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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노이어 페라. (1)

시간의 문 -  노이어페라

p.s 노이어페라 퀘전더리 6셋이 너무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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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언저리를 지나는 바람에 실려오는 지독한 고기 썩는 냄새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대지는 이미

 

그 기운을 잃어 짙은 남색을 띄었고 천장에서는 힘을 잃은 종유석들이 중력에 의해 땅을 향해 곤두박질 쳤다. 오직 동굴 벽

 

면에 붙어 있는 조명만이 내 시야를 제공 해주었고, 주위에서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것들에 울음소리와 비명소리가 들

 

려왔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곳은 노이어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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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구울로 변해버린 흑 요정들을,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내고는, 돌 무더기 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나 참 루터 녀석, 이런 말은 안 해 줬잖아. 이건 엄연한 계약 위반이라고. 내 이름은 Black glasses. 루터 녀석한테

 

속아 시간의 문 - 노이어 페라에 와 있는 불쌍한 넨 마스터다.

 

물론 저게 진짜 이름은 아니고, 대충 별명이니까 오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있는 이 곳은 언더풋, 표류동굴에 위치한

 

「노이어 페라」가 아니라, 시간의 문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계다. 처음 도의 달인 - 시란과 시간의 문을 여행 했을

 

때는, 내 머리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어느 사건을 해결하다 보면서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래, 익숙해졌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 지금도 이 시간여행을 이해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내가 대체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느냐 하면, 천계에서 마지막 볼일을 끝마친 후에 잠시 휴식을 가지자는 마음에

 

언더풋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옛날에 잠시 신세를 졌던 루드밀라와 오랜만에 재회를 했지. 그녀는 붉은 머리에 안

 

대를 쓰고 활을 쓰는 레지스탕스로 이미 신궁이라고 불리는 사람이야, 제국을 무너뜨리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거든.

 

같은 여자들끼리 오랜만에 만나면 뭘 하겠어?, 당연히 주점에 가서 술 한잔 마시면서 여태까지 여행했던 얘기나, 혁명은 어

 

떻게 되었냐는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해야하지 않겠어? 그래서 루드밀라를 끌고, 시궁창으로 향했다. 현재 언더풋에 술

 

집은 거기 밖에 없으니까.

 


 

"수는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언제나처럼 제국을 향해 이빨을 부득부득 갈고 있지. 항상 똑같아."

 

"그러네, 옛날이랑 똑같아."

 


 

나탈리아 수, 내가 아는 한 이 녀석만큼 광기에 물들어 검을 휘두르는 녀석도 드물 거야. 여자의 몸으로 제국 군 1개 중대

 

따위는 눈 감고도 베어버릴 수 있는 무서운 실력자거든. 그에 비해 하는 행동은 조금 가벼운 감이 있지만, 한 번 전투에 돌

 

입 하면 광폭하다는 소리를 듣는 버서커들보다 더하다니까.  하지만 그 타오르듯이 붏은 머리카락을 보고 있으면 뭔가에 홀릴 것 같은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검을 휘두를 때 보면 그냥 무언가를 죽이는 데 꽂혀버린 사람 같지만..

 

 

"그러고 보니 루터 선장은?"

 

"그 사람도, 아니 그 용도 똑같아. 어차피 용족이라, 오래오래 살아서 그런지 하는 일에 느긋하다고 해야 할까?"

 

"그거 참 힘들겠네. 특히 수 같은 아이들은 더 못 참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도 근래에 한번 싸웠어"

 

"진짜?"

 

"말도 마, 세인트 혼이 폭삭 내려 앉는 줄 알았다니까."

 

"대단하네... 둘 다.."

 

"이게 다 루터가 너무 느긋해서 벌어진 일이라니까. 하여튼 남자들이 문제야."

 

"아하하하하..."

 


 

조금씩 조절해 가며, 술을 마시면서, 루드밀라를 보니 이미 많이 취해 보였다. 눈 밑 광대뼈 부근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변했고 항

 

상 완고하면서도 곧은 심지를 나타내는 눈썹은 반 이상 쳐져 있었다. 거기다가 평소 말투와는 전혀 다른, 저런 징징거리는 말투

 

는 그녀가 취했다는 것을 어김없이 보여주는 증거였다.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이만하고 돌아가야겠군.

 


 

"루드밀라 취했어 돌아가자."

 

"뭐어어? 취이해? 내가 무슨 소리야. 오랜만에 만나서 술 마시자고 한 게 누군데 벌써 끝난 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

 

는 거야!?"

 

"... 진정해.. 그.."

 


 

당신 선계 사람 아니었어? 왜 이렇게 술에 약해..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 거기다가 지금 말하는 걸 보면,

 

자신이 혁명군이라고 이 동네 저 동네 다 떠벌릴 판이었다. 최대한 신속히 수습해야 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루드밀라의 머

 

리에 손을 얹었다. 나와 루드밀라는 그 손 쪽을 휙 하고 돌아봤는데, 거기엔 감색 가죽재킷과 안에 흰 티셔츠를 받쳐 입은

 

노란머리의 사내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사내를 보자마자 난 놀라고 말았다.

