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들의 아버지! 김장환 인터뷰
2008.01.21 18:30 82,275
던파 캐릭터들의 아버지! 김장환을 만나다!
던파의 초창기 캐릭터들을 탄생시켜 주신 김장환님!
과거 던파 초기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또 앞으로 추가될 이성캐릭터들은 어떻게 설정 될 것인가?
이 모든 궁금증을 던파 그래픽팀의 팀장님이신 김장환님께 물어 봅시다~
던파매거진 : 안녕하세요~김장환님! 던파매거진 13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던파의 초기 캐릭터설정을 잡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던파 캐릭터들의 아버지라고 불리 우고 있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김장환 : ‘아버지’… 왠지 던파 캐릭터들을 저 혼자 만든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나이도 많을 것 같은 호칭이라서 여러모로 부담스럽네요. ㅎㅎ
부족한 구석도 많은 캐릭터들임에도 많이 아껴주시는 던파 유저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던파매거진 : 그래픽팀의 팀장으로서 하시는 업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장환 : 에이쇼크 그래픽 팀은 크게 원화, 배경, 몬스터, 아바타, 캐릭터,
인터페이스로 역할이 나뉘어 있습니다.
원화팀에서는 유저님들이 던파 웹페이지에서 보시는 일러스트들과,
배경이나 몬스터, 캐릭터들에 대한 설정원화를 그리는 등의 일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분들을 도와서 각종 이벤트 상품들의
포장이나, 홍보용 소품들도 만들죠.
이벤트 있을 때마다 무지하게 바빠지는 팀이랍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는 창과 버튼들을 디자인하는 쪽이라서
그리 눈에 띄지는 않겠지만, 게임을 불편함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중이구요.
몬스터팀은 말그대로 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팀입니다.
가령… 몬스터가 어떻게 맞아주면 타격감이 더 좋을까?
어떻게 하면 묵직한 무기로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날까?
덩치만 크고 멍청한 몬스터는 어떤 식으로 걸어다닐까?
이런 걸 고민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몬스터팀이죠.
캐릭터팀은 스킬 연출들을 주로 담당하고 있어요. 대건씨와 함께…^^
멋진 이펙트들로 스킬을 빨리 배우고 싶게 만드는 분들…
배경은 게임을 하면서 신경써서 보게 되지는 않지만, 게임의 그래픽 분위기를
참 많이 좌우합니다.
각 던전의 특징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보기에도 좋은 배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요건 배경팀에서 하는 일이구요.
아바타팀은 유저님들이 좋아할만한 아바타를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 시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분들, 게시판에서 아바타 예쁘다는 글 보면 신나서 더 열심히 하니까
가끔 격려 부탁드려요. ^^
이제 제가 하는 일 차례군요.
유저님들은 제가 하는 일을 알아채기 힘드실 겁니다;;
던파 초기에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캐릭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초안 작업을 했었지만, 지금은 게임 그래픽의 퀄리티와 일정등을
관리하고 있고, 게임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직접 만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너무 급한 일인데 다들 바빠서 할 시간이 없는 경우에 아주 가~끔
직접 작업하는 경우가 생기긴 합니다.
사망의 탑 배경 그래픽과 바다의 용자 칭호 작업이 그런 경우였네요.
던파매거진 : 던파 초기 캐릭터들의 설정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김장환 : 각 캐릭터 별로 성격을 잘 나타내는 키워드를 말씀드리자면
귀검사는 ‘광기+열혈’, 격투가는 ‘건강미인’, 거너는 ‘간지’,
마법사는 ‘엽기+귀여움’, 프리스트는 ‘힘+엄숙’ 이에요.
이런 키워드의 ‘느낌’을 살려주기 위해서 디자인을 합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귀검사: 열혈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거의 웃통을 벗고 있습니다.
와일드한 느낌의 털장식도 달고 있고. 그리고 눈매를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서
두건처럼 눈 바로 위를 가려줄 물건이 필요했는데, 현재의 헤드기어가
그 역할을 하고 있구요.
격투가: 일단… 노출이 많습니다;; 탄탄한 몸매를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활발히 움직이는 캐릭터니까 아무래도 몸에 달라붙는 옷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손발은 좀 크게 디자인 됐는데, 그건 손과 발을 휘두를 때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서 머리카락은 휘날릴 수 있도록 길게 했구요.
거너: 간지에 살고 간지에 죽는 캐릭터입니다. 느와르 액션 영화에 착안했어요.
걸을 땐 주머니에 손. 세운 옷깃과 트렌치코트의 느낌은 느와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코드죠.
