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geon & Fighter

창작콘텐츠

UCC

소설

레쉬폰(고통의마을) -상-

  • 요송 카시야스
  • 2020.05.27 21:50 2,319

 

안녕하세요...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사실 유튜브를 탐방하다 레쉬폰 bgm을 듣고서 그 마을이 처한 상황과

어울려 감정이입이 되어 자꾸 아른거리더군요 ㅠㅠ. 그래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ㅎㅎ...

많이 부족하더라도 봐주시면 감사하고 세계관이 다소 다를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보통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기 마련인데, 주인공의 활약을 위해 희생한 조연을 다룬 내용이며,

남성 버전의 배가본드의 이야기입니다... 

 

--------------------------------------------------------------------------------------

 

 

 

https://youtu.be/Sg23nV53zyE?t=2295

동영상 영역입니다.

 

[레쉬폰 bgm입니다. 들으시면서 소설을 감상해주시면 더 좋을거에요!(아마)]

 

 

"제발 좀-!"

 

날카롭게 퍼지는 목소리에 식당안에 있던 모험가들의 시선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쏠렸다.
허리까지 닿을 정도로 단정하게 뻗은 연분홍색의 머릿결에 흰 피부 위 또렷한 붉은색의 적안과 잘어울리는 붉은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옷을 입고있는 여성이었다. 소리를 지르며 서있는 그녀의 시선은 마주 앉고 있는 남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목소리가 너무 커.... 린."

 

나지막하게 입을 연 짧은 은발을 가진 남성은 입숩을 깨물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적안을 바라보았다.
많이 흥분 된 상태였는지 숨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시선을 피하거나 적의를 드러내지 않고 지긋이 린이라고 불리는 여성을 응시했다.
남자의 푸른 눈은 흔들림이 없었고, 그것은 그의 의견또한 마찬가지였다.

 

린은 힘주어 눈을 감은 후 한숨을 크게 내쉰 다음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나서 다시 한 번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면 거길 혼자 갈 생각을 해?!, 미친거야?"

 

남자는 린과는 대조되는 낮은 목소리 톤으로 응답하였다.

 

"니가 말하려는게 뭔지는 알아. 하지만...이대로 '힐더'님만 믿고 기다리다간 희생자만 늘어갈 뿐이야"


"하!, 그렇게 정의감만 앞세우고 죽으러 가겠다는거야?!, 어차피 우리 힘으론 아무것도 할..."

 

쾅-

 

지금까지 차분하게 앉아서 적안을 응시하던 푸른 눈동와 함께 테이블을 힘껏 내리쳤던
그의 팔이 떨리고 있었다.

 

"다른 마을도 아니고 레쉬폰이야!"

 

 

"은휼... 너"

 

 

은휼이라고 불리는 남성은 내리쳤던 팔을 천천히 들어 다른 팔과 함께 얼굴을 가리며 몸을 떨었다.

 

"레쉬폰에서....누이의 육체와 영혼이 아직도 거기서 고통받고 있다고...."

 

린은 다시 한 숨을 내쉬며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자신을 응시 하지 못하는 은휼의 어깨에 손을 갖다대었다. 그의 입에서 '누이'가 나올때마다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지 몰랐던 그녀였다.

은휼의 누이는 길가에 버려진 아이를 어린나이에 거두어 홀로 키워낸 대단한 사람이라는것을

그에게서 직접 들은 바 있었다. 그가 모험을 떠난 이유가 바로 누이를 위해서, 더 나아가 레쉬폰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서였다고.....


그런 레쉬폰이 지옥으로 변해버렸고,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그의 심정을 전부 헤아릴 수 없을것이다. 4인의 웨펀마스터 다음 후계자로 불리는 실력을 가진 그였지만, 그의 능력은 레쉬폰을
지옥으로 만든 사도 '디레지에'의 힘 앞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작은 한 달전이었다. 린은 같은 '검제'를 목표로 하고있는, 실제로 그 경지에 근접한 은휼과 헨돈마이어 수련장에서 대련을 하고있던 와중에 갑작스런 사도의 전이 소식이 들려왔다. '디레지에'라는 사도의
전이. 헨돈마이어에서 그 소식을 들은 모험가들은 거대한 불안감을 느꼈다.

 

선례.