 

"루..!"

 

"그래, 그래 오랜만에 봐서 좋긴 하다만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거 같으니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군. 루드밀라도 옮겨야 하니까."

 

난 말이 더 새어 나가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루터를 따라 세인트 혼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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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세인트 혼의 갑판은 언제 와도 상쾌하다니까."

 

차가워 보이고, 어두워 보이지만, 우리에게 휴식을 내려주는 어둠,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내가 걷는 길만은 밝혀주는 밝은

 

달과 혹여 길을 걷다 내가 지치지 않을까 염려하여 내 옆에서 불어주는 바람. 난 세인트 혼의 모든 것이 좋았다. 한창 달

 

구경을 하고 있던 참에 뒤에서 갑판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삐걱거리는 소리의 중량감이 이 정도라면... 흑 요정

 

싸움꾼인 로엘을 제외하고는 단 한명 밖에 없지. 난 뒤를 돌며 외쳤다.

 


"루터!"

 


 

돌아 본 갑판에는, 노란색 머리카락에 붉은 머리띠를 쓰고 뿔이 삐쭉 튀어 나와 있는 사내, 루터가 서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작은 술병을 들고 다녔는데, 그 술병을 내게 건내며 말했다.

 

 

 

"오랜만에 재회 했는데 한 잔 할 텐가??"

 

"그렇게 얘기한다면 당연히 거절하지 않지!"

 

"훗, 역시 옛 성격 어디 안 가는군."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달과 구름, 별을 배경으로 그와 오랜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가 그는 내게 한 가지 정보를 주었다.

 


 

"너, 직업, 넨 마스터였던가?"

 

"뭐야, 그럼 내 직업이 여태 뭔지도 몰랐다는 거야?"

 


 

일부러 민망하라고, 더 짖궃게 말했지만, 워낙 그런 것에 무심한 용족이다보니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난 그런 모습을

 


 

보고 재미가 없어져서 그냥 넨 마스터라고 얘기 해주었다.

 


 

"그란디스 그라시아라고 알고 있겠지?"

 


 

그란디스 그라시아... 과연 이 아라드에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몇몇이나 될까. 겨우 20대 초반에 나이에도 불구하

 

고 그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언더풋에서 프리스트들을 가르치며, 호시탐탐 아라드를 집어 삼키려는 코스모 핀드 종족과

 

싸우는 것을 택한 여성 프리스트였다. 그리고 자신들의 수호신이었던 성안의 미카엘라가 사도였다는 걸 알게 된 프리스트들

 

이 실망감에 교단을 떠날 때에도 남아 있는 프리스트들의 구심점이 되어 주었던 프리스트 였다.

 


 

"모를 수가 없지. 그란디스 그라시아님은."

 


 

나도 어린 그녀에게 존칭을 붙일 만큼 그녀는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었다.

 


 

"그 그란디스 그라시아가 내게 어떤 물건을 맡겼다."

 

"물건?"

 


 

루터가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얼마 안 되는 시간만에 커다란 상자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상자를 열어본 나로서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옷이었다. 순결함을 상징 하는 흰 실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금 실을 엮어 만든 옷. 찬란히 빛나는 그

 

옷은 쳐다보기만 해도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명속성의 힘을 끌어 내었다.

 


 

"..엄청..나다.."

 

"그라시아 가문의 유산.. 이라고 불리는 물건이지."

 

"이렇게 엄청난 물건을 어떻게..."

 

"실은 말이야.."

 


 

그 뒤로 루터가 내게 한 얘기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시간의 문에서 위장자가 나왔다."

 

"위장자라면?"

 

"그래, 검은 성전 당시, 오즈마가 만든 피의 저주의 희생양들이지."

 


 

아라드 대륙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최악의 전쟁. 오즈마는 아라드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피의 저주를 내리

니, 피 

의저주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은 위장자라 하여,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이 되지 않지만, 피를 갈구하며 살육을 즐기는 괴물로 변해버리

 

는 저주였다. 하지만 최초의 프리스트 이자, 「진실을 꿰뚫어 보는 자」, 성안의 미카엘라가 위장자와 일반인들을 구별할 수 있었고 자

 

신의 능력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위장자들에게 대항한 전쟁. 특히 그라시아 가문의 시초인 샤피로 그라시아가 활약했던 전쟁이었다.


"이 유물은, 검은 성전 때 샤피로 그라시아가 만들어 낸 옷이야."

 

"어쩐지, 이 말도 안 되는 빛의 힘은.. 그 정도가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지."

 

"그런데, 이 엄청난 유물을 왜 루터 당신이?"

 

"그란디스 그라시아가, 내게 의뢰를 했다."

 

"의..뢰?"

