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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1장 - 9

던파 메인 스토리를 각색한 팬픽입니다. 글 쪽 지식도 없고 자기만족용인지라 많이 부족합니다.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거의 DFU입니다. 느낌 정도만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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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우타에게 그락카락까지 납치를 당했던 세리아는 라이너스의 의뢰를 받은 룬에 의해 구출된 이후, 원래는 바로 돌아갔어야 했을 엘븐 가드로 뒤늦게 향하기로 했다. 숲에서의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였기에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불의 장벽 밖으로 빠져나온 둘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놀랍게도 아직까지 하늘 위에 떠있던 태양이었다.

 빛을 되찾아 낯익은 분위기로 돌아온 그란플로리스. 그 위로 따사하게 햇살이 내리는 풍경은 새삼스럽게도 아름다웠다. 마치 둘이 방금까지 겪고 온 일들이 잠시간의 악몽이었다는 듯. 그리 느껴지게 만드는 눈부신 풍경이었다.

 세리아는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자신과 같이 숲에서 전이된 어둠을 목격한 케이프가 보였다. 지쳐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안에서 겪은 모든 것들이 현실이었음을 증거하고 있었다.

 피부에 닿은 햇살은 유독 따사했으나 세리아는 현실을 망각하지 않았다.

 이후 엘븐 가드로 향하는 중, 그란플로리스가 고생을 겪은 둘의 편의를 봐주는 건지 몬스터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휴식이 필요한 케이프를 생각했을 때 사실 기꺼운 일이었지만 이와 비슷한 상황을 전혀 다른 환경에서 겪었던 둘은 쉽사리 긴장이 놓아지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더해 엘븐 가드로 향하는 발걸음조차 더뎠는데 이것은 케이프의 체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불의 장벽에서 빠져나올 때 들어왔던 곳과는 다른 곳으로 빠져나온 탓에 지도가 있음에도 본인들의 현재 위치를 가늠하는데에 애를 먹는 상태였다. 그래서 일단 짐작되는 방향으로 걸음을 유지하면서 계속 위치를 찾고 있는 상태였다.

 “후우.”

 상황이 따라주지 않자 괜히 조급해지는 마음에 세리아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런 세리아의 어깨를 케이프가 가볍게 건드리며 말없이 불렀다.

 “네?”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어딘가를 가리키는 모습에 세리아의 시선은 자연스레 케이프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갔다. 그랬더니 웬 꼬마 고블린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세리아 쪽을 발견하지 못한 꼬마 고블린은 한창 혼자서 노는 중으로 보였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모자를 뒤집어 쓴 채 나무 막대기 하나를 들어 검처럼 휘두르는가 하면 다음번엔 자기가 마법사라도 된 양 지팡이처럼 부리기도 했는데 그 모양새가 멀리서 보기에도 퍽 귀여웠다.

 케이프가 어째서 가리켰는지는 의아했지만 마음이 조금 지쳐있던 세리아는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케이프는 그런 의도로 알려준 것이 아니었지만 세리아가 미소를 보이자 덩달아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기분을 느꼈다.

 꼬마 고블린의 모습을 조금 더 지켜보던 세리아는 문득 좋은 생각이 들었는지 손까지 들어올리며 그 꼬마 고블린을 불렀다.

 “얘!”

 거리가 조금 있는 만큼 적당히 키운 목소리가 꼬마 고블린에게 닿았다. 낯선 부름을 들은 꼬마 고블린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케이프도 갑작스러운 세리아의 행동에 조금 놀라며 곧 꼬마 고블린이 겁을 먹고 도망칠 것을 우려했는데 막상 그 꼬마 고블린은 둘의 모습을 잠시 살펴보더니 예상외의 반응을 보여왔다.

 “어, 당신은?”

 오히려 큰소리로 아는 척까지 보이곤 둘에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꼬마 고블린의 모습에 케이프는 조금 황당함을 느꼈다. 반사적으로 백아에 손이 올라갔다.

 세리아도 꼬마 고블린의 살가운 반응을 조금 신기해하며 이내 가까이까지 다가온 꼬마 고블린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 난 세리아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안녕하세요. 난 토비예요! 이름이 세리아였구나.”

 세리아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나를 알고 있니?”

 어쩐지 자랑스럽다는 듯이 가슴을 활짝 펴는 토비.

 “그럼요! 세리아를 찾으러 모험가님이랑 같이 그락카락까지 왔었는걸요.”

 토비의 대답에 놀란 세리아는 다시 한번 더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룬 님과?”

 “어 모험가님 이름은 모르는데 뭐랄까 엄청 까칠하고, 제 멋대로고, 말도 자주 무시하고, 또 아! 눈매도 되게 사나웠어요.”

 룬에 대한 토비의 솔직한 설명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케이프는 점점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결국 피식하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세리아 역시 웃으면서 토비에게 대답했다.

 “그 모험가님의 이름은 룬이야. 룬 님을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 덕에 나도 무사할 수 있었어. 모두 토비 덕분이구나.”

 “헤헤. 어, 근데 룬? 님은 안 보이는데요?”

 세리아는 사실대로 대답하며 토비를 부른 이유를 조심스럽게 드러내 보였다.

