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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본드 - 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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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24.09.05 18:14) 수정 : 2024.09.05 18:18 2,425

베고 또 벤다. 약함을 강함으로 바꾸고 강함을 섬세함으로 바꾸어, 오직 검이 인도하는 이 험난한 고행과 여로를 끝없이 달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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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전이 실험에서 도망쳐 나온 소녀들을 받아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것은 세상의 냉정함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고, 제국의 추적이 얼마나 지독하고 혹독했는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도망쳤던 대부분은 제국의 추격대에게 희생되거나 제어하지 못한 전이의 힘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혐오스러운 전이의 힘을 완벽하게 억누르는 것에 성공하여 살아남아, 제국에 반기를 든 검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초인적인 인내와 타고난 검술 재능으로 전이의 힘을 억누르는 것에 성공한 이들은 대륙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곁눈질로 싸우는 법을 익혔다.


쉴 틈 없이 몰아닥치는 제국과의 치열한 전투는 죽음의 위기인 한편, 그들의 검술을 하나의 독특한 유파로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되기도 했다. 


두 자루의 방어용 검과 공격용 검을 사용한 독특한 검술과 인간 본연의 잠재력을 폭발 시키는 내공의 힘은 그들 고유의 무기이자 생존법이 되었으며 


잠시의 안락도 없이 몰아닥치는 고통의 연속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남기 위해 떠돌아다닌


그들은 스스로를 일컫는 호칭조차 생각할 틈이 없었기에 


단지 그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고 누군가 무심코 흘린 말 하나가 그들의 이름이자 자아가 되었을 뿐이다.


그들이 가진 단 하나의 이름, "베가본드"


꽃처럼 아름답고 가시처럼 지독한 그들의 인생이 그 한 마디에 모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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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가본드들이 사용하는 검은?  


주로 수쥬국의 쇼난 공방에서 제작이 된 보조 및 방어용 단검의 한 종류로 


기본 외형은 "삼지창"처럼 생겼다고 전해지는 물건이며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게 제작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평소에 쉴 틈 없이 몰아닥치는 제국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베가본드들의 단검들은 


주로 베가본드가 즉석에서 자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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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히 인생 앞에서 강함을 논하는가? 


단련된 무사조차도 가녀린 여성의 바늘로 죽을 수 있으며, 거대한 태산이라고 해도 어린아이 울음소리에 무너질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이자 만물의 이치. 


누가 감히 武(무)와 武功(무공)의 우열을 논하는가?


武功(무공)도 충분히 단련하면 武(무)와 동등해질수 있으며 武(무)또한 충분히 단련하면 武功(무공)과 동등해질수 있으니 


그것이 세상의 섭리이자 만물의 이치. 


그렇기에 진정한  武人(무인)이라면 함부로 강함을 낭인처럼 뽐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검을 드는 모든  武人(무인)들은 그 검이 지닌 생명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임을 알기에, 그 화려함을 남이 알아주기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검이 인도하는 대로 휘두르고 또 휘두를뿐. 나의 검이 전장에서 베어 넘기는 것은 적의 살과 뼈이지만, 대련에서 


검이 베어 넘기는 것은 자신의 자만과 타성이므로 베고 또 벤다.


나의 삶, 나의 꿈, 나의 행복, 이 모든 것을 먹고 자란 검에 이 그릇조차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베고 또 벤다.


약함을 강함으로 바꾸고 강함을 섬세함으로 바꾸어,오직 검이 인도하는 이 험난한 고행과 여로를 끝없이 달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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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자루의 검에 실린 삶의 무게 그 누가 알랴. 


섬광의 화려함과 武功(무공)의 섬세함 만을 찾는


관중들은 그러한 산물들이 무엇을 희생하여


나온 것인지  알려고, 또한 질문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 역시 말할 생각은 없으나, 


만일 그것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만 있다면 


내가 걸어온 길 외로웠어도 무의미하지 않았음이라고. 


도망쳐 살던 끝에 얻은 이 武人(무인)의 검이 마침내 


타인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고.


끊이지 않는 환호가 여기 저기 들려온다.


귀를 울리게 하는 함성은 오로지 나를 위한 것.


어떤 이해관계도 없이 순수하게 나를 위해 부르는 힘찬 찬가.


이제 숨지도 도망치지도 않겠다.


나를 죽이려 드는 모든 것에서  武人(무인)으로써 피하지 않겠나니 


나를 위한 길을 걷는 모습을 만인 앞에 보여주겠다.


타인에 의해 좌우되던 나의 인생, 이제는 끝장을 내겠으니


내가 걸어갈 길, 내가 정하며 나를 위해 희생한 이를 위해 살겠으니  


무수히 "억울한 이름 모를 존재들"이 나를 보면서 조그마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나의 조그마한 이름이 압제에 지친 저들에게 하나의 상징이 되도록,


철저하게 화려하고 자유롭게 살아 가리라. 


그리하면 이 무거운 '검제'라는 이름에도 


하나의 쓸모가 생기는 것이니, 나 이제 영원토록 


빛으로 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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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달이 떠있는 밤하늘 아래에서


그녀는 홀로 다른 세상에서 노니는 듯 했으니 


그녀의 검(劍)과 장(掌)이 지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피가 튀었지만서도 


그녀의 주변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빨간 꽃잎이 


비릿한 피 냄새를 덮고 있었으니 


오랜 세월, 武人(무인)로써 대륙을 떠돌아다니며 꽤나 많은 검술들을 눈으로 보아왔다고 


자부했건만


아직 선인조차 되지 못한 보통 사람의 착각이었을까?


좁은 견문으로 세상을 보려던 내 자신이 일순 부끄러워졌다. 


많은 베가본드들이 오로지 본신의 내공과 검에 기대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그중에서도 초인적인 인내와 타고난 재능을 지닌 극소수만이 검호(劍豪), 검제(劍帝)라는 존경이 담긴 칭호로 불리지만 


그러나 그날 내가 목도한 武人(무인)으로써의 경지는 그 이상의 경지인 "검선(劍仙)" 


검술에도 팔선(八仙)의 경지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간단한 동작 하나에도 절제와 여유로움이 동시에 묻어나면서 


스스로의 무도(武道) 위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길은 없다는 듯 막힘없이 두자루의 검을 휘두른다. 



[“인생의 마지막 달빛이거늘...”]



양손 위에서 자유롭게 노닐던 두 자루의 검은 어느새 마법처럼 하나가 되었고


그 순간 펼쳐진 것은 세상마저도 고요하게 숨을 죽이면서 "검선"에게 맞춘듯한 강력한 일섬.


보름달 아래에서 그녀가 하나로 갈라버린 세상에는 적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듯 꽃이 피었다.



[“하아...”] 



모두가 쓰러진 밤하늘 아래에서 그녀는 꽃이 피고 적들의 숨이 지는 것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것 같았으며 


수풀 속에서 홀린 것처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고 


피었다 지는 꽃잎들 속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지는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걸 수 없었다.


그날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는 그때 보았던 것이 진짜 꽃잎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서 나온 강력한 기의 내공이 마치 꽃잎처럼 흩어져 지고 있었던 것임을 가까스로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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