 

"시간의 문에 나타난 위장자들을 조사하는 것. 그리고 그 실체를 밝혀낸 사람에게 이 유물을 전해달라는 말도 덧 붙였지."

 


 

입이 벌어져서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시간의 문에 존재하는 위장자들은 알 바가 전혀 없지만, 이 정도의 유물을 선 뜻 보상으로 내놓는

 

다는 게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장자가 나타난 곳은 「노이어 페라」 흑 요정들의 마을이지."

 

"어? 잠깐만, 노이어 페라라면.."

 

"그래, 「사도 디레지에」."

 

"그렇군. 그러니까 교단에서는 그 정도의 물건을 준비 한 건가?"

 


 

노이어 페라는 흑 요정들에게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질병에 의해 멸망해버린 곳이었다. 이미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위

 

장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 한 마디로, 프리스트 교단에서는 자신들의 성스러운 유물을 넘겨 가면서까지 얻을만

 

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뜻이었다. 거기다가 그곳은 「사도 디레지에」의 환영이 있는 곳이니 더욱 더 수상하게 보였다.


"...갈 텐가?"

 

"여기, 세인트 혼에도 시간의 문으로 가는 통로가 있지? 빨리 안내 해."

 

"가겠다고 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 없다고, 설마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이 얘길 하진 않았겠지?"

 

"교단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뢰를 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를 알고 있는 건 교단, 나, 그리고 너 이렇게 셋 밖에 모른다."

 

"그래? 그럼 그 유물들 잘 포장해 놓고 있어. 내가 갔다 오면 바로 건내줄 수 있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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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현재 이 꼴이다. 나름, 밖에서는 잘 나가는 넨 마스터였었는데 이곳은 내 능력범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난이도였다. 난,

 

예전에 한번 아간조와, 반과 함께 노이어 페라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 존재하는 흑 요정 좀비들이 더 강했다. 거기다..


"진짜, 있었어. 위장자가."


옛날 시간의 문을 조사하던 중, 검은 성전과 관련 된 시간 대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때 봤던 붕대를 칭칭감고 있는 위장자녀석들을

 

태워버린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때 그 녀석들과 같은 종류인 것 같았다. 쉬고 있던 바위 뒤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윽, 끅끅 끽


"후우, 좀 쉬려니까 금방 또 나타나는구나."


-끽,끽엑.

 

-살..아있...는... 인..간!!


앉아있던 자리에서 황급히 뛰어 자리를 피하자, 그곳엔 흑 요정들이 사용하는 검들이 후두둑 소리를 내며 꽂혔다. 그리고 바위 뒤편에

 

는 흑 요정처럼 생긴 좀비들이 모여있었다.


"가만있자, 하나, 둘, 셋, 총 네마리인가."


그들은 모두 여기서 생활하던 흑 요정들로서, 전이로 인한 전♡♥♥♡에 의해 죽어버린 후 좀비로 되 살아난 것이다. 한번 죽었기 때문에

 

모든 살아있는 것을 저주하고 잡아먹으려는 충동밖에 없는 괴물. 현재 난 그 괴물들의 표적이다.

 

"어쩔 수 없지."

 

가슴 깊은 곳에서 끌어 오르는 빛의 힘을 오른 손에 집중했다. 그러자 따뜻한 느낌의 빛이 흘러 나와 손에 가득 맺혔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크기는 더 커져갔는 데 이게 바로 '넨'이다. 넨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빛으로 어두컴컴하던 동굴 안은 환하게 빛이 났다. 흑 요

 

정 좀비도 나의 넨을 보자 본능적으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핫, 축염포!"

 

일정량의 모인 넨이 손 안에서 구체화 하여 흑 요정 좀비들에게 날아 갔다. 빛의 덩어리에 닿은 좀비들은 닿은 부분부터 빠르게 붕괴하

 

기 시작 했고 얼마 지나지않아 '억울하다.' 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전부 사라져버렸다.


"언데드처럼, 암(暗) 속성을 가지고 있는 너희들이라면 더 치명적일 테지."

 

"....부디 성불하길."


흑 요정들이 서있던 자리에 짧지만, 반듯하게 묵념을 했다. 이 들은 그저 전이의 휘말린 죄밖에 없는 선량한 흑 요정이었으니까. 이 정

 

도는 해 주어야겠지.

 

아마 방금 빛을 보고 다른 좀비들이 몰려올 것이 분명했기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내가 볼 일이 있는건 이 가련한 흑 요정이 아니라,

 

이런 곳까지 와서 수상한 짓을 벌이는 악당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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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빌루스님!"

 

한 줄기 빛도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동굴 속, 그 안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제단. 그 곳에는 어느 종교의 사제복을 입은 3명의 남

 

자가 있었다. 머리카락은 전혀 없고, 얼굴을 천으로 가린데다가, 화려하고, 수많은 목걸이를 한 사내는 제단 앞에 꿇어앉아 명상을 하

 

고 있었다,  

그가 세 사람들 중에 가장 신분이 높아 보였다.

