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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 - 이시스 레이드

스토리

 

 

프레이 - 이시스(Prey - Isys)


이시스-프레이와 하나이자 둘을 이루는 자.
빛의 끝자락에 서서 어둠을 불러오는 자.
'프레이-이시스'. 

프레이가 빛을 상징하며 생명을 수호하고 풍요를 노래한다면, 이시스는 어둠을 상징하며 죽음을 관장하고 안식을 노래했다.
둘은 한 몸으로 하나가 깨어나면 하나는 잠이 들었다.
프레이는 깨어나면 빛을 불러와 낮을 만들었으며, 이 빛으로 생명을 키우고 자라나게 했다.
이시스가 깨어나면 어둠을 불러와 밤을 만들었으며, 어둠 속에서 명이 다한 생명이 안식에 들게 했다.
하루의 반을 프레이가 나머지 반을 이시스가 관장함으로써 테이베르스는 순환하고 번창했다. 

하지만 둘의 균형은 서서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갔다.
테이베르스의 많은 존재가 빛을 불러오는 프레이를 따르기 시작했고, 이는 신앙처럼 변해 프레이의 시간을 늘려주었다.
균형은 깨졌고 낮이 길어졌다.
이로 인해 안식에 드는 생명보다 새로이 태어나는 생명이 많아졌다. 

반대로 이시스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안식에 들어야 할 생명이 줄어들었고, 그만큼 그의 힘은 서서히 약해져 갔다.
모두의 기억에서 잊히는 것처럼 이시스는 존재를 잃어갔다. 

하지만...
이시스는 소멸의 끝에서 새로운 마음에 눈을 뜨게 된다.
분노와 증오.
그는 몸을 지배하고 프레이를 대신해 테이베르스를 지배하겠노라 마음먹는다. 

이를 느낀 프레이는 온 힘을 다해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날아간다.
이시스는 이 틈을 노려서 몸을 지배하기 위해서 날뛰기 시작한다.
몸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주변은 휘몰아치는 불안정한 기운에 휩쓸려 산산조각이 난다.
위기를 느낀 프레이는 이시스의 이름을 세 번 부르짖어 몸 밖으로 꺼냈다. 

첫 부름에 이시스의 사념이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두 번째 부름에 이시스의 뼈와 살과 깃털이 생겨났다.
세 번째 부름에 이시스가 날개를 펼쳤다. 

이시스는 서서히 하늘로 날아올랐고, 자신을 뱉어내느라 힘이 빠진 프레이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날갯짓했다. 

첫 날갯짓에 모든 바람이 잠들었다.
두 번째 날갯짓에 하늘의 별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세 번째 날갯짓에 밤이 찾아와 테이베르스를 뒤덮었다. 

밤을 불러온 이시스는 프레이를 공격한다.
그들의 싸움은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
밤과 낮이 쉴 새 없이 바뀌었으며, 이로 인해 세상이 뒤집히고 혼란에 빠졌다.
모두가 거대한 혼돈 속에서 공포에 물들어갔다. 

그렇게 수일.
어느 순간 밤은 사라지고 낮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프레이의 승리로 끝이 난 것이었다.
프레이는 땅을 열었고 가장 깊숙한 곳에 이시스를 묻었다.
이시스는 그렇게 영원의 꿈속에 갇히고, 기나긴 시간을 밤보다 더 깊은 어둠 속에서 보내게 된다. 

어느 날. 이시스는 자신을 옥죄고 있던 프레이의 힘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 단숨에 땅 위로 솟아오른다.
이번에야말로 결착을 지을 것이다. 그리고 몸을 흡수해 완전한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테이베르스를 모두 찾아도 프레이를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우주 어딘가에서 그의 존재를 찾아낸다. 그리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도 느끼게 된다.
본래 하나였기에,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될 것이기에 알 수 있는 본능과 같은 이끌림.
이시스는 천천히 날개 펼친다.
또 다른 자신과 만나기 위해.

