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 지역 NPC와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2018.07.18 18:00 42,153
안녕하세요. 던전앤파이터 디렉터 김성욱입니다.
7월 17일 퍼스트 서버 업데이트 이후 발생한 NPC 노예 523호 문제와 관련하여 저의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불과 하루 전 특정 더미 몬스터의 명칭을 수정하면서 반사회적, 반인륜적 행위에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에, 또 한 번의 논란거리를 만들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어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사례를 공유하고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모든 던파 개발 조직 구성원분들께 좀 더 주의를 부탁하는 메일을 발송한 직후 발생한 일이라 제 개인적으로는 더욱 착잡한 심정이기도 합니다.
저는 각 개인의 사상과 가치관을 던파 내에서 자의적으로 표현, 표출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그 사상과 가치관이 혐오, 비하, 조롱, 모욕, 패륜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해 누군가가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욱 용인해서는 안 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많은 분들이 의혹을 갖고 계신 것처럼 523이라는 숫자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알면서 사용한 것이 맞다면, 이에 대해서는 정말 단호하게 대처할 생각을 갖고 이번 일의 진상을 철저히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굳이 노예들의 명칭에 숫자를 붙인 이유는 카쉬파라는 조직은 할렘의 노예들을 자신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좀 더 잘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도로 명명된 할렘 지역에서 등장하는 노예는 523호 외에도 121호, 721호가 있으며, 각 숫자는 어떠한 의미도 두지 않은 임의의 숫자들이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신규 퀘스트의 대사뿐 아니라 아이템, NPC 명칭 등 모든 요소에서 반사회적이거나 지나치게 폭력적인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였고, 발견된 부분들은 수정하였습니다.
하지만 523호의 경우, 단순히 숫자로만 생각했기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여 필터링 되지 못했고 퍼스트서버 오픈 버전에 반영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조차도 내부에서 할렘 시나리오 던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담당 부서에 피드백을 전달 드렸지만, 523호의 문제 발생 여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었습니다.
또한, 노예 523호라는 명칭을 정한 담당자의 경우 저와 마찬가지로 특정 집단의 혐오, 비하, 조롱성 발언과 행동에 대해 평소 큰 거부감을 보여왔었고, 혹시라도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스토리/퀘스트)에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오해받을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크게 경계해왔던 분입니다.
그래서 이번 일로 유저분들과 같이 던파를 개발하는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의도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서, 던파개발진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만약 이러한 이슈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저희 스스로가 조금 더 경계하고 주의를 했다면, 그리고 이에 대한 보다 명확한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었다면, 어쩌면 이번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저희 던파개발진은 반성하고 있으며, 제가 던파개발진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다만, 특정 집단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심볼 등에 대해서는 해당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전에 인지하여 피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각 개인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 강조하고, 주의를 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내부 검수 프로세스를 강화하여 이러한 문제 발생의 여지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집단의 주요 용어와 심볼 등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정리하여 서비스 전 검수를 거치고자 하며, 이를 위한 검수 툴도 제작하여 사용할 계획입니다.
물론 시시각각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고 저희가 그러한 흐름을 즉각적으로 따라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의 발생 여지를 100% 차단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방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혹시라도 저희가 사전에 발견, 수정하지 못하고 적용된 내용 중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면 이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수정할 생각입니다.
정말 오래 고민하고 말씀드리는 내용이지만, 이번 이슈에 대한 의문과 오해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일회성의 행동이 아니라, 앞으로의 꾸준한 행보를 통해 신뢰를 얻어가고자 합니다.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