펜네스 왕국의 지하도시 노이어페라에 마계와 연결된 차원의 틈이 나타났고, 거기서
디레지에의 독기가 흘러나와 환영을 이루었다.비록 본체는 아니었으나 그 환영은
노이어페라를 끔찍한 역병의 마을로 만들었고 죽은 흑요정들은 구울이 되어 살아나거나
감염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괴물로 변모하는 등 지옥도가 펼쳐진 바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환영이 아닌 '디레지에' 본체가 노스마이어로 전이 되었다는 소식.
심지어 그 소식의 중심이'레쉬폰'이라는 것을 들은 은휼은 모든 임무를 내팽겨치고 평소에 함께 모험을 하던 린과 함께
노스마이어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허....-

 

레쉬폰 근처에 도착한 은휼은 땅에 무릎을 꿇으며 더 이상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띄고 있던 도시가 아닌
질병에 죽어있는 동식물의 사체가 널부러져있었고 도적질에 불타고 있는 마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겨운 냄새가 풍기고 온 몸을 스치는 소름 돋는 기운을 느낀 린은 곧바로 오기조원을 온 몸에 펼쳤지만, 이성을 잃은 은휼은 그저 멍하니 지옥으로 변해버린 마을의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후에 그는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마을로 뛰어 들어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린은 갑작스럽게 오기조원 없이 독기가 퍼져있는 곳으로 향하려는 그런 그를 말리려고 그의 몸을 붙잡았다.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은 그였기에 그녀의 의도를 모른 채 그녀를 원망하듯이 몸부림 치며 괴성을 내질렀다.

 

-이거 놔-----------!, 제발....!-

 

평소 같았으면 절도있게 그녀의 품을 빠져 나올 수 있었던 실력을 가진 그였지만, 유령도시로 변모한
레쉬폰을 본 그는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린보다 우세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기에 이내 그녀를 뿌리치고 갈 기미가 보였고, 린은 그런 은휼을 뒷 목을 가격하여
기절시켰다.

 

은휼은 지옥이 펼쳐진 자신의 고향 앞에서 눈물을 흘린 채 그대로 기절하였다. 이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은휼과는 달리 더 앞으로 나아가면 자신들의 몸이 녹아내릴것만 같은 이질감을 느낀 린은 그런 그를
보낼 수 없었다. 그를 기절시킨 린은 그를 부축하며 자신들이 내렸던 말에 그를 태운 뒤 레쉬폰을
뒤로하였다.

 

헨돈마이어의 은신처에 도착한 린은 그를 눕혔고 얼마 지나지않아 은휼은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좀 전에 이성을 잃고 뛰어 나가려던 그의 모습은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지독한 독기, 그 곳에 더 머무르거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신도
녹아내렸으리라.

 

그러니 분명 그 독기를 버티지 못하는 자신의 누이는 죽었다. 라고 느끼고 있었다.

린은 흐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은휼을 안아주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며 레쉬폰이라는
마을은 이미 그들이 봤던것과 마찬가지로 지옥이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노이어페라 때와는 달리
그 독기의 영향력이 점차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앞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토벌단
들은 그 독기를 버티지 못해 몸이 녹아내렸고, 그 이후로 헨돈 마이어는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헨돈마이어의 마법사길드를 통해서 사도 디레지에의 기운을 어느정도 뿌리 칠 수 있는
가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전언을 듣게 되었고, 린은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은휼을 위로하였다.
은휼은 그 소식을 듣고 마법사 길드로 향하였지만 지금의 힐더의 가호만으로는 몇 분도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더 완벽한 보호막을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노스마이어에는 희생자가 늘고있었다.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더 버티기 위해서 기다렸던 은휼은 결국 홀로 레쉬폰이 있는곳으로 향하고자
하였다. 지금이 그 순간인것이다.

 

"제발....은휼 너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마"

 

검제라는 목표로 함께 모험을 하며 친구 이상, 이성으로써의 감정을 느낀 서로였다. 특히나
린에게 있어 은휼은 자신이 카잔의 저주로부터 해방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은인이었다.
그의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그런 그를 죽게 할 수 없었다. 은휼도 그녀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과격하게 대응 할 수 없었다.

 

분명 이대로 향하면 자신은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는 누이와 약속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마을을 떠나면서 홀로 자신을 위해 키워준 누이를 위해서 검제가 된 후 돌아와 평생을
레쉬폰을 위해 지키고 생을 마감하겠노라고.
 