 

 

금시사 트리투라 (金翅獅) (Tritura the Golden Wing)
테이베르스의 동과 서를 잇는 바람길의 수호자, 금시사 트리투라.
강철의 날개로 하늘을 갈랐으며, 강력한 발톱으로 적을 멸했다.
황금으로 빛나는 비늘은 보호를 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맞서는 적들에게는 절망의 상징이었다.
거침없는 용맹함 앞에서 적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무릎 꿇었다.
보호를 받는 이들은 안심했고 금시사의 이름을 칭송했다.
트리투라의 용맹함은 프레이가 검은 조각과 함께 사라진 후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두려움이 없는 눈으로 앞서 나와 모두를 둘러보며 외쳤다.
"그분이 돌아오는 날까지 나의 발톱이 모두를 지킬 것이다!"
때마침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트리투라는 단숨에 날아올라 바람이 불어온 방향을 노려보았다.
"심상치 않은 바람이다. 내가 나설 차례다."
모든 이가 불길함에 두려워해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그의 거침없는 용맹함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대신, 트리투라는 열흘 뒤에 돌아오겠노라고 약조하고 떠나갔다.
열흘이 지났다.
그리고 또 열흘이 지났다.
모두를 위해서 바람길을 타고 날아올랐던 금시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수호하던 바람길에서 불길하고 음산한 기운이 전해져 올 뿐이었다.
 
 
별의 수호자 조디악 (Zodiac, Guardian of the Stars)
테이베르스의 가장 깊은 하늘에 어떤 존재가 있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하늘에서 몸을 움직여 별자리를 만들었고, 하늘 아래의 모든 존재에게 길을 안내했다.
하늘을 나는 자들은 이 길을 따라 날아올랐으며, 바다를 여행하는 자들은 이를 길잡이 삼아 앞으로 나아갔다.
덕분에 광활한 테이베르스에서 그 누구 하나 길을 잃고 헤매지 않았다.
모두가 부드러운 손길로 인도해주는 존재에게 감사해했으며, 별의 수호자 조디악이라 칭했다.
하지만 테이베르스에 보라색 비가 내리던 날.
하늘이 어둠에 물들어 모든 것을 가렸을 때, 조디악의 모습도 사라졌다.
조디악은 보라색 비가 멈추어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별자리가 사라지자, 황금으로 빛나던 길도 자취를 감춘다.
하늘과 바다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길을 잃는 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목숨을 잃기도 했다.
모두가 조디악을 간절하게 찾았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테이베르스의 질서가 무너졌다.
모두가 제자리에 멈추었고 멀리 떠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조디악은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탁한 기운에 물들어 있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길을 인도하던 힘으로 주변을 삼켜 검게 흘러내리게 했다.
테이베르스는 다시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조디악은 멈추지 않고 검은 별자리를 만들어나갔다.
모두가 아닌 오직 한 존재. 프레이 - 이시스를 위해서.
 
