은... 다른 날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저 오랜만에 꿈을 꾼 건가? 하며 속으로 


되뇌었을 뿐.


몽롱한 기분에 취해있었지만, 무심코 느껴진 오른손의 통증이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펜이 부러질 정도로 힘을 주고 있던 오른손을 치우자 낡은 양피지 위에 무언가가 어지럽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내가 적은 것이 분명했지만 내 지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고, 그래서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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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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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피지에 적힌 내용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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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타난 니알리가 양손으로 양피지를 가렸다. 평소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날 대하는 기어 다니는 혼돈의 아바타가 말이다. 


나는 그녀의 말에 굳이 토를 달지 않았고, 니알리는 절대 읽지 말라고 말했으면서도 정작 양피지를 빼앗아 가지는 않았다.


아니, 양피지를 만지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단 한순간도 잠들지 못했다. 


끊임없이 양피지에서 들려오는 끔찍한 목소리. 그 목소리는 나를 계속해서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고 


허용치 이상의 약물을 사용해도, 독한 술을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셔도 그 끔찍한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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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세상의 결말은 시작과 함께 정해져 있고


그저 결말을 따라 흘러갈 뿐이란다.


어차피 정해진 멸망의 끝이 궁금하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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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딴 거 궁금하지 않아! 삶의 끝이 죽음이라고 해서


죽음을 궁금해하면서 살지는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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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가 그걸 거부하는 것도... 혹은 받아들이는 것도 


결국은 정해진 일이니까.


그러니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려무나. 


하지만 명심하렴. 


아무리 너희가 문간을 걸어 잠가도 나 요그 소토스는 길을 여는 자. 


마계인만이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테라의 마지막 영장이라거나 두 발로 걷는 생물체라고 


생각하는건가? 아니면 착각하는 건가? 


너희가 지금 통치하는 마계도 곧 우리의 영역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너희의 드림랜드에 사는 올드원들은 예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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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하면 편해질까? 목소리가 말하는 결말을 마주 본다면...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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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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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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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사라졌다.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조차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었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피부가 아릴 만큼 차가웠지만, 끝까지 가라앉았을 때... 


마침내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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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멍청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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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소리? 분명 익숙한 목소리인 것 같은데,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오직 차가움만 있을 것 같았던 공간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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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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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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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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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 순간, 눈을 떴다.


세상에서 가장 고요했지만, 가장 소란스러웠던 감각이 사라졌고, 눈앞에 허름한 숙소의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여서는 안 될 편린들이 세상과 마구잡이로 뒤섞여 움직이고 있는 것들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뒤틀려 있었고, 그것들이 보여주는 것들은 모든 순간의 시작이었지만 한순간의 끝과 같았다.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을 주입 당하는 듯,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순간 따뜻한 기운이 눈을 가렸다.


그녀가 내 눈을 가려주자 눈앞의 형용할수 없는 괴리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모든 현재가 섞인 것들이 사라지고, 오직 내가 서 있는 현재만이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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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려진 손바닥 사이로 언뜻 보이는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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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안 돼. 언젠가는 너도 나와 함께 가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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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덧붙였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것보다 내 눈앞에 보이던 것들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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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이걸 쓰고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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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리가 나에게 씌어준 것은... 단안경 이었다.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그 안경은 나에게 꼭 맞았고,니알리는 그것을 씌우고 나서야 손을 치워줬다.


이제 세상을 덮었던 괴리는 보이지 않았고, 오직 숙소의 허름한 천장과 뒤통수의 따뜻함이 느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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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크흠...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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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뭐 잘못된 거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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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니알리의 손이 가볍게 내 이마를 밀었다.


그리고 이내 니알리가 불쑥 시야 안으로 튀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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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나름 괜찮은데? 가끔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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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싱긋하고 웃었지만, 저 웃음을 지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무심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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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도그마 디바이스 - 다른 차원을 탐구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로 차원의 독기를 버틸 수 있도록 설계 되었지만

오랫동안 착용하면 호흡 곤란 및 피로감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도구. 


라반 슈뤼즈베리 교수/  알버트 N. 윌머스 교수 /네크로노미콘 / 아바타 (화신 설정) 


ㄴ 크툴투 신화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 참고로  러브크래프트 저작의 원전은 죄다 퍼블릭 도메인에 속하기 때문에 등장인물로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퍼플릭 도메인에 속합니다.저는 이 분들을 마법사 학회 소속의 마법사로 설정했고, 미스카토닉 대학도 소설의 설정에 집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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