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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1장 - 5.5

던파 메인 스토리를 각색한 팬픽입니다. 글 쪽 지식도 없고 자기만족용인지라 많이 부족합니다.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거의 DFU입니다. 느낌 정도만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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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란플로리스 안쪽 어딘가, 작고 협소한 공터 중앙에 모닥불 하나가 외로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모닥불의 곁에 조용히 앉아있는 은발의 소녀가 그 소리와 온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 쉴 틈이 없었던 소녀는 유독 힘들었던 오늘을 끝으로 당분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마을로 향하던 길이었다.

 소녀가 향한 마을은 엘븐가드. 오랜만의 마을행에 설렘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었다. 내심 들뜬 마음으로 마을을 찾는 소녀였지만 세상일이란 게 모두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었다.

 엘븐 가드라는 마을을 소녀가 최초로 발견했을 때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에 숲으로 급하게 우회해 지나쳤었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지나왔던 길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을리는 만무했다.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한 상태에서는 마을과 본래의 위치도 어렴풋이 가늠해볼 뿐. 어쩔 수 없이 방향 정도만 정해두고 마을로 향했던 소녀는 당연하게도 길을 잃어버렸다.

 사실 소녀는 숲은 물론 사막과 설산에서도 지냈본 적 있어 예상치 못하게 숲을 헤매는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유난히도 길을 찾기가 힘든 숲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마을을 찾아보던 소녀. 하지만 그런 소녀를 맞이해준 것은 난데없이 나타난 미노타우르스였다. 갑자기 소녀를 공격해오는 미노타우르스의 등장에 처음에는 소녀도 적잖이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금방 제압할 수 있었다. 더이상 그들은 소녀의 적수가 아니었다. 쓰러트린 후에야 다시 살펴봤을 때 소녀는 자신이 알던 미노타우르스와는 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녀는 정말 이상한 숲이라 생각했다. 이후에도 웬 괴상한 꽃이 가시를 찔러오는 바람에 다칠뻔하거나 처음보는 다른 몬스터들이 나타나 또 공격해오는 등 고생길이 연이어 벌어졌다. 결국 마음이 먼저 지친 소녀가 야영을 결심하고, 비교적 한적한 곳을 찾아다 모닥불을 피워둔 것이 현재의 상황이었다. 적은 양의 짐이 주변에 대충 널브러져 있었다.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던 소녀는 문득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해져서는 안된다고 매일을 다짐했으나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곤이 호소되고, 이어지는 상황마저 마음대로 따라주질 않자 새삼스럽게 나약해진 기분이 들어 마음이 착잡했다. 반면에 몸은 이런 속마음를 아는지 모르는지 우습게도 이런 열악한 휴식조차 반기고 있었다.

 소녀의 오늘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모닥불이 주는 온기를 받아 노곤해진 몸과 마음이 상념에 잠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소녀는 눈을 감았다. 암흑이 찾아왔으나 여전히 느껴지는 소리와 온기 덕에 모닥불의 존재는 잊혀지지 않았다.


 소녀의 기억 속에서 달빛을 등진 남자가 나타났다.

 ‘미안하구나.’

 

 ‘내가 다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마. 너희의 기억에서 지워진 부모님을 대신해서.’

 

 

 ‘미안해요.’


 잠시 후, 상념에서 빠져나온 소녀가 눈을 뜨자 그새 조금 시들해진 불길이 다시 시야를 채웠다. 상념은 평소와 같았다. 시작은 늘 한 남자의 사과였고, 끝은 늘 한 소녀의 사과였다. 소녀의 목소리는 이제 다시는 남자에게 닿을 수 없었다.

 ‘미안해요 아버지.’

 소녀는 다시금 나약해지는 기분을 느꼈지만 이내 정신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벌써 나약해져서는 안됐다. 소녀의 여정은 이제야 시작이었으니까. 시들해진 모닥불에 땔감을 추가하자 힘을 되찾은 불길이 다시금 소리를 튀겼다.

 상념에서 빠져나와 잠시 후, 슬슬 먹을 것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한 소녀가 일어났을 때 이변이 느껴졌다. 오른손에 느껴진 미묘한 반응. 보통 사람들은 느끼지도 못할 떨림이었다.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약했으나 소녀는 그렇게 안일하게 살아도 될 사람이 아니었다. 소녀는 자신의 손등에 박혀있는 특이한 장식을 잠시 주시했다.

