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 (3)
BGM
동영상 영역입니다.
ACT1 메인 스토리의 소소한 비하인드를 다뤄봤습니다.
세븐샤즈의 막중한 짐을 내려놓고 꿈에 그리던 하계를 여행 하는 것은 '휴 피츠래리'의 평생의 염원중 하나였다.
그리고 하늘성이 열림으로서 단비처럼 찾아온 천재우일의 기회를, 그는 망설임 없이 붙잡은 것이다.
비록 지금은 사절단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고 한명의 자유인이 되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카르텔도 사라졌고 안톤도 사라졌겠다. 천계는 틀림없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즐길만큼 즐기고, 마법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문물은 빠짐없이 접해 양식으로 삼도록 하자.
"그러고보니 이 근처에 마법학교가 있다고 들었는데..."
휴 피츠래리는 천연덕스럽게 경단을 씹으며 마법학교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오산이었다.
작금의 천계는 그야말로 혼돈이었다.
아니, 천계 뿐 아니라 모든것이 하나 둘 틀어지고 있었다.
음산함이 감도는 숲을 벗어나자 광활한 풍경이 펼쳐졌다.
푸르게 물든 밤하늘과 달빛을 내리받아 그 기저가 환히 보이는 광대한 협곡.
협곡 아래에는 인간이 지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우거진 탑의 정글이 세워져 있었고
그 탑들은 너무나도 높아서 일찌감치 협곡을 벗어나 더 높은 곳을 향해 솟아 있었다.
이 협곡은 일찍이 사신이 기거하는 곳으로 알려져
몇몇의 괴짜들을 제외하면 인적을 찾아볼 수 없는 지역이었지만
로즈베리 론은 괴짜가 아니었고, 또한 그는 사신에게 흥미가 없었다.
로즈베리 론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컸고,
유성이라고 하기엔 반대로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는 그것이 보였다.
감히 사신의 영토를 침범하고도 수천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절망의 탑,
이른바 제네시스였다.
제네시스는 폭풍을 등진 채 검푸른 면에 포물선을 그리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청면수라 님."
제네시스가 적운 너머로 사라지자 단원 한명이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미라즈 님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로즈베리 론이 차디찬 한숨을 내쉬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
"...."
로즈베리 론은 물에 탄 듯 술에 탄 듯 한동안 말이 없었으나 단원들은 그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배려는 오히려 복잡했던 로즈베리 론의 머리를 보다 냉정하게 만들어 주었다.
긴 정적이 종지부를 찍고, 마침내 로즈베리 론이 수심을 가득 담아 입을 열었다.
"서둘러야겠군.."
"존명."
"패리스, 손님이 왔는데.."
당황을 머금은 브리즈 일랩스의 말이었다.
'시궁창 공주 패리스'
일찍이 벨 마이어의 뒷골목을 평정하며 암흑가를 주름잡던 최강의 스트리트 파이터.
그녀에겐 눈빛 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하는 존재감이 있었으며
그녀의 이명이 거론될때면 겁도없이 나서서 배짱을 부리는 이들마저 꼬리를 말고 도망치기 일수였다.
생존을 위한 일념으로 연마된 패리스의 폭풍같은 공세를 감당할 수 있는 격투가는
아라드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힐 정도였는데,
그중 하나는 패리스의 눈에 상처를 입힌 슈주국의 국왕, '쇼난 아스카'
또 하나는 아라드의 암흑가를 하나 둘 흡수하며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명왕'
"여어! 우리 겁쟁이 패리스!"
그리고 그녀, 최초의 독왕 '루이제' 였다.
일랩스 자매는 얼이 빠져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풍겨오는 흉흉한 독기가 이전보다 더욱 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운은 일랩스 자매가 무의식 싶은 곳에서 본능적인 위협을 감지하게 만들었다.
기탄없이 말하자면 그야말로 압도당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루이제는 두 사람을 가볍게 가로질렀다.
