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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GEON&FIGHTER

던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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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센 숫자에 맞추어 파이가 마법을 발동시켰다. 평소에 쓰던 얼음 계통의 마법이 아닌, 숲에 가득 찬 다양한 원소를 활용한 새로운 마법이었다. 초록색으로 빛나기 시작한 작은 빛이 깜빡거리더니 이윽고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앗..."

 

마력의 응축이 풀리기 시작했다. 다급한 마음에 이를 악물었다.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이마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파앙!

하지만 보람도 없게 마법은 실패해 버렸다. 작은 폭발음과 함께 마력이 흩날려 날아갔다. 잠시 눈에 보인 비산하는 빛의 무리를 멍하니 보던 파이가 한숨을 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벌써 몇 번째지.

여러 속성을 섞은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릴 때부터 한 계통의 마법에 치중한 파이에게는 더더욱. 파이는 땀에 젖어 달라붙는 머리카락을 떼어내며 나무에 기대었다. 사그락사그락.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의 소리가 조용히 파이를 위로해 주었다.

니우가 수호자들과 함께 센트럴파크의 바깥으로 나간 지 벌써 한 달이 흘렀다.

평소에도 혼자서 마계를 여행하며 이변을 찾아내고 사람들을 돕는 니우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갔으니 안심이 되어야 할 텐데, 어쩐 일인지 마음이 영 좋질 못 하다. 

 

'나는 지금 걱정하는 걸까?'

'응. 맞아.'

'니우 언니를 걱정하는 걸까?'

'그것도 맞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냐...'

 

파이는 지팡이를 꼭 끌어안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지팡이는 웨리가 사라진 후 케이트가 새로 만들어 준 것이다. 수다쟁이에 성격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함께일 줄 알았던 웨리가 갑자기 곁을 떠난 후 파이는 마법에 자신을 잃었다. 기죽은 파이를 위해 케이트가 오래된 정령수를 깎아 만들어 준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지팡이다. 케이트에 대한 고마움과는 별개로, 파이는 웨리의 부재가 계속 신경 쓰였다. 

 

'내가 언제까지고 약한 채로 있으니까...'

 

파이는 자신의 손을 보았다. 늘 단련하고 있는 니우와 비교 할 수 없이 약하다. 아무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남을 도울 수 있을까? 의지가 될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니우는 말했다.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언제나 그렇게 말해주었다. 지금은 그 말을 믿을 수밖에.

 

"파이 언니! 어딨어요? 빨리 안 오면 파이 다 먹어버릴 거예요~!!"

 

밝아졌던 파이의 얼굴이 금세 뾰로통해졌다. 



센트럴파크. 소환사로 유명한 케이트가 만들어 낸 기적의 숲. 마계에 어둠만이 가득한 시절부터 조금씩 숲을 키워 온 케이트는 자신을 중심으로 모인 마법사들과 함께 마을을 만들어 조용히 살고 있다. 파이와 피피 역시 케이트의 가족과 다름없는 소녀들로, 나이는 어리지만 각 분야의 뛰어난 마법사다.

하지만 볼이 부은 채 입을 삐죽이 내밀고 앞장서서 걷는 파이와 그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따라오는 피피의 모습은 신비의 결정체인 마법과 동떨어져 있었다. 

 

"왜 또 싸우고 그래?" 

 

테이블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차를 홀짝이고 있던 붉은 마녀가 새초롬히 물었다. 

 

"누가 더 많이 먹을지 가위바위보라도 한 거야? 파이가 지기라도 했어?"

"아니야. 화 안 났으니 신경 쓰지 마."

 

명백히 화난 얼굴로 말하는 파이. 지은 죄가 있는 피피는 제발 넘어가달라며 두 손을 마구 휘저었다. 자세한 내막까지는 모르지만 곤란한 상황을 파악한 붉은 마녀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애?" 얌전한 소년 요슈아는 닥쳐올 파란을 예감하고 얼른 컵과 접시를 들어올렸다.

 

"와아! 맛있는 냄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테이블이 뒤집어질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갓 구운 빵의 냄새에 흠뻑 취해 인사도 잊고 달려오는 낯익은 소년의 등장으로 화제가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다.

오븐에서 마지막 쿠키를 꺼내던 케이트가 소년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아서. 이시스-프레이 님은 건강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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