 

복장이 비슷해 보이는 두 사내는, 꿇어앉아 있는 사내를 보챘다. 사내는 눈을 감고 몇번 중얼거리더니 이내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니그룸넥스님, 칸디둠넥스님 무슨 일이신데 그렇게 허둥지둥 거리십니까?"

 


 

사내의 말에는 따뜻함이 있었지만, 동시에 차가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편안하게 달래주었지만, 급박하게 보채었다. 그의 말에 다른

 

두 사내는 얼어붙었다.

 

-자신의 명상을 방해하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자다. 하지만, 지금 일어난 사한이 너무나도 급하니 어쩔 수 없지.

 

두 사내중, 칸디둠넥스라고 불리웠던 사내가 바쁘게 얘기했다.


"큰일났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눈치챈 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칸디둠넥스의 말에, 누빌루스의 눈에는 아까와 같은 따뜻함은 온대 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그 안에는 냉혹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그.. 그게!"

 

칸디둠넥스는 무서워졌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온 대지를 얼어붙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는 남자다. 그래서 그 많은 사제

 

들 중에서도 이 사람이 선택 되어 이 곳에 온 것일테지만.

 


"입이 얼어 붙어버렸군요."

 


순간 누빌루스의 오른 손과 칸디둠넥스의 오른 팔이 붉은 색 실처럼 생긴 끈으로 잠시 이어진 것을 니그룸넥스도, 칸디둠넥스도 그리

 

고 누빌루스 자신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끄아악"

 


얼마 안 있어, 그 실이 끊어지자 칸디둠넥스는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진 사람처럼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비명을 질렀다.

 

"자~ 이제 다시 이야기 해보시겠습니까?"

 

"끄으윽... 끅"

 

"하아.. 아직도 입이..."

 

"아, 아닙니다!.. 말 할수 있습니다."

 

"그럼 무슨 일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그... 그게 몇 시간 전 부터 여기 노이어 페라에서 빛의 힘이 감지 되고 있습니다."

 

"빛의 힘이라면..정령인 위스프에게서 나오는 빛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빛의 정령이라 하더라도, 위스프는 하급정령입니다. 하지만 지금 감지 되고 있는 빛의 힘은 노이어 페라에 있는 흑 요정 좀비

 

들과 위장자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흐음.. 빛의 힘이라.."

 

 

누빌루스는 이 제단의 유일한 입구를 바라 보았다.

 

 

"이 제단 입구를 지키고 있는 건 다른 것도 아닌 「광란의 위장자」입니다. 현재 이 노이어 페라에 존재하는 어떤 위장자보다도 강한

 

위장자이지요. 침입자가 누가 됐든 이 곳까지는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누빌루스의 말대로 입구를 지키고 있는 건 최강의 위장자였다. 자신들도 위장자를 잠재워야만 이 제단에 들락날락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괴물이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침입자가 늘어난다면, 「제국」에서 군대를 파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제국」은 신경쓰지 마시지요. 며칠 전 우리들의 「수장」과 「제국」의 황제는 어떤 조약을 맺었으니 말이에요."

 

"조약.. 말씀이십니까?"

 

"차차 아시게 되겠지요. 그럼 전 다시 명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끝 마친 누빌루스는 다시 제단 앞에 꿇어앉아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누빌루스가 이 정도까지 이야기했다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듣지 않을 것이다. 괜히 더 이야기 해보았자, 방금처럼 피를 흡수 당하는 게 고작. 차라리 다른 일이 생길

 

때까지는 잠자코 보는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저희는 물러가 보겠습니다."

 

"....."


 

칸디둠넥스와, 니그룸넥스는 누빌루스를 제단에 혼자 두고, 몸을 돌려 제단에서 빠져 나왔다.


 

"후우.. 역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시려나 보군."

 

"그나저나, 자네 팔은 괜찮은가? 누빌루스님의 흡혈에 당하지 않았나."

 

칸디둠넥스의 오른팔은 마치, 팔 안에 있는 모든 피를 흡수 당한 것처럼 기괴하게 비틀어져 있었다. 흉악하게 변하긴 했어도, 보통 2~3

 

일 정도 지나면, 원래의 팔로 돌아오기 때문에, 칸디둠넥스는 별 걱정하지 않았다.


 

"죽을 만큼 아프긴 하지만 또 2~3일 정도 흐르면 괜찮아지지 않겠나. 이 정도면 싸게 먹힌 거라고 봐야지."

 

"원래 저렇게 함부로 힘을 쓰시는 분이 아니셨는데."

 

"그러게 말이야. 역시 그때 그 일이."


 

그때 제단이 있는 동굴 안에 괴물의 괴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아

 

괴성으로 인하여 빛을 잃은 땅은 흔들거리고, 동굴 천장에서는, 송곳보다도 날카로운 종유석들이 비처럼 내렸다. 니그룸넥스와, 칸디

 

둠넥스는 급하게 방어마법을 펼쳐 떨어지는 종유석들을 차례차례 부셨다. 그리고 막아놓은 입구 쪽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환한 빛

 

이 그 틈을 타고 조금씩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


 

"크윽.. 이게 무슨 일이지?"