"안녕 브리즈? 못본 세에 더 예뻐진거 같은데?"
"어..어.. 안녕.."
그녀는 브리즈 일랩스에게 가벼운 안부인사를 흘리곤 계단을 내려왔다.
패리스는 검수 중이던 의뢰목록을 덮고는 넉살좋은 태도로 루이제를 맞이했다.
물론 일말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이리라.
"이게 누구야, 되게 간만이네? 몇년동안 연락도 안하더니 여긴 웬일이야?"
"그냥, 일 때문에 왔다가 잠시 들렸지. 왠지 여기 있을 것 같더라구."
일? 일이라니? 패리스의 눈매가 자연히 타산적인 형태를 띄었다.
"보수는 짭짤하냐?"
"음.."
루이제는 잠시 입술을 비죽이더니 장난스레 말했다.
"아니. 돈되는 일은 아니야."
그녀의 말에 패리스의 흥미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빠른 속도로 사그라들었다.
"아니라니, 그럼 뭘 받는데?"
"뭐, 굳이 말하자면 '세계의 평화' 라고나 할까.."
"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패리스가 아리송한 표정으로 물었으나 루이제는 대답대신 빙그레 웃어보일 뿐이었다.
루이제는 패리스를 지나쳐 마치 제집처럼 방 안을 터덜 터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패리스와 일랩스 자매는 영문도 모른채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선반에 진열된 전리품들을 하나 둘 구경하고 있었다.
왕의 유적의 보물과 하늘성의 부유석, 모두 패리스가 직접 가져온 것들이었다.
이윽고 루이제는 오랜 추억이 담긴 블러드 루가루의 독니 앞에 멈춰섰다.
그때 루이제의 표정에서 묘한 수심을 느낀것은 패리스의 착각이었을까?
"기억나? 빌마르크에서 말이야."
루이제는 블러드 루가루의 독니를 집어들곤 추억에 잠긴듯 말했다.
"내가 너 구해줬잖아. 그치?"
이에 패리스는 가볍게 코웃음 쳤다.
"뭔 생색이야. 내가 먼저 널 구해줬지. 그때 캡슐을 안먹여줬으면 넌 지금쯤 흉측한 괴물이 되서 진작에 사냥당했을 걸?"
패리스의 반박에 루이제는 어깨를 으쓱이며 무언의 긍정을 표했다.
뭔가 이상했다, 패리스는 루이제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녀는 지는걸 싫어했으며 이런류의 언쟁이 오갈때면
언제나 유치하리만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게 일상이었다.
그 잠깐사이 철이라도 들었단 말일까?
이윽고 루이제는 독니를 내려놓고는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 가볼게."
"뭐? 오자마자?"
"말했잖아. 일 때문에 잠깐 들렸다고. 그냥 오랜만에 얼굴 한번 보고싶었어.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네."
루이제는 다시금 일랩스 자매를 가로질러 계단을 올랐다.
여유 만만한 모습이 언제나의 그녀였지만, 패리스는 너털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 모습이 어딘가 낮설게 느껴졌다.
"안녕 패리스."
루이제가 나가고 한동안 방 안은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아마 세 사람 모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암투가 끊이질 않는 뒷골목 생활 속에서 기민하게 연마된 감이었고
그 촉은 대체로 옳았다.
"게일."
패리스가 게일 일랩스에게 다소 의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미행해봐."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깊게 이어진 갱도에선 그 음산함 만큼이나 흉흉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닥엔 인간인지 아닌지도 모를 존재들이 종잇장 처럼 찢어발겨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그것들의 몸을 이루고 있던 피는 바닥에, 벽에, 그리고 그의 온 몸에 칠갑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토록 깊숙히 들어왔음에도 그를 불쾌하게 만드는 기운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으니까.
닐바스 그라시아는 이 아래에 더욱 많은 위장자들이 포진해 있음을 알고 있었다.