 
쌘비구름 (Cumulonimbus)
그녀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테이베르스의 하늘로 날아올라 그곳에 머물렀다.
하얀 구름을 안식처로 삼았고, 마른 곳을 찾아 비를 뿌려 축복을 내렸다.
축복은 대지를 넘침과 부족함이 없이 적셔 늘 물기를 머금게 했다.
이는 테이베르스의 생명의 원천이 되었다.
모든 생명이 이로써 태어났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프레이는 몸소 날아올라 그녀를 만나 감사를 표했다.
루프송은 그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 찬양했다.
모두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축복을 내려주는 고대 정령의 헌신에 깊은 마음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였고, 영원히 축복을 내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렇게 수많은 시간이 흘렀고, 테이베르스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금색의 별로 거듭나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킨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약탈자 로스올 (Rossall, the Plunderer)
로스올은 깃털이 없었다.
거칠고 뻣뻣한 털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으며, 납작한 코와 퇴화한 두 눈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악취가 심해서 곁에 있으려는 존재도 없었으며, 이 때문에 늘 외로움 속에서 고통으로 몸부림쳤다.
그런 로스올에게도 이시스 - 프레이는 손을 내밀어 주었다.
밝은 밖으로 나오도록 해주고, 모든 존재가 반갑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하늘에 검은 조각이 나타나고 보라색 비가 내렸을 때, 그는 돌아오지 않는 이시스-프레이를 위해서 날아오르지 않았다.
퇴화한 두 눈을 대신해서 발달한 감각들이 로스올을 공포로 몰아넣어 깊은 동굴로 숨어들게 했기 때문이었다.
겨우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는 검은 조각은 사라졌고, 세상은 슬픔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때 로스올은 절대로 하지 말았어야 할 죄를 범한다.
이시스 - 프레이를 위해서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추락해 정신을 잃은 스레니크론의 꼬리털을 훔친 것이다.
은인에 대한 감사보다도 그리고 희생을 한 동료에 대한 경의보다도 유혹에 사로잡혀 모두를 배신한 로스올을 용서하는 존재는 없었다.
스레니크론의 형제인 스레니콘은 크게 분노했고, 가장 높은 창공으로 날아올라 로스올을 찾아다녔다.
로스올은 스레니콘이 두려워 스레니크론의 털을 꼬리에 붙이고는 밤의 동굴로 숨어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갔다. 시간을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그때까지도 로스올은 공포에 떨면서 밤의 동굴에서 숨어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어디에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잘못하지 않았다. 나를 따르거라.'
로스올은 이시스 - 프레이인듯 아닌듯한 목소리에 홀려 밤의 동굴 밖으로 이끌려 나왔다.
끔찍하게 변한 세상이 보내는 재앙의 기운이 로스올의 털을 곤두세웠지만, 이번만큼은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그를 인도하는 목소리가 그리하라고 이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메가 가디언 (Omega Guardian)
금색의 별 테이베르스 어딘가에는 루프송조차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고대 신전이 존재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무엇으로도 열 수 없어 누구도 안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프레이가 처음으로 가장 높이 날아오른 날. 신전은 축복이라도 하듯이 스스로 문을 열었다.
오메가 가디언은 문 안에서 걸어 나와 고대 신전으로 내려오는 프레이를 몸소 맞이했다.
그 이후로 오랫동안 고대 신전의 문은 열려있었고, 오메가 가디언은 이곳을 지켰다.
하지만 이시스가 깨어나 테이베르스를 뒤덮고 높이 날아올랐을 때, 고대 신전은 그를 축복하지 않는다.
이시스는 자신을 거부하는 고대 신전에 분노했고, 부수기 위해서 단숨에 날아온다.
오메가 가디언은 자신이 걸어 나왔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린다.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시스를 바라보며, 고대 신전을 지키기 위해 홀로 막아선다.
몸소 프레이를 맞이했던 축복의 그 날을 회상하듯이...
 
 
악녀 그레타 (Villainess Gretta)
아아... 어쩌면 저렇게 멋질까...
꿈 속에서 그리던 완벽한 존재가 바로 저분이 아닐까...!?
저 분은 나의 것.
나만의 것.
누구도 닿게 하지 않을 거야.
오로지 나를 위해 존재하는 분이니까!

밤의 마천루의 카쉬파 연구소 한 곳이 불에 타 완전히 소실된다.
연구원들의 머리가 사라진 채였고, 악마를 연구하던 자료는 모조리 불타 사라졌다.
그리고 언젠가 악마에게서 빼앗아 보관하고 있던 낫 한 자루도 함께 사라졌다.
누가 범인인지,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참극의 유일한 생존자가 정신 나간 채로 내뱉은 증언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레타... 거대한 날개의 악마... 모두의 목이... 발 아래에...'
 