 


니그룸넥스가 소리쳤다.

 

점점 땅의 진동은 약해지고, 새어 나오던 빛마저 조금씩 약해지며 . 귀가 찢어져라 울부짖던 괴수의 목소리도 어느새 끊어져

 

잠잠해졌다.

 

 

-츠이이이이이


 

"이게 무슨 소리지..?"

 

"동굴 입구 쪽인 것 같아."

 

 

동굴 입구에서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환한 빛이 다시금 스며들고 있었다. 칠흑처럼 어두운 색깔이었던 바위는 빛에 의해 조금씩이지만

 

자신의 원래 색깔이 비쳐졌고 곧이어 강렬한 빛의 삼켜졌다.

 

 

-콰아아앙

 

 

바위가 빛에 완전히 삼켜질 때쯤 커다란 폭발 소리와 함께 동굴의 입구가 열렸다. 그 충격으로 인해 생긴 흙먼지로 인해 누군가가 서있

 

는 실루엣만 보일 뿐, 여자인지, 남자인지 혹은 어린아이인지, 늙은 노인인지도 분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입구가 열렸다는 건 밖에

 

있는 최강의 위장자를 해치웠을 뿐 아니라, 입구를 완전히 부셔버릴 정도로 힘이 남았다는 뜻이었다.

 


"누.. 누구냐!"

 

"누구냐!"

 


두 사제는, 동시에 입구 쪽을 향해 소리 질렀다. 그러자 젊은 여성의 목소리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가 동굴안에 울려퍼졌다.

 


"휘유~, 내가 제대로 찍은 모양이네?"


 

흙먼지가 완전히 걷히고, 실루엣뿐이던 모습도 완전하게 드러났다. 눈이 부실정도의 신비스러운 은빛이 도는 흰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내려오면서도, 그 흰 머리카락에 대조되는 검은 망토를 몸에 두른 여성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온몸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형상화

 

가 되어 발산할 정도로 강한 빛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아마 밖을 지키고 있던 위장자도 이 빛에 당해버렸으리라.

 


"크으.. 왠 놈이냐!"

 


문을 부수면서 난 흙먼지 때문인지, 꽤 강렬한 첫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빛의 여인은 콜록콜록거리며 말을 이었다.

 


"콜록, 콜록.. 으.. 앞으로는 살살 부숴야겠네.. 이거.. 숨을 못 쉬겠잖아.."

 

"으... 우리가 바보로 보이느냐!"

 


니그룸넥스가 여인에게 호통을 치며 오른손에 어둠의 기운을 응축시켰다. 어둠의 기운은 구체의 형태가 되어 점점 커졌고, 농구공보다

 

약간 더 큰 사이즈가 됐을 때, 은빛의 여인을 향해 던졌다.


 

"보이드!"

 


암속성 중급마법 중에 하나인 보이드. 한번 빨려 들어가면 그 지속시간이 끝날 때까지 암속성의 데미지를 입는 기술이였다.


 

"보이드? 이런건 피해버리면 그만이지!"

 


은빛의 여인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보이드를 눈으로 보고 피했다. 사실 보이드는, 그 엄청난 파괴력에 비하면 약점이 있었다. 바로 구체

 

의 이동속도. 이동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에, 그 마법을 알고만 있다면 피하는 것은 꽤나 쉬웠다. 하지만, 니그룸넥스의 보이드는

 

보통의 보이드와는 틀린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으앗."

 


앞으로 일직선으로 가는 보이드가, 은빛 여인 자신에게 똑바로 날아왔다. 한 마디로 보이드의 방향이 바뀌어 버린 것. 은빛 여인도 그

 

것에 대해 대비를 하지 않아 어깨쪽 에 살짝 닿았다. 보이드가 닿았던 어깨 쪽 망토와 옷이 어둠에 빨려 들어갔으며, 자신의 빛의 힘과

 

같은 투명하고 흰 살갖이 그대로 밖으로 노출 되었다.

 


"으으.. 아저씨, 생각보다 좀 하는 걸? 숙녀의 몸에 생채기를 내다니!"

 

"흥,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라 네가 어디서,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곳에 찾아왔냐는 것이다."


 

은빛의 여인은 어깨 쪽에 찢어진 옷과 망토를 동여매고 말했다.


 

"이런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곳에서 이런 나쁜 짓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눈치 못 챌 줄 알았던 거야?"

 

"네 따위가, 우리가 하는 원대하고도 위대한 일을 이해할 턱이 있을 리 없지."