은휼은 죽음이 자리잡고 있는 레쉬폰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과 희생자가 늘어나는것을 괴로워했지만,
무엇보다도 누이의 생사여부와, 만약 죽었다면 그녀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하지만 그의 생각에는 자신이 죽은 뒤의 고통스러워 할 린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깊게 숨을 내쉰 뒤 얼굴을 들어 린을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것 같은 사랑스러운
적안을 본 그는 어떤 결심을 한 듯 입을 꾹 닫았다. 그런 후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이만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난 둘은 그대로 식당을 나와 은신처로 향하였다. 은신처로 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은휼이 린의 손을 잡았다. 평소 무뚝뚝하던 그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흰 피부였기에 홍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린은
내색하지 않은 것 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이...이런다고 달라질 거 없어. 난 절대 너 안보내"

 

"하하... 알아. 너가 어떤 심정으로 반대하는지도."

 

"....알면 됐어"

 

같은 모험가로써 노스마이어의 현실이 불편했지만, 그녀의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아도 된다는것에
그녀는 안도하며 은휼의 손을 부드럽게 맞잡았다. 은신처에 도착한 둘은 서로 얼굴을 붉히며
잡았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저.." // "있잖아"

 

둘이 동시에 입을 열자 서로 당황해하며 입을 꾹 다물었다. 한참 후에 은휼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있잖아 린. 이제와서 말하는거지만 너 성격 개차반인거 알아?"

 

갑작스런 디스에 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평소에는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니까. 그래서 가끔 너가
여자가 아닌 느낌도 받을 때가 있었어. 하하...."

 

"그건...!"

 

"알아...그 불같은 성격은 항상 날 위한거였으니까."

 

은휼의 갑작스런 멘트에 당황하던 린의 얼굴에 홍조가 가득했고, 은휼은 그런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손을 갖다대었다.

 

"좋아해 린. 진심으로"

 

"뭐야...뭔데 너가 먼저 그런말을 해..."

 

항상 이성적인 호감을 표한쪽은 린이었고, 그런 그녀에게서 어느정도 선을 그었던 그가 먼저
고백을 하자 린은 감정이 격해졌고 그녀의 적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바로 그의 품으로 들어가 그를 안았다. 몇 년간 자신이 꿈만 꿨던 상황이 벌어지자
감격스러웠다.

 

은휼은 그런 그녀를 안아주면서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린. 난 가야만해."

 

"뭐...?"

 

그 순간 거대한 불안감이 온몸을 뒤덮인 그녀는 그를 바라보았다. 은휼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가 뭐라 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그녀의 목쪽에서 어느 충격이 느껴졌고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혈을 짚은것이다. 지금과는 달리 언제나 위험한 상황에 앞장서려 했던 그녀를 말리기 위해
항상 그가 하던 행동. 하지만, 이번 혈은 달랐다.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 혈을 찌른것이다.

 

"너..."

 

그녀는 눈이 다 감기기전에 입을 열어보려 했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채 쓰러졌다.
은휼은 그런 그녀를 조심히 그녀의 침상위에 올려두었다. 그런 후에 그는 그녀의 얼굴에 흐르고 있는
눈물을 조심히 닦아주며 입을 열었다.

 

"미안.... 하지만 평생을 날 위해 모든걸 버려온 누이를 지옥에 놔둘 수는 없어."

 

그는 한참동안 린쪽을 응시하다가 품 안에서 편지로 보이는 봉투를 꺼내어 그녀의 머릿결 옆에 두었다. 그 후에 그녀를 뒤로 하며 자신의 검 두자루를 챙긴 뒤 은신처에서 나왔다.

 

이제껏 은휼과 함께 했던 말이 거친숨을 내쉬며 은휼을 반기고 있었다. 하지만 은휼은 그런 말의

태도에 가슴이 찢어질듯 했다. 이제껏 자신과 여행한 것은 린 뿐만이 아니란 사실이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감성을 접어두기로 하였다. 

 

이기적으로 행동하기로 한 이상, 앞으로 자신이 할 행동에 방해되는 감성은 접어둬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결심을 굳힌듯 은휼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는 서둘러 말 위에 탑승 한 뒤 레쉬폰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사도 디레지에. 난 니가 어떤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너는 반드시 내 손으로 절단 할 것이다. 이 목숨이 녹아 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상 편 마무리- 

0
!
  • Lv110
  • 요송
  • 진(眞) 요원 카시야스

    모험단Lv.38 활력있는

일부 아바타는 게임과 다르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