 “어쩌다 보니 우리가 잠시 떨어지게 되었거든. 혹시 인간 마을로 가는 길을 알고 있니? 다시 합류하려면 마을에 가야하는데 우리끼리 길을 찾기가 조금 힘들어서 룬 님이 먼저 마을에 돌아가셨을 수도 있고.”

 세리아의 물음에 토비는 고개를 갸웃하고 세리아가 들고 있던 지도를 가리켰다. 

 “인간 마을이요? 지도가 있는데도 못 찾아요?”

 “응, 우리는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잘 모르겠어.”

 세리아의 말을 들은 토비는 고민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럼 지도 저한테 줘보세요. 제가 안내해줄게요.”

 기대했던 대답이 들려왔다.

 “정말 우리를 도와주겠니?”

 “그럼요. 제가 이래뵈도 길을 잘 찾더라구요. 룬 님도 제 덕에 세리아를 찾은 거예요.”

 토비의 귀여운 허세에 세리아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지으며 지도와 같이 감사를 건넸다.

 “정말 고마워. 그럼 부탁할게.”

 “나만 믿어요.”

 토비는 자신의 가슴을 탕탕 치면서 당당하게 수락했다.


 새로 합류한 길잡이는 숲에 살고 있는 주민인 만큼 세리아의 기대 이상으로 길을 잘 알았다. 둘은 토비를 통해 자신들의 위치가 생각보다 엘븐 가드와 가까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오히려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나이 어린 고블린인 토비는 제 나이에답게 말하기를 좋아했다. 엘븐 가드로 향하면서 이것저것 얘기를 늘어놨는데 대부분 룬과 동행한 모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처음에는 케이프도 토비의 이야기를 나름 열심히 들어주었지만 은근슬쩍 한 걸음씩 뒤처지더니 어느새부턴가 앞장선 토비와 세리아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어머, 그게 정말이니?”

 반면에 세리아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어서 토비는 케이프가 빠졌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한 채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 사이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더니 주변의 풍경도 조금씩 바뀌어가 현재 프로스트 머크우드를 지나고 있는 일행들. 이곳저곳에 쌓인 눈은 쌓인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밟았을 때 퍼석거리지 않고 뽀드득거려 자국자국 포근함을 남겼다.

 이야기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풍경을 따라갔다.

 “여기서 눈보라로 이따만한 공 같은 게 만들어지나 싶더니 그게 룬 님과 케라하 님을 뒤덮었어요. 저는 엄청 춥고 무서워져서 숨어 있었는데 잠시 뒤에 눈보라가 사라져서 나왔더니 케라하 님이 앉아서 울고 있더라구요. 자꾸 불을 무서워하길래 불은 없다고 말해주니까 다행이라고 하더니 기절해버렸어요.”

 세리아는 미묘하게 슬픔을 느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토비는 용감하네. 케라하 님이 무섭지는 않았니?”

 “어 저도 처음에는 얼음에 깔려 죽을 뻔도 하고 무서웠는데 옆에 룬 님이 있어서 어떻게든 해주실 것 같았어요.”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케이프의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게다가 나중에 다시 보니까 소문만큼 미친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그랬니?”

 “네, 나중에 그락카락에서 룬 님이랑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났어요. 그때 복수하러 온 줄 알고 엄청 무서웠는데 저를 알아보더니 더 안쪽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더라구요.”

 토비의 말을 듣자 세리아는 불의 장벽에서 빠져나오던 때가 떠올랐다.

 “아, 그래서.”

 세리아는 케이프와 같이 빠져나왔던 통로를 만든 것이 케라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묻어두었던 어색함의 이유. 그때까지도 룬과 싸우고 있었거나 싸움이 끝나고 힘을 소진한 비노슈는 다른 곳에서 생긴 문제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터였다.

 이후 길을 헤매는 동안 몬스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케라하의 영향으로 예상됐다. 토비처럼 어린 고블린도 알고 있을 악명이 진짜라면 몬스터들이 알아서 자리를 피하지 않았을까.

 세리아는 주변을 둘러봤다. 눈에 쌓인 채 숲을 장식하고 있는 여러 개의 얼음 수정들. 그 속에서 비쳐 보이는 여러 생명들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세리아는 새삼 케라하에게 의도치 않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되새기다 문득 케라하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세리아의 생각이 맞다면 케라하 역시 그 숲으로 들어갔다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세리아, 괜찮아요?”

 “어, 응?”

 “뭔가 안 좋아 보여요.”

 잠시 표정에 걱정이 드러난 세리아에 토비가 물어봤다. 세리아는 고개를 애써 가로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도 혹시 조금 더 빨리 가줄 수 있겠니?”

 “물론이죠.”

 걸음을 재촉하는 토비와 세리아를 케이프가 따라갔다. 고민과 걱정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을 세리아도 속으로는 알았지만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후 토비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주기도,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몬스터들을 해치우기도 하면서 선더랜드와 머크우드를 차례차례 지난 셋은 마침내 엘븐 가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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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110
  • 김바드¿
  • 진(眞) 사령술사 힐더

    모험단Lv.39 음유시인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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