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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웨펀마스터, 차갑고 비틀어진 이 길.. (2)

  • 현상 디레지에
  • 2008.06.20 04:00 6,568

 또 다시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내 왼팔. 아무리 억제하려 해도 멎지 않는다. 이 떨림..녀석은 피를 원하고, 난 왼손을 멈추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 3년을 넘어선다. 짙은 붉은색.. 처음부터 붉지는 않았다. 남들은 이 팔을 "카잔 증후군, 혹은 귀수"라 부른다. 피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 손은 내 꿈에 피를 묻혔다. 그 순간부터 붉게 변하게 시작했다.

 처음엔 영문도 모른채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래, 그 때엔 이 손을 잘라버릴 순간만을 노리고 있었다. 이 팔, 나는 증오한다. 왜 하필 붉은색인가! 왜! 그 손은 왜 내가 웃는 순간만을 노리다가 내 목을 조르려 하는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손을 자르지 못한다. 이 손이 생긴 순간부터, 난 강해져버렸다. 오른 손에 칼을 잡는 순간마다 바닥엔 붉은 원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원이 말한다. "죽여! 더 많은 피를 원해.. 너에게 힘을 주겠다!"

 카잔 증후군이란 것은 이러하다. 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 내 피를 삼키려 한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힘을 내어준다. 그 알 수 없는 비틀어진 힘을 쥐게 된다. 점점 붉어지는 눈... 어느 순간부터 싸움이 시작되면 난 기억을 잃게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이 지속될수록 오른손과 두 눈은 점점 붉어지게 되었다.

 그날... 그 날의 기억은 잊지 못한다. "아..! 흑요정이다!" 내 두 눈으로는 처음으로 흑요정을 본 날.. 내 눈은 한 순간도 참지 못하고 붉게 변했다. "죽여.." 붉은 땅이 외친다. 그 목소리에 따라 난 움직였다. '흑요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에겐 붉은 원이 있지 않은가. 카잔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한 순간에 붉은 원에는 칼 한자루만 놓이게 된다. 그리고 누구라도 무릎꿇을 수 있는 목소리가 속삭여진다. "카잔 증후군인가.. 네가 원한다면 왼손을 잘라주겠다."

 눕혀진 내 얼굴 바로 앞에 태양이 내리쬔다. 그것은 대검.. 핸돈마이어의 태양을 내 두 눈에 내리쬔다. "당신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내 몸에서 빠져나간 붉은 기운보다도, 그의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 검을 보며 난 한 사람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아간조!' 그 깨닳음과 동시에 물음이 이어졌다. '그가 왜 여기에! 저 붉은색 흑요정은 또 무엇인가?' 내 표정에 동요하지 않고 그는 두번째 말을 내 뱉는다. "그 팔, 원하면 지금 당장 잘라주겠다."

 해가 점점 붉게 변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자 내 눈앞에 아간조와 붉은색 흑요정이 앉아있었다. 따스한 장작더미가 나를 안심시켰고 아간조의 눈빛이 왼손의 떨림을 멈추어 주었다. "죄송합니다." 나는 자초지종을 묻기 전에 그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왼 손을 흔듬으로써 화답했다.

 "인사를 좀 거칠해 해줘서 미안하네만, 자네의 인사 역시 부드럽다고 할 순 없겠지"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순간 느꼈다. '이게 얼마만인가..' 순간 내 왼손이 멀쩡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옆에있는 록시라는 흑요정에 대해서 소개했다. 카잔 증후군에 걸린 흑요정.. 카잔 증후군이 특별한 징후없이 모두에게 생겨난다고는 하지만, 흑요정에게도 걸릴 줄이야..

 그는 한참의 침묵 후에 말을 꺼냈다. "그대는 내가 귀검사라 불러도 좋은가." 처음 듣는 질문이었다. 누가 봐도 나는 귀검사다. 붉게 물든 왼손 하나만으로 그 질문은 매우 격식을 차린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질문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 질문은 내 붉은 눈에 대한 물음이었다.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난 그저 왼손이 붉은 떠돌이 검객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그는 그제서야 말을 이었다. "아.. 난 자네가 가지게된 왼 손에 대한 자네의 생각을 묻고싶었던 것이었네. 하지만 보아하니.. 아직은 아니군. 완전한 귀검사는 아니야. 좀 늦긴 했지만.." 그의 선문답 같은 질문들은 계속되었고 난 그가 하고싶은 말을 알았다. 그의 눈은 붉은 듯 하면서도 총명했다. 그리고 그의 왼 손은 쇠사슬로 묶여있는 듯 했지만 그 쇠사슬의 절반은 붉은 색이었다. "난 자네가 자네의 길을 걷길 원하네. 난 그저 자네보다 카잔 증후군에 먼저 걸린 사람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야. 그 사람들과 달리 나만의 방식을 따라갈뿐. 내가 제일 하고픈 말은 자네가 자네의 팔에 모든걸 맡기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네."

