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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 1일만 피는 꽃

  • GeneralFM 디레지에
  • (등록 : 2024.09.05 21:58) 수정 : 2024.09.05 21:58 2,347

어떤 아이들은 제국의 검술을 갈고 닦아 자신들만의 검술을 만들어내 제국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어떤 아이들은 검마라 불리는 존재와 계약하여 마검을 손에 넣고, 복수의 길을 걷는다.


어떤 아이들은 전이의 힘을 억눌렀고, 방랑하면서 익힌 내공과 쌍검술로 새로운 유파를 만들어내 제국을 향해 검을 겨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죽음의 신의 대리인이 되어 제국의 이름을 민중와 함께 지우고자 한다. 



이들 사이에 한 가련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다른 아이들이 걸어가는 길을 바라만 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그 어느 길을 선택한다고 한들 소녀가 원하는 복수를 이루기는 커녕 오히려 눈앞에서 바스러져 간 은인들의 결말처럼 


제국의 희생양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데 로스 제국에서 극비리에 진행된 전이 실험은 많은 희생을 낳았고 


특히, 가족과 떨어져 실험체로 강제로 끌려온 많은 이들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끔찍한 전이 실험의 실패는 이 희생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며 


유입된 전이 에너지에 휩쓸리거나, 연구 시설이 폭발하면서 일어난 충격으로 많은 목숨이 1일만 피는 꽃처럼 하루 만에 사라졌으며 


겨우 살아남은 아이들은 마계에서 전이된 마수들에게 삼켜졌거나, 운 좋게 도망쳤어도 병사들의 혹독한 추격에 단 한번 뿐인 인생을 잃었다. 



소녀는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까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눈앞에서 바스러져 간 은인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물건들과 부러져버린 검을 소중하게 품에 안고 조용히 사라졌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만의 혹독한 복수의 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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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전이 실험에서 죽어간 은인들과 사람들의 복수 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갈증 속에서 타고 올랐던 높은 산맥에서도. 


피마저 얼어붙는 만년 설산에서도. 


몰아치는 사막의 폭풍 속에서도. 


오직 이것 만을 위해 살아왔다. 



달빛이 나를 비추니 마치 지나가라는 듯이 적들이 쓰러지며 


나의 칼날은 군중 속에 숨어 하얀 송곳니처럼 원수의 심장을 노린다. 


적들은 나를 기만하려고 하지만 


나는 미소는 마음을 덮어 진짜 얼굴을 달빛에 숨긴다. 



필요치 않은 것은 복수를 위한 것으로 극한까지 단련하며 


원수의 피로 목을 축일 때까지 내 갈증은 끝이 없으리니 



부디 허락된다면 


단 한 명의 목숨을 취하고 나면 


복수의 끝에서 쓰러져 누울 마지막 자리에


녹아내린 얼음이 담긴 이 한잔을 놓고 


진정으로 웃으며 눈 감게 하 소서. 



- 리벨리온(Rebellion) 의 독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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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 


혈육보다 진한 목숨으로 나를 낳으신 아버지.


당신은 나를 구원하시고, 죽음보다는 삶을 부여하셨으니.


딸의 이름으로 고개를 들어, 당신이 남긴 강한 의지로 


저 오만한 황제를 겨눌 것이니



하늘을 갈라 붉게 물들 때까지


검은 빛이 녹아내려 대지를 적실 때까지 


내 숨이 끊어질 때까지 나아가 


마침내 피의 복수(Vendetta)를 이룰 것이니 



아버지.


죽음으로 나를 지키신 아버지. 


육신조차 남기지 못하면서 나를 지키신 나의 아버지. 



오만한 황좌를 피로 적시고 


은 쟁반 위에 황제의 목을 담아오는 그날 

 

마침내 모두의 복수(Vendetta)를 이룰 것이니.



이것이 나의 바람이자 생(生)의 유일한 목적이며,


당신과 모두에게 보내는 마지막 이별의 송사(送辭)이며 



모두의 복수가 끝나는 그날 


당신의 이름 아래 나도 그 곁에 같이 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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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루의 부러진 검과 오로지 전이 실험에서 죽어간 은인들과 사람들의 복수 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음에도 


망설임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복수라는 정당한 분노 아래에 모든 것을 단련했음에도 


패배했다.


당대의 강한 존재들을 무릎 꿇렸던 기술도, 원수를 찌르기 위해 길게 벼려낸 칼날조차도 


어느 하나 그에게 전혀 닿지 못했다.



["내 각오가 아직도 부족한 탓인가?] 



목숨보다 소중하게 품어왔던 두 자루의 검은 패배의 증거가 되어 바닥에 나 뒹굴었고, 


복수를 품었던 차가운 마음은 그보다 더 처참하게 식어갔다. 



- 기술은 좋은데 아직도 도구가 모자라군요.



갑작스레 파고드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러한 도구를 이용해서 상대를 쓰러뜨리려면 보다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야 합니다. 


특히 누군가의 복수를 위해선 말이죠.] 



그리고 나서 흑발의 남자는 바닥에 나 뒹굴던 두 자루의 검과 철사를 나한테 건네왔다.


- 이 철사와 나 뒹굴던 두 자루의 검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거지? 


   ㄴ “부러진들 어떻습니까?”  다시 고치면 그만이죠.


  언젠가... 자신의 부러진 검을 건넸던 그 사람이 겹쳐 보였다. 


  [‘부러져도 괜찮단다, 다시 고치면 언제든지 다시 쓸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일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검을 움켜쥐었다.


  “어때요, 이미 멋진 검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멋지게 다시 태어나지 않았느냐?’] 


 검을 움켜쥐고 있는 손이 떨려왔다. 


 “당신은 이미 길을 찾았습니다.” 


 [‘너의 길을 찾았구나. 딸아.’]


떨리는 몸을 진정 시키며 두 자루의 검을 버팀목 삼아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비록 머리카락이 볼썽사납게 흐트러져,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아래로 의미 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흑발의 남자는 만족한 듯 웃고는 몸을 돌려 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 가련한 소녀는, 아니 그녀는, 여느 때처럼 검게 칠해진 안경을 고쳐 쓰고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이 뒤돌아섰다.


그리고 새로운 한 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이번에는 절대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듯이.


[초심으로 돌아간다. 한 자루의 단련한 칼날이 되기 위해서.]



- 블레이드(Blade)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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