 

"아하, 위대하고도 원대한 일이라는 건, 흑 요정들을 몰살시켜버리고, 위장자까지 이용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

 

"대(大)를 위해 소(少)를 희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방금 전까지 비아냥거리며 비웃고 있던 여인의 얼굴에는 장난기와, 비아냥은 전부 사라져버리고 깊은 혐오감과, 분노만이 남아 있었

 

다. 그리고 그녀의 빛은 그녀가 느끼는 분노의 반응한 듯이 더욱 커지고 더욱 사나워졌다.


 

"그 원대한 일이 난 뭔지도 몰라, 하지만 당신들이 하려는 짓이 잘못 됐다는 건 자~알 알겠어. 내가 여기 온 이상 당신들이 하려는 짓

 

을 전부 부셔주지"

 

"하하하하, 지금 우리를 막겠다고? 겨우 그 정도의 빛의 힘으로?"

 

"그래, 이 정도로도 충분해 너희들 정도는 말이야, 보여줄게, 내 힘을."

 

 

-뇌명(雷明)


 

그녀가 나지막이 읆조리자, 그녀 곁에 머물러 있던 넨이 한 순간 사나운 호랑이로 변했다. 완전한 넨으로 이루어진 호랑이 한마리가,

 

은빛의 여인, 그리고 두 사제들 사이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넨수를 본 니그룸넥스는 옛날에 어떤 문헌에서 읽었던 넨 마스터

 

에 관한 것이 떠올랐다.


 

-어느정도의 넨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넨을 이용해 난폭한 짐승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데 이것을 「넨수」라고 한다. 만약 넨수를 만

 

 

들어 낼 정도의 경지에 오른 넨 마스터와는 반드시 수적우위를 점하고 싸우거나 도망쳐야한다.


니그룸넥스도, 칸디둠넥스도, 넨수를 부리는 넨 마스터는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내게 와, 뇌명."

 


은빛의 여인이 부드럽게 부르자, 넨수는 한 줄기 빛으로 변해 그녀의 몸을 머리에서부터 발 끝까지 일자로 관통했다. 그리고 나뭇잎이

 

잎맥을 뻗 듯 그녀의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져 빛을 발산했다.


 

"우리가 허깨비로 보이는 거냐!"

 


니그룸넥스는 다시 한번 보이드를 만들어 여인에게 던졌다.


 

"훗, 이정도 보이드 따위는 말이야. 이렇게!"

 


은빛의 여인은 보이드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저 주먹을 내지른 것에 불과했지만, 그녀의 몸에서 발산 되는 호랑이의 기운이 순식

 

간에 전방으로 퍼져나가 보이드와 부딪혔고 큰 폭발을 일으켰다. 보이드와 뇌명이 부딪혀 큰 폭발이 일어났고, 은빛의 여인은 그 폭발

 

을 뒤집어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 흰 피부에는 긁힌 상처 하나 나지 않았다.


 

"큭... 칸디둠넥스!"

 


사실, 두 사제, 칸디둠넥스와 니그룸넥스는 서로 힘을 합쳐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들이었다. 하지만.


 

"으.. 미안.. 팔이.."


 

은빛의 여인이 오기 직전, 누빌루스에게 당한 오른 팔때문에 마법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칸디둠넥스와는 같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

 

다.


 

"내 오른 팔만 멀쩡 했어도... 미안하다."

 

"젠장..."

 

"너무 자기들 끼리만 떠드는 거 아니야? 아까 그 기세 좋던 모습은 어디가고?"


한걸음, 또 한걸음 은빛의 여인이 다가올 때마다 그 오른 손에 뭉친 넨의 힘은 더욱 크게 변화했다. 그녀는 크기가 커지고 기운이 강해

 

진 하지만 안정되어 있는 힘을 두 사제들에게 겨누고 외쳤다.


 

"기공장!"


 

안정되있던, 넨의 힘이 순식간에 휘몰아치며 폭발해, 두 사제를 덮쳤다. 그야말로 넨의 폭풍우였다.

 


-쿠과과광

 

폭풍우의 힘에 땅이 패이고, 천장이 부숴져갔다. 

 

"흠?"

 


여인은 방금 자신이 발휘했던 넨의 폭풍의 느낌이 조금 이상함을 감지했다. 마치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것같은 느낌을 말이다. 기공장으로 인해 일어났던 바람의 흐름이 안정되자, 방금전 일어났던 일에 대한 상황이 한눈에 보였다. 그것은

 

아주 짙은 빨간색의 벽이었다. 마치 혈액의 색과 같은..


 

"저희 그림시커의 사제분들을 괴롭히시다니, 어디서 온 누구신지 밝혀주시겠습니까? 제 이름은 누빌루스 라고 합니다."

 

"누빌루스? 그림시커? 가만 있자, 그림시커라면 아젤리아가 만든 단체잖아?"

 

"호오.. 저희의 수장과도 친분이 있는 사이셨습니까?"

 

"그림시커는 사도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잖아 대체 왜 이런 일을 꾸미는 거야? 아젤리아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거야?"


 

아젤리아라는 이름이 나오자, 누빌루스의 표정은 처음보다도 더 날카로워졌다.