 
에리스 켈리 (Aries Kelly)
어린 켈리는 별이 좋았다.
남들은 끔찍한 것이 다가오는 보기 싫은 빛이었지만 켈리는 부모의 눈을 피해 별을 보며 밤을 지새우곤 했다.
켈리의 눈에 비치는 별은 무엇이든 있는 세계였다.
저들 중 하나는 분명 이곳과 달리 행복한 장소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거라고.
그곳에서는 끝없는 배고픔과 공포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병으로 동생을 잃고, 오빠가 괴물에게 먹혔어도.
음식을 구하러 나간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고, 아버지가 테라나이트 중독으로 죽어갔어도.
그래도 켈리는 믿었다.
언젠가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저 별로 갈 수 있다고.

세월이 지나고 켈리는 자신에게 마법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곧 두각을 나타냈고, 카쉬파에 들어갈 수 있었다.
먹을 것이 풍부해졌고, 이전과 다르게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그녀가 찾던 행복은 없었다.

켈리는.
어린 켈리가 그리던 행복의 존재에 의문을 품었다.
정말로 그런 것이 있을까?
환상이 아닐까?
착각이 아닐까?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켈리의 귓가에 속삭였다.
속삭임은 오랜만에 켈리를 미소짓게 했다.
더없이 행복한 표정.
그리고 켈리는 곧 자취를 감추었다.
 
 
투사 쿠가이 (Fighter Kugai)
쿠가이는 날 때부터 강인한 전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작고 초라했으며, 신체의 한계에 부딪혀 날아오르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존재였다.
그는 언제나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를 갈망했고,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그 끝에서 강대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는 뜻하는 대로 강인한 전사가 되었고, 높은 곳으로 날아올라 위대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검은 조각이 나타나고, 사라진 프레이를 위해서 하늘로 날아올랐던 날.
하늘의 끝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볼썽사납게 바닥으로 떨어지고는 커다란 절망을 느낀다.
모든 것을 극복했던 자신이 처음으로 느껴본 패배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던 좌절감.
그는 속에서 끓어 오르는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고 온 몸을 불태우는 듯한 열을 토해낸다.
이 모습을 끝으로 그는 모습을 감춘다.

긴 시간이 흐르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는 더는 위대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강인한 전사가 아니었다.
정체불명의 붉은 기운에 이끌려 더욱 강한 힘을 갈망하며, 오로지 싸움을 위해 살아가는 잔혹한 투사가 되어있었다.
 
 
폭염의 탐구자 자드라콘 (Jardrakon, the seeker of Flame)
테이베르스의 가장 끝.
극지로 불리는 땅의 왕이자 폭염의 탐구자 자드라콘이 머무는 곳.
프레이도 그의 영역을 존중했고, 이곳을 방문할 때는 늘 허락을 구했다.
자드라콘은 어마어마한 열을 몸 밖으로 내뿜었다.
열기는 테이베르스로 뻗어 나가서 따뜻함이 머물게 해 알을 깨우고 생명이 태어날 수 있게 했다.
그가 극지에 머물지 않았다면 혹한의 추위가 테이베르스를 덮쳐 생명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를 증명하듯 자드라콘이 긴 수면에 들어가면 테이베르스에 겨울이 찾아온다.
보라색 비가 하늘에서 내렸을 때도 그의 열에 증발해버렸고, 이로 인해 극지는 피해 보지 않았다.
존재들은 재난을 피해서 극지로 몰려들었고, 그의 영역 주변으로 몸을 피했다.
자드라콘은 이들을 살피고자 더 많은 열을 뿜어냈다.
그 결과 극지로 몰려든 존재들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으나, 자드라콘은 평소보다 더 일찍 긴 수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사이 검은 기운이 그를 감싸 안았고, 꿈에 침범한다.
자드라콘이 긴 수면에서 깨어났을 때, 깃털은 붉게 불타오르는 듯이 일렁였고, 뿜어내는 불길에는 타락의 기운이 서리게 된다.
이를 본 존재들은 경악했고 입을 모아서 절규했다.
자드라콘은 새로운 모습으로 높이 날아올라 극지를 타락의 불길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미련도 없다는 듯이 꿈속에서 자신을 부르던 목소리를 따라 더 높이 날아올랐다.
 