 그때 눈에 보이지 않는 차가운 냉기가 부는 것이 느껴졌다.

 ‘휘우우.’

 미간을 찌푸린 소녀는 찰나를 고민하다가 나오려던 한숨을 삼키고는 주변을 살피기로 결정했다. 까만색의 선글라스를 꺼내 쓴 뒤 간단하게 모닥불만 꺼두고서 야영지를 빠져나가는 소녀. 숲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허리춤에는 길이와 색이 확연히 상반된 두 도가 검집에 꽂힌 채 빛났다.

 하지만 막상 숲에 나선 소녀는 아무 이상을 찾지 못했다. 정말 우연의 일치였는지 오히려 주변은 안전한 편이었다. 다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면 너무 안전하다는 것. 길을 잃던 중에 마주쳤던 몬스터들이 이번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못내 찜찜해 다시 한번 살펴봤지만 주위의 안전만 한번 더 확인하는데에 그치자 야영지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소녀. 그전에 나무 열매라도 찾아볼까 생각했다.

 그때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짧은 고민 후 비명소리를 따라가는 소녀. 그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았다.

 비명을 따라가다 보니 여러 소음들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른손에 또 한번의 이변, 비명을 질렀던 목소리도 다시 들려왔다.

 “안돼요!”

 이번에는 조금 뒤에 다른 목소리도 들려왔다. 

 “인간! 인간!! 네놈들은 도대체 숲을 어디까지! 언제까지 망치려는 속셈이냐!!!”

 분노가 격앙된 목소리에 괜히 소녀의 마음이 급해졌다. 이미 몸은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인간!!! 우리는 고향이 흉터 지고, 친우들을 잃었다! 그럼에도 너희들은 아직까지 만족하지 못한 것이냐!!! 네놈들 때문에 숲이 숲을.”

 한층 가까워진 목소리가 더없이 격앙되었다. 소녀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숲을 돌려내라!!!”

 ‘콰과과과과과.’

 우렁찬 고성 뒤 커다란 굉음과 함께 숲이 요동쳤다. 땅도 나무도 진동을 주체하지 못해 놀란 새들이 공중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곧 소녀가 다다른 현장에는 한 남자가 검을 보며 서있었다. 왼팔의 귀수를 확인한 소녀는 남자가 귀검사라는 것을 알아챘다.

 “휘유 골로 가는 줄 알았네.”

 어딘가로 걸어가는 귀검사. 미노타우르스를 닮은 몬스터를 지나 그가 향하는 방향에는 다른 은발의 소녀가 주저앉아 있었다. 하필이면 눈동자까지 붉은 색이었다.

 소녀가 숨을 멈췄다. 숲, 은발의 소녀, 마수 그리고 귀검사. 소녀는 마음 한 구석 어딘가가 꽉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커지고 숨이 가빠졌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과 기억 속의 각기 다른 장면들이 무분별하게 겹쳐졌다.

 혼란스러워진 소녀는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허리춤에 찬 검집에서 새하얀 소태도가 하나가 뽑혀 나옴과 거의 동시에 던져졌다.

 ‘슈우욱.’

 쏜살같이 투척된 소태도가 남자의 가슴을 꿰뚫고, 소녀는 검집에 꽂혀있는 다른 한 자루의 손잡이를 쥔 채로 앞으로 나갔다.

 단 한 걸음.

 ‘촤르르르륵, 콰직.’

 단 한 걸음만에 소녀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한 걸음을 나가자마자 어디선가 쏘아진 붉은빛의 쇠사슬이 소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 뒤에 있는 스야 나무에 박혔다. 쓰고 있던 선글라스가 쇠사슬의 충격에 떨어졌다.

 그제야 소녀의 눈에 쇠사슬을 사출한 남자가 보였다. 어느샌가 나타난 붉은빛의 형체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을 막아선 것이 그 남자라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 것은 귀검사였다. 우발적으로 투척하기는 했지만 분명 귀검사의 가슴을 정확히 꿰뚫었을 터인데 그의 가슴에는 상처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은발의 소녀가 귀검사를 불렀다.

 “아 모험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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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110
  • 김바드¿
  • 진(眞) 사령술사 힐더

    모험단Lv.39 음유시인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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