"그분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사도따위를 보호하려 하는."

 

".. 자신들의 수장을 어리석다 하다니!"

 

"뭐, 당신과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훗. 당신이 걱정해야 할 것은 아젤리아가 아니라 바로 당신입니다!"


누빌루스가 말을 마치자 그의 온 몸에서 붉은 색 실과 같은 것이 튀어 나와 여인의 몸에 하나, 둘씩 달라붙었다.


 

"읏, 이게 뭐야!"

 

"피를.. 빨아먹어 드리죠!"

 

"으으... 하지만 이런 것 따위 뇌명으로!"

 

여인은 자신에게 붙은 붉은 실을 태워버리기 위해 뇌명의 빛을 자신의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실에는 그 어떤 영향도 줄 수 없

 

었다.


 

"이것은 제 마력과도 더불어, 혈액에 담겨있는 마나의 힘. 아무리 당신이 뇌명을 익힌 넨 마스터라 한 들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입니

 

다."


누빌루스의 말 그대로였다. 넨의 힘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몸에서 빠져나가는 기운은, 조금만 더 잃게 된다면, 정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여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쩔 수 없지.'


-갈(喝)!


방금 전 사용했던 기공장이 넨의 폭풍우를 만드는 기술 이었다면 방금 쓴 기술은 온몸의 넨을 자신의 목소리에 담아, 전,후방으로 발산

 

하는 기술이었다. 그 충격으로 인해, 누빌루스의 집중이 끊어져 실도 끊어져버렸다.


 

"크으으... 사자후라니.. 생각도 하지 못한 기술이로군요. 하지만."

 

"하아..하아.."


 

넨의 힘을 꽤나 썼는지, 아니면 누빌루스에게 흡수당한 기운이 꽤나 많았는지, 은빛의 여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이곳에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그 목숨을 거둘 수 밖에.."

 

"하아.. 하아.."


 

잠시 숨을 고르던 여인은, 어느정도 회복이 됬는지 누빌루스의 얼굴을 보고 다시 한번 웃음을 머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요즘 힘을 비축하려고 아끼고 있었는데 다시 써야 하잖아."

 

"비축.. 이라고요?"


 

누빌루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인의 몸은 몸에서 솟아나오는 넨의 힘으로 덮여 그 안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무서운 점은 여인을

 

감싼 빛마저도 그 기운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축.기.!


 

속을 알 수 없는 빛 안에서 더욱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자신을 감쌌던 빛은 전부 여인의 몸으로 흡수 되었다. 은빛의 머리카락

 

과, 흰색의 피부는 더욱 더 빛이 났고 그녀의 눈동자마저 푸르게 변했다. 그리고 그녀의 양 손에서는 넨의 힘이 응축되다 못해 활활타

 

오르는 불꽃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빌루스는 사람의 몸을 변화시키는 넨의 힘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설상에서나 나오는 허무맹랑한 일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왜냐하면 그 넨의 힘을 보았다고 주장한 사람은, 정신병이나 허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뿐이고 정상적인 사람 중에서는 보았

 

다고 한 사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의 기록만으로는 믿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 전설이, 책에서만 보았던 전설

 

이 자신의 눈 앞에 재현되었다. 그 힘의 이름은..


 

"설마... 염제(念帝)...?"


 

염제라 불린 여인은 누빌루스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흐아아아!"

 


염제는 하늘 높이 뛰어 올라 기를 모았다. 그리고 누빌루스와, 두 사제는 똑똑이 볼 수 있었다. 공중에 떠오른 염제가 넨의 힘으로 용을

 

불러 들이는 것을, 그리고 13마리의 용이 자신들을 적이라 인식하고 달려드는 그 모습을. 누빌루스는 생각했다.

 

'나는 이곳에서 절대 살아나가지 못하리.'

 

엄청난 폭음과 함께 제단과 동굴 천장이 전부 날아가버렸다. 용을 온 몸으로 받아 낸 그림시커의 사제들은 그 흔적이 온대 간 데 없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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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Black glasses, 이 다음은 또 어디로 갈텐 가?"

 

"흐음.. 글쎄, 그러고 보니 아직 죽은자의 성의 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군. 아마 거기로 갈 것 같은데 루터."

 

"죽은자의 성이라면... 루크로군.. 힘든 일이 될 거야 그래도 갈 건가?"

 

"어쩔 수 있나.. 그래도 당신한테 받은 이 그라시아 가문의 유산은, 여행에 큰 도움이 되겠지."

 

"그게 너의 뜻이라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괜찮은 일이겠지."

 

"그래, 수고해. 나탈리아하고, 루드밀라한테도 안부 좀 전해주고."

 

여인은, 세인트 혼에서 내리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자신의 발치에 누군가가 돌을 던졌기 때문에 그녀는 뒤를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감히 누가 내게 돌은 던져?