그래서 거너 아바타에는 아예 주윤발 스타일의 옷이 들어가있기도 합니다.
거너는 ‘천인’이라는 컨셉에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초기 디자인에는 새를 닮은 종족으로 그렸었답니다.
마법사: 마법사는 어느 게임이나 쓰는 마법이 비슷비슷하죠.
던파의 마법사는 좀 다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컨셉을 귀여움으로 잡고, 마법을 쓸 때에도 검은 고양이, 눈사람,
불타는 호박, 빠직거리는 뱀을 형상화 시키려고 했어요.
랜턴 파이어는 사실 파이어볼과 같은 스킬이지만, 호박이 날아간다는 점에서
느낌의 차이가 좀 있기를 바란거죠.
잘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고스로리 스타일의 의상을 입힌 이유는,
마법사는 설정상 마계인이기 때문에, 마냥 귀여운 것보다는 약간의 음침한
느낌을 주는게 어울렸기 때문이랍니다.
마법사 초기 디자인은 ‘마계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꼬리도 있고
지금보다는 더 성숙한 모습이었어요.
꼬리가 징그럽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뾰족귀만 남았습니다.
ㅡㅂㅜ
프리스트: 프리스트 디자인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복싱 스킬을 쓰면서, 무거운 무기를 휘두르고,
회복주문까지 외우는 잡탕 캐릭터니까요.
오랜 시안 작업과 논의 끝에 현재의 프리스트가 나왔습니다.
던파매거진 : 캐릭터들을 만들면서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김장환 : 저는 귀여운걸 좋아해서… 마법사~ 로리는 아님. 욕하지 말아주셈.
던파매거진 : 던파매거진 7호에 인터뷰 했던, 그래픽디자이너 성소호랑님과
얼마 전 결혼식을 올렸다고 들었습니다.
두분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장환 : 2001년 네오플 초창기 때 만났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당시에 네오플에서는 러브러브 스튜디오라는 온라인 미팅게임을 만들었고,
여러가지 캐주얼 온라인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그땐 회사에 돈이 별로 없는 관계로 게임 하나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었죠.
그래서 야근이 참 잦았습니다.
맨날 같이 야근하고 모니터에 머리기대고 자고, 하다 보니 친해지게 됐죠.
생각하는 것이나 취향, 개그센스도 비슷해서, 대화도 엄청 잘 통했구요.
결정적으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건, 같이 영화 보러 갔다가 비가 쏟아졌는데
우산이 하나밖에 없었던 일 때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맘에 드는 여자분이랑 만나실 때는 비가 오건 안 오건 우산은 갖고 다니세요~
우산 크기는 작으면 더 좋습니다;;
던파매거진 : 요즘 대세는 3D 게임인데요?
2D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장환 : 자주 받았던 질문인데요, 그만큼 던파라는 2D게임이 나온 게
꽤 충격이었나봐요.
각각의 장점이 있겠죠.
개발 속도나 사실적인 그래픽에 있어서는 2D가 3D를 따라가긴 힘들어요.
하지만 ‘사실적인 그래픽이 좋은 그래픽이다.’ 라는 생각은 틀립니다.
서양에서 개발하는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매우 사실적인 그래픽이지만,
캐릭터들의 생김새 때문에 국내에서 외면 받는 일이 종종 있죠..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예로 들면 사실적인 것과는 거리가 매우 멀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2D의 느낌을 살리면서 3D의 효율성을 갖추기 위한 시도들을
많이 하더군요.
그리고 저는 그게 2D 그래픽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던파매거진 : 많은 유저분들이 팬픽 페스티벌에 참가한다고 들었습니다.
팬픽 패스티벌의 퀄러티는 어느 수준인지 말씀해주세요.
김장환 : 그야 물론 다양하죠~ 유저님들의 연령대도 초등학생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니까요.
프로 뺨치게 잘 하시는 분들 보면 ‘이분은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어요 ^^;
던파매거진 :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고 있는 유저분들이 많습니다.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말씀해주세요.
김장환 : 저는 고등학교때 미술학원을 다녀서 미술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전공은 시각디자인입니다만, 게임과 관련 없는 공부를 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배워야 할 기본 토대는 같으니까요.
그 다음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웹 디자인이나 CD롬 제작 같은 아르바이트와
게임 제작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여러가지 툴을 익히고,
사람들과 협동해서 뭔가를 만드는 법도 배운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게임제작과 관련된 학원도 있고, 책도 예전보다
많이 나와있어서 제 의견 보다는 진로를 정하시는데 더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