 
달 무지개 에이크 (Eik, the Lunar Rainbow)
에이크는 언제나 행복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들과 황금 들판을 뛰어노는 것이 좋았다.
모두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도 모두를 사랑했다.
하지만 하늘이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자신을 어루만지던 커다란 존재가 하늘로 사라졌다.
뛰놀던 황금 들판은 사라졌고, 목을 축이던 맑은 샘물은 검게 변했다.
자신이 사랑하던 모두가 슬퍼했다.
에이크도 슬펐다.
모든 것이 변해 버린 세상에서 에이크는 더는 행복하지 않았다.
그렇게 슬픈 나날을 보내던 에이크는 다시 행복해졌다.
황금 들판은 돌아오지 않았다.
샘물도 아직 검었다.
하지만 자신을 어루만지던 커다란 존재가 돌아왔다.
비록 다른 모습이지만, 다른 목소리지만, 어루만지던 손길은 같았다.
검게 물든 에이크는 검은 눈물을 흘리면서 행복해했다.
 
 
붉은다리 알케토-프렉세스 (Alceto-Praxess, the Crimson legs)
그는 굳세고 용맹한 전사였고, 친절한 고대 신전의 수호자였다.
검은 조각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고대 신전을 수호하고자 날아올랐다.
또한, 프레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날아올라 모두를 지켰다.
하지만 그 때문에 가장 먼저 날카로운 얼음 조각에 부딪혔고, 두 날개를 모두 잃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이 사랑하던 프레이도, 자랑하던 두 날개도 사라진 뒤였다.

그는 절망했다.
더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를 수 없음에 절망했다.
그토록 추앙하던 프레이를 돕지 못하고 잃었음에 절망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힘없이 주저앉아 한참이나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일어서라."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린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목소리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날아올라 나를 따르라."
목소리는 더욱더 또렷해졌다.
"너의 본질은 나와 같나니."
그는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천천히 죄어오는 손아귀 속에서 언젠가 한 번 느껴본 기운의 주인을 떠올렸다.
"당...신은...."

붉은 깃털이 흩날려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렇게 떨어졌던 깃털들은 다른 색으로 빛나 떠올랐고, 망토가 되어 그의 어깨에 둘렸다.
고통일까? 아니면 환희일까?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은 그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를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서 다시 나타난 검은 조각으로 향했다.
 
 
야수 스림 (Srim, the Beast)
스바르트 밀림(密林).
높이 솟은 기암절벽 주변으로 키 큰 나무들이 틈 없이 가지를 뻗은 곳이자, 몇 안 되는 '빛이 닿지 않는' 곳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장소이다.
빛을 무서워하는 존재들이 여기로 몰려 들었고,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만들어 살아갔다.
모든 빛이 차단된 어둠 속 주민들의 마음은 점점 어둠에 물들었고, 죄악의 기운에 사로잡혀 타락해 나갔다.
이들은 찬란한 빛 아래에서 살아가는 자들과 자신들은 다른 존재라고 여기기 시작한다.
터전의 이름을 빌려서 '스바르트'라고 칭하기로 하고, 빛 아래서 살아가는 존재들과 그들이 숭배하는 이시스-프레이를 부정하기까지 이른다.
스바르트들의 모습은 기괴하고, 흉측하게 변해갔으며, 몸에는 악취가 진동하고 벌레가 들끓었다.
테이베르스의 주민들은 거칠고 잔인하게 변해버린 스바르트들을 두려워했고, 밀림 근처에 가는 것도 꺼렸다.
'스림'은 이런 스바르트 중에서도 가장 흉포하고 잔인했다.
모두가 '죄악을 가지고 태어난 짐승'이라고 불렀으며, 이를 증명하듯이 잔인하고 흉포했다.
밀림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스림은 검은 기운이 테이베르스를 뒤덮었을 때, 스스로 걸어 나온다.
빛을 두려워했지만, 본능이 걷게 했고, 검은 기운이 인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끝에 도달했을 때,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았던 몸을 바닥에 뉘어 복종의 맹세를 한다.
"주...인... 이시스 님께... 이 몸을... 바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