 


"이봐~! 염제!"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뭔가 자유분방하고 떠들썩하며, 방정맞은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였다.

 


"그래, 나탈리아."

 


나탈리아라 불린 여성 귀검사가 세인트 혼의 2층 갑판 위에서 턱을 괴고 여인을 바라 보며 얘기했다.

 


"다음에 다시 세인트 혼에 온 다면.. 그때 못 냈던 결판, 내주지. 각오 하라고."

 

"훗, 그래 다음에 보자. 하지만 다시 싸운다 한들 내가 과연 너한테 질까?"

 

"뭐야!? 야, 어디가 지금 바로 붙어!"

 

"미안 바빠서 말이야! 이만 실례!"

 


 

여인은 발 밑에 넨의 힘으로 길을 만들어 마치 스케이트를 타 듯이 미끌어져 세인트 혼을 내려갔다. 나탈리아가 1층으로 뛰어 내렸을

 

때는 이미 자신의 시야 밖을 벗어난 상태였다.

 

"으으... 두고 보자 다음 번에 만나면 반드시 그 목을 베어주지."

 

"아마 지금 싸우면 나탈리아, 네가 질 껄?"

 

"뭐에요?! 아저씨? 지금 저 언니 편을 드는 거에요?"

 

"아니 아니, 저 녀석 그라시아 가문의 유산을 얻고 나서는 정말 강해졌거든. 아마 「사도 루크」와도 결착을 짓고 오겠지. 그럼 너와도

 

더 큰 격차가 벌어지는 거라고."

 

상대방과 자신의 실력차이를 알아서 그런걸까, 나탈리아는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안 되겠다. 아저씨! 지금 당장 제국의 황제 놈을 죽이러 가죠?"

 

"어이, 어이 그건 지금 상황으로는 무리라고. 좀 자제할 줄 아는 성격을 가지면 안 되는거야?"

 

"뭐라고요!?"

 

아무래도, 오늘은 정말 세인트 혼이 무너질지도 모르겠다고 루드밀라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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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리리

 

머리맡에서 휴대폰의 알람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태인아! 일어나야지, 학교 갈 시간이야!"

 

"음냐.. 음냐....네? 학교요? 하지만 방금까지.. 어.?"


눈을 떠 보니 내 몸은 푹신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침대 위에 팬티를 제외하고는 아무 옷도 입혀지지 않은 채 누워있었다. 방금까지

 

자고 있었던 지라,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아..아.. 집이구나.. 하아.."


 

왠지 모를 자괴감과 실망감이 온 몸 구석구석을 지배했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이 모두 꿈이라니.. 거기다가.. 그라시아 가문의 유산

 

셋트라면, 자신이 즐기고 있는 던파에 나오는 아이템 이름이었다. 확실히 얻을 수는 있지만 한 부위당 5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해, 6부위

 

를 맞추려면 30일은 꼬박꼬박 던파를 즐겨야 만들 수 있는 퀘스트 레전더리 아이템. 거기다 자신이 육성 중인 「넨 마스터」에게 좋은

 

옵션이 많이 달려 있어서 꽤나 각광받는 아이템이었다.

 

"에휴, 얼마나 갖고 싶으면 이런 개꿈까지 꿔가며 바랄까.. 나도 참.."

 

나도 모르게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의 기능을 이용해 던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어제와는 다른 홈페이지 배너에 눈이 갔다. 그

 

리고 클릭 해보았다.


"어 뭐야 이거? 던린이 이벤트?"


내용인 즉슨, 던린이를 18일동안 키우면 퀘스트 레전더리 아이템을 3부위나 주고 유용한 아이템을 퍼주는 이벤트였다. 마침 퀘스트 레

 

전더리 아이템 6부위 중에 2부위를 이미 맞춘 상태였다. 그러므로 5일동안 1부위, 18일동안 3부위를 얻게 된다면 얻고 싶어 꿈에서 까

 

지 바라던 그라시아 6셋트를 전부 모으게 되는 것이었다.


"오 대박! 학교 끝나면 던파 하러 가야겠다!"


왜 빨리 밥 먹으러 안 나오냐는 어머니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날아갈 듯이 기뻐,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完


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제 임의대로 바꾼 설정때문에 보기 힘드셨어도, 참고 봐주신분들도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에픽말고도 다른 등급의 아이템도 상관없다는 것 덕에 용기 내서 써 볼수 있었습니다. 모두 에픽 많이 드시길 바라구요.

 

그리고 디레지에의 환영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저도 아쉽게 생각하지만 혼자의 힘으로 디레지에의 환영을 이긴다는 것이 스토

 

리 설정상 무리라고 생각해서 넣지 않은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ㅎ

 

앞으로는 이벤트 뿐만이아니라, 취미활동으로 계속 던파UCC에 연재할 것 같으니 또 봐주신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부디 다 읽으셨으면 댓글 한 번씩만 달아주시겠어요? 큰 힘이 된 답니다. 

 

 

-힐더 검은색안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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