 해가 떠오르자 아간조는 흑요정과 함께 떠났다. 난 그 순간 내 왼손을 묶기 시작했다. 아간조와 똑같은 사람이 되고싶진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왼손을 닮은 사람이 되기는 싫었다. 내 꿈을 앗아간 녀석에게 내 미래를 맡기겠는가! 난 절대로! 그렇게 되기 싫다! 난 나만의 힘으로써 내 왼손이 빼앗아간 꿈을 다시 찾아내겠다. 왼손을 묶어 갈때 즈음 숲 전체가 붉게 변했다.

 "니가 날 떼어낼 수 있을 것같느냐!" 숲 전체가 붉은 원에 휩쌓이며 나에게 소리쳤다. 귀가 찢어질 듯 했다. '내 왼손의 힘이 이렇게 강력한 것이었던가.. 그냥 이 강력한 힘을 사용하는게 내 꿈을 찾아내는데는 지름길이 아닌가?' 이따위 질문들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왼손에 묶어두던 쇠사슬들이 불게 물들기 시작했다. 난 그 순간 왼손에 스며드는 엄청난 쾌락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붉은 눈에 미소가 깃들고 내 어금니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내 왼팔에 칼이 꽂혔다. 그리고 낮익은 목소리가 숲에 울렸다. "카잔이여! 이 검사는 나와 잠깐의 인연이 있었다네. 그의 재능이 탐나긴 하겠지만 나를 봐서 한번만 봐주지 않겠는가! 아니면 다시 한번 나와 자웅을 겨뤄보겠는가! 나에게 오른손을 맡긴 친구여!"그리고 나의  왼손이 더욱더 붉게 물들며 말했다. "하하하! 이 녀석도 자네가 가져가 버리겠다는건가! 좋다. 이녀석을 자네에게 주지! 하지만 변이는 이미 시작되었다. 돌이킬 수 없어! 이녀석이 언제까지 버틸지 한번 보자고! 한번 믿어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자네의 오른손에 붙들려 있는 대검과 흑요정이다. '록시' 참으로 군침도는군. 자네의 말은 더이상 듣지 않겠네.. 한번 자네가 원하는대로 해보겠어!"

 나는 다시 한번 눈을 떴다. 아직도 붉어진 내 손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지만, 자세히 보니 그것은 일몰을 알리는 하늘이었다. 내 손은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그 손에는 빛나는 검이 붙들려 있었다. 이렇게 양 손에 하나씩.. 빛나는 검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내 왼손의 귀신이 말했다. "자네의 꿈을 시작해. 아간조의 이름으로 자네를 돕도록 하지. 이제부터 자네를 웨폰 마스터라고 불러도 좋겠지?"

 유난히 차갑고 비틀어진 왼손.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던 시기는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된 시간과 매우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말없는 흰색 귀수와 함께 검의 경지에 도달하는 길을 시작했다. 이 녀석은 자신이 이 세계의 것이 아니라고 알리려는 듯 내가 흔들어대는 순간마다 잔상을 남긴다. 아직은 이 녀석의 힘을 알수는 없지만, 우선적으로 난 내 오른손의 힘을 믿어 내 피묻은 꿈을 되찾으려 한다.

 

 

 

소설-웨폰마스터, 차갑고 비틀어진 이길..

 

 

 

 

디레지에의 웨폰마스터 현상이라고 합니다.

소설은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매체라서

만화로 그리고 싶었지만.. 그림실력은 영 꽝이라..ㅠㅁㅜ

재밌게 봐주셨으면 추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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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74
  • 현상
  • 헬벤터 디레지에

    모험단Lv.12 휴지훈

일부 아바타는 게임과 다르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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