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geon & Fi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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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던파 A.C.T.>-여거너 프롤로그 (1)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이야기는 현재 기준으로 개편된 인게임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여 쓰여집니다. 

전개의 큰 틀은 실제로 플레이하는 퀘스트라인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다만, 게임 내에서는 크게 다루어질 수 없었던 모험가 자신에 대한 내용.

그 중에서도 여성 거너(이하 여거너)를 주인공으로 하여 세부적인 내용을 조금씩 바꾸어 쓸 생각입니다.

실제 인게임 스토리와 다른 내용은 저의 상상과 취향에서 비롯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는 캐릭터 튜토리얼을 완료한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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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Characters Tale

 

0.

 

몸이 아프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처음으로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올려다보는 위쪽으로는 하늘을 온통 가리고 있는 나무와 나뭇가지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아마 내가 떨어져 내린 것으로 보이는 가지들이 거칠게 꺾인 구멍이 보인다. 저것들이 떨어지는 내 속도를 늦춰준 덕분에, 미지의 대륙에 도착하자마자 추락사하는 꼴사나운 결말은 피한 것 같다.

허리 밑으로는 마치 준비되어 있었던 것처럼 푹신한 덤불이 내 몸을 받치고 있고, 숲의 천장에 난 구멍에서는 위험과는 거리가 먼 따사로운 햇살이 얼굴 위로 쏟아진다. 허나 지금은 그런 것을 즐기며 이곳에서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미들오션 아래에 존재하는 새로운 땅. 동전 던지기의 확률로 그곳을 찾아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제는 그 다음. 내가 함께했던 동료와 지켜야 할 나라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한 사람을 등지면서까지 이곳으로 떠나온 그 목적을 이루어야만 한다.

 

아무래도 나무들은 내가 여기서 죽지는 않게 하는 것 이상의 호의는 베풀 수 없었던 것 같다. 가까스로 덤불에서 몸을 일으키니 이곳저곳의 관절이 삐걱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것이 느껴진다. 허나 어느 곳 하나 죽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됐다. 이 고통도, 지금 그 분이 겪고 있을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니.

 

한 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니 곧 빠르게 몸의 상태가 회복되었다. 가야 할 길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울창하고 그늘진 숲이었지만, 오랜 시간 사람이 지나다니며 만들어진 길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아마 이 근처에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을 터였다.

훈련생 시절에 배운 생존술 지식을 여기서 써먹는 건 좀 의외이지만, 여하튼 쓸모가 있으니 상관없겠지. 점점 숲에서 사람이 남긴 흔적이 짙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던 중, 저 앞에서 사람. 제법 나이가 든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적의는 없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리도록 힘껏 울리는 저 발성은 아마도,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다.

 

“세리아! 들리면 대답하거라!”

 

남자의 목소리가 뚜렷이 들릴 거리까지 접근해 조용히 살펴보았다. 과거에 단련되었던 형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투에 몸담은 지는 명백히 오래되어 보이는 체형. 언제나 입고 다니는 것이 분명한 작업복 차림에 변변한 무장도 갖추지 않은 걸 보면 일단은 민간인이라고 볼 근거는 충분하다. 불안하기는 하지만, 일단 이후를 위해선 평화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다.

 

“저기…실례합니다.”

 

뒤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거니, 남자는 조금 놀란 얼굴로 이쪽을 돌아보았다. 어쩌면 역사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대륙 주민과의 첫 번째 만남은 그렇게 조금 맥 빠질지도 모르는 모습으로 이루어졌다.

 

“오오 자네, 모험가인가?”

 

…모험가? 이쪽 세계의 주민을 뜻하는 말인가?

 

“마침 잘 되었네. 마침 부탁할 게-잠깐.”

 

바쁘게 이어지던 남자의 말이 뚝 끊기며,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 지는 게 느껴졌다.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반사적으로 허리춤에 있을 권총에 손을 뻗어…

 

 

“자네 다쳤잖은가! 게다가 이 피는…자네 괜찮은가?”

 

긴장으로 잠시 굳어졌던 몸이 가까스로 제정신을 되찾았다. 다행히 남자의 관심은 지금 나의 상태 쪽에 쏠려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의 나는 그야말로 ‘죽지만 않은’ 상태였다. 적들과의 처절한 싸움 끝에 사로잡혀, 거기서 또 가까스로 빠져나와 수많은 총탄과 적들을 따돌려 이 머나먼 숲의 한가운데에 처박힌 참이다. 황녀의 정원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이지만-멀쩡한 모습일 리가 없다.

 

어쨌건 남자와의 만남은 무언가를 부탁받기도 전에, 거의 너덜너덜해져 잇던 나를 그가 거의 끌고 가다시피 인근의 마을로 데리고 가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나의 첫 번째 목적도 가까운 마을을 찾는 것이었으니, 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다.

 

“이곳은….”

“여기는 처음인가? 의외로 모험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되었나 보군.”

 

어떤 의미론 사실이니 입을 다물고 있기로 했다. 또한, 지금 난생 처음으로 눈에 담게 되는 낯설고도 경이로운 풍경에 약간 감탄을 하고 만 것도 있다. 자신을 라이너스라고 소개한 이 남자를 만난 것은 정답이 분명하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이 수많은 나무들 사이로 그들 중 하나처럼 어깨를 맞대며 살아가는 이 신비한 마을을 발견하는 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테니까.

 

그의 말에 따르면 이곳이야말로 모든 모험이 시작되는 곳. ‘엘븐 가드’ 라 불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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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100
  • 델리가없져
  • 진(眞) 미스트리스 바칼

    모험단Lv.37 깊은산속오두저택

일부 아바타는 게임과 다르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 팬아트
  • 마도 (4)

    눈마살

    2024.04.162,888