"끄으엑.. 크에에엑!"
살아남은 위장자는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닐바스의 거목같은 팔을 뿌리치기 위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차마 듣고있기 힘든 신음은 갱도의 깊숙히 울려퍼져 그 너머에 있는 위장자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전했다.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목적이 뭐냐."
"어째서, 네놈도 같은 위장자인 주제에..!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닐바스는 위장자의 목을 한층 강하게 쥐며 말했다.
"이 저주는 내게 내려진 시련이고, 난 그에 대한 속죄를 하고있을 뿐이다. 말해라.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위장자는 오기를 부리듯, 핏대가 가득 오른 얼굴로 흉측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후..후후. 이..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네놈은 상상조차 못할거다.. 네놈은 죽고 말겠지..!"
"그렇다면 네놈은 내가 죽는 모습을 볼 수 없겠군."
"윽.. 끄윽.. 잠깐!"
목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천천히, 기어올라오듯 들려오기 시작하자
위장자는 불쾌하기 짝이없는 검붉은 덩어리를 토해내며 가장 공포스러운 죽음과 마주했다.
"잠깐! 말하겠다! 말하겠다!"
"각오가 부족했나보군."
"의식이다..! 소멸을 강림시키기 위한 의식을..!"
"소멸이라고..?"
닐바스의 깊에 내리깔린 목소리가 동굴 내를 섬뜩하게 적셨다.
그는 가장 불안한 가정을 떠올렸고 이내 그 실현성에 자연히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이 갱도는 검은 성전이 일어났던 로스 체스트, 그리고 그곳에 모인 위장자, 그리고 소멸..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했다.
"그 갑주로 보아하니.. 교단의 사람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형제처럼 교단에 몸을 담고 있었다! 살려다오! 형제여! 내가 길을 안내하겠다!"
"참회하라."
"잠!"
외마디 구걸이 끝나기도 전에 위장자의 몸은 여타의 시체들과 같이 바닥의 얼룩이 되었다.
그리하여 갱도는 완전한 정적에 잠겨들었다.
천장에 껌딱지 마냥 달라붙은 뇌수의 핏방울 소리만이 은은하게 울릴 뿐이다.
닐바스는 무저갱으로 이어진 통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제게 진실된 용기를 주시옵소서."
로스 체스트의 위령비에 모인 협동 조사단.
로스 체스트에 '위장자'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은 그저 그런 낭설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 프란츠' 황자님의 결단엔 망설임이 없었으니,
주민들은 황자님의 노련한 지휘하에 안전지대에서 부족함 없는 숙식과 평온을 보장받았으며
불순분자들의 은거지는 제국의 막강한 철퇴에 파멸의 길을 걷고있다.
좌측부터 병사의 보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반 프란츠 황자님과
반 발슈텔트 단장의 둘도없는 친우이자 제국의 영원한 길동무인 대영웅 모험가,
그리고 황자님과의 영광스러운 촬영을 허락받은 3인의 프리스트 신관이 함께하고 있다.(후략)
데 로스 타임스의 고든 맥스웰 종군기자
11
12:42490
06:052200
03:202690
게르다 SD (1)
01:4436010
00:293280
타카가키 카에데 (1)
2024.03.285930
넨마스터의 이야기 (1)
2024.03.286970
비질그림 (5)
2024.03.288257
2024.03.286870
던파 카인 (6)
2024.03.277785
배미랑 해변에서 (34)
2024.03.271,19322
비질란테 (9)
2024.03.2787210
트래블러 레오타드 컨셉 복장 (1)
2024.03.279002
무형의 시로코 부활하는 만화 (5)
2024.03.278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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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97210
팔라딘 1각(센티넬) 팬아트 (5)
2024.03.271,22412
2024.03.271,0712
호닼 (2)
2024.03.271,0064
디멘션과 니알리 그림 (6)